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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이승엽, 김태균 사례로 보는 이대호의 일본 활약 예상

사진 출처 - 오릭스 버팔로스 홈피

이대호가 오릭스와 계약금 2억엔 연봉 2억 5000만엔에 2년 계약을 맺었다. 총 7억엔(약 100억)이 보장된 금액이고 여기에 3000만엔의 플러스 옵션이 있다고 한다. 이승엽이 2003 시즌 후 계약금 1억엔, 연봉 2억엔에 총액 5억엔에 계약을 맺었던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오릭스가 작년에 이승엽과 박찬호를 영입할 때가 그랬듯 마케팅 차원의 적극성이 있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한국 최고 타자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대호는 과연 일본에서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 줄까? 이승엽, 김태균의 일본에서의 모습을 보고 추측해 보자. 


표를 보기에 앞서 주의점을 설명하면

wOBA = (0.72*(볼넷-고의사구) + 0.75*사구 + 0.90*1B + 0.92*실책출루 + 1.24*2루타 + 1.56*3루타 + 1.95*홈런) / (타석-고의사구)  출루율 스케일 입니다. 

여기서 실책출루는 수비수 실책에 의해서 안타로 기록되지 않은 출루를 말하는 것인데 구하기 어려워 계산에서 제외 하였습니다.

파크팩터 적용은 여기 이 전에 구한 것을 통하여 적용하였고 이승엽의 대구구장은 현재의 한화를 홈으로 하는 것으로 계산하였습니다. 당시 95-117-95 높이 3m 정도이고 현 대전 구장 98-114-98 펜스 2.5m로 실제 두 구장의 특성은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홈런을 치기 유리한 구장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구요. 당시 구장들이 현재 보다 타자 친화적인 경우가 많기에 이승엽에게 불리한 적용은 아닐 듯합니다.




이승엽, 김태균 모두 일본 진출전 한국 최고의 타자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활약을 했던 선수지만 NPB 첫 시즌 큰 성적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이승엽은 진출 전 3년간 평균 보다 04, 05년 OPS는 2~3할 가량, WOBA는 1할~6푼가량 떨어졌고. 김태균 역시 OPS는 1할8푼가량, WOBA는 7푼가량 하락했다. 일본 리그가 전체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지만  리그의 격차를 실감했다고 해야할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두 선수가 대략 5푼가량 타율이 하락했다. 삼진, 홈런을 제외하는 BIPA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듯 가장 큰 원인은 삼진 숫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볼넷은 줄어들어 출루율은 더욱 하락했는데 이승엽은 통산 성적으로 보면 절반 가까이 사사구가 줄어든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의 위력과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제구력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안타 당 홈런 비율은 파크 팩터 적용 후 이승엽은 전체 29-> 23%, 김태균은 17-> 1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구장과 나이등을 고려하면 파워 만큼은 거의 줄어들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이승엽이 국내에서 보였던 포스를 요미우리에서 이어 간 것은 BIPA가 .352로 본인의 커리어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게 큰 이유지만 한국리그에서의 파워가 일본에서 그대로 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 이대호는 어떨까?



이대호의 특징은 위 두 선수보다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적은 삼진과 높은 BIPA로 타율을 높이고 대신 볼넷은 적게 고르는 모습을 지난 3년간 보여줬다. 또 이승엽 보다 높은 홈런비율을 보이진 못했지만 홈런을 치기 쉽지 않았던 사직구장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줄어든 다고 볼 수 있다. 이대호의 이런 성향은 일본에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면 리그 적응에는 더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고 강점을 보이는 타율은 NPB에서 유독 선호되는 스탯이다.

기록을 예상해 보면 타석당 삼진 비율이 20%에 육박한다고 해도 BIPA가 3년간 평균인 .337에서 2푼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면 3할내외의 타율은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호가 2010년 김태균이 보여줬던 것 만큼의 파워를 보여준다면 20홈런이 가능하고 3할4푼가량의 출루율, 4할후반의 장타율을 예상할 수 있다. WOBA로 보면 .360이상의 기록으로 리그 첫해 이정도라면 기대치에 부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것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프로야구가 2011년 공인구를 바꾸면서 극단적인 투고타저의 리그로 변했기 때문이다. WOBA는 .319->.285, 타율은 .270->.251, 장타율은 .403->.348, 홈런은 742개-> 454개로 급감했다. 특별한 변화가 있지 않으면 이대호의 기대치도 낮춰야 할 것이며 대략 .280내외의 타율, 3할초반의 출루율, 4할 극초반의 장타율, 15±홈런을 기록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 

작년 퍼시픽 리그에서 15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이승엽 포함 8명이고 이중 자국 선수는 나카무라 다케야, 마쓰다 노부히로, 나카타 쇼, 나카지마 히로유키, T-오카다 5명 뿐이다. 이대호가 만약 처음 예상대로 3할, 20홈런을 달성할 수 있다면 비정상적인 일본리그에서는 특급활약이라해도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진출한 국내 타자들과 앞으로 미,일리그에 문을 두드릴 김현수의 나이대별 WRC+를 정리해 보았다. WRC+는 리그 타격을 보정한 WOBA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포지션, 수비, 주루는 전혀 포함되지 않고 누적을 고려하지 않은 순수 타격기록이다.

계산 방법은 ((선수 WOBA - 리그 WOBA)/1.15/(리그 전체득점 / 리그 전체타석)+1)*100

간단히 WOBA+ (선수 WOBA / 리그 WOBA)*100으로 구할 수도 있지만 OPS+와 같은 스케일을 보이기 위해 WRC+를 사용했다. 

참고로 리그 개막일 기준 만 나이이고 역시 실책 출루는 어쩔 수 없이 제외하였다. 또 이승엽의 파크팩터는 위에 설명했듯 김태균과 같은 적용을 하였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밝힌다.
 




평균적으로 볼 때 이승엽이 가장 꾸준히 최고의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구장효과를 고려하면 이대호의 06, 07, 10년 타석당 생산력은 이승엽의 전성기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알 수있다. 두 선수는 다른 유형의 선수지만 최근 기록을 볼 때 일본리그에서의 기대치는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김태균의 KBO 통산 WRC+는 이대호보다 근소하게 높지만 180이상의 WRC+를 보인 시즌은 2008년 한 시즌 뿐이었다. 선수간의 우위를 보기 보다는 특성의 차이로 봤으면 한다.
 

김현수는 더 좋은 수비와 주루플레이를 보인 다는 것을 참고해야겠지만 매년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큰 선수인데 내년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지명타자 골든 글로브에서 물 먹은 김동주의 통산 WRC+는 165.4로 이승엽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물론 당시 대구구장의 파크팩터는 좀 더 상세히 구할 필요가 있지만) 김동주가 비록 대졸 메리트는 있으나 뛰어난 3루 수비를 보였던 선수라는 것을 볼 때 프로야구사에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는 선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