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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한화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 마이너 기록 & 영상

사진 출처 - 포토 버켓 



한화 이글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 우완 케일럽 클레이(Caleb Clay)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최근 몇 년 가장 외국인 투수 덕을 보지 못한 팀 중 하나다. 작년에도 이브랜드와 바티스타가 316.0이닝 동안 4.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물론 FIP로 보면 3점대 중반으로 나쁘지 않으나 두 선수 모두 값이 나가는 베테랑이었기에 전면 교체도 이해가 간다. 클레이는 어떤 메리트가 있는 선수인지 살펴보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88년 2월생으로 무척이나 어린 나이다. 2002년 유니콘스의 멜키 토레스가 더 어린 나이에 왔다고 하지만, 용병 도입 초창기 시절과 비교할 수 없다. 당시 토레스는 겨우 하이 싱글A에서 뛰던 선수였고, 예상대로 4점대 후반의 FIP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클레이는 토레스보다는 미국 현지에서 가치를 유지한 채 국내에 진출하는 경우다. 프로 입단 시 드래프트 순위는 1라운드 전체 44번째로 보스턴이 빌 뮬러를 FA로 떠나 보내며 얻은 픽이다. 고교 시절에는 많은 시간을 외야수로 뛰었는데 팀 내 사정으로 졸업반 투수를 겸하게 된다. 드래프트 전 BA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뛰어난 운동능력, 반복하기 쉬운 투구폼으로 평균 90~91마일 최고 94마일까지 나오는 패스트볼을 던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클레이는 인터뷰에서 스스로 여러 차례 95마일까지 찍은 적이 있다고 확인해주었다. 클레이의 부족한 피칭 경험과 마른 체격(6'2'' 180lbs)을 고려하면 잠재력은 상당했다고 평할만하다.


그러나 고교 졸업반 많은 투구의 영향이었는지 입단 후 2년 차인 2007년 클레이는 토미존 수술을 하게 된다. SK의 지명됐던 서진용처럼 야수출신 상위 지명자의 위험요소가 아닌가 싶다. 안타깝게도 마이너리그 FA가 될 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고, 2013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즈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새로운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클레이의 마이너 통산 기록은 아래와 같다.




기록에서 나타나듯 클레이가 1라운더 출신이라고 해서 대단한 유망주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나 존 시켈스씨의 유망주 랭킹에서 클레이가 팀 내 TOP 10에 포함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2013년 트리플A에서 보여준 성적만큼은 국내 외국인 투수 중 최상위권으로 분류될 정도로 매우 뛰어났다. 불펜 투수인 KIA의 어센시오는 논외로 현재 영입된 선수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레이의 패스트볼 구위는 메이저리그 기록이 없어 추정하기는 어려운데 국내 기사 상으로 140km 초반의 스피드라고 소개되었다. 레드삭스의 유망주를 다루는 사이트에서는 클레이의 구속이 88~90마일가량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블로그에서는 AFL에서 90마일 이상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아래 영상을 보면 전자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물론 한 타자와의 상대이기에 속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실제로 어떤지 몰라도 클레이는 스피드보다 제구력을 무기로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투수다. 그리고 그 능력은 지난 몇 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인증되었다. 클레이는 마이너에서 7시즌 동안 볼넷 수가 9이닝당 2.6개로 적은 편이고, 2010년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뽑은 하이 A 캐롤라이나 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가진 유망주였다.


보조 구질로는 80마일대 슬라이더와 70마일대 커브, 두 구종의 중간 정도 스피드의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리그 스플릿 기록을 보면 좌타자를 상대로 FIP가 근소하게 높아 약점이 없음을 알 수 있다. 피안타율을 보면 오히려 우타자보다 좋았다. 이는 클레이의 체인지업이 위력적이라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한편 클레이의 패스트볼이 싱킹성 움직임을 보인다고 하는데 실제로 땅볼을 많이 유도하지는 못했다. 마이너 통산 GO/AO 비율은 0.97, 성적이 향상된 2013시즌에는 0.84로 더 낮아졌다. 클레이 입장에서는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대전 구장을 홈으로 쓰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스피드가 뛰어난 피에와 조합도 윈윈에 가깝다.



클레이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나 불확실성이 많은 투수다. SK의 울프처럼 2013년을 제외하면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패스트볼 구위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 어린 나이로 인한 경험 부족은 NC의 아담처럼 여러 가지 변수를 내포한다. 


대신 2013년의 성적이 잠깐의 상승세가 아닌 알에서 깬 성장이라고 한다면 향후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선수를 비교적 헐값에 얻은 게 되는 셈이다. 리즈처럼 한국에서 기량이 발전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면 한화에는 득일까 실일까? 부디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훌륭한 투구를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