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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두산 새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 최근 4년간 기록


사진 출처 - Memphis TigerNetwork 유튜 캡쳐 


두산이 부진했던 올슨의 대체 선수로 미국 출신의 우완 데릭 핸킨스와 계약금 없이 10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지금껏 두산은 외국인 투수는 한 명으로 팀을 꾸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슨은 첫 2경기 그럭저럭 괜찮은 투구를 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약 두 달간 팀을 이탈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6월 이후에는 5번의 선발 등판에서 29.0이닝 6.52의 평균자책점으로 2군에서 급조한 선발투수들에게나 용납될 성적을 남겼다. FIP는 4점대 중반으로 조금 낫기는 하나 두산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듯싶다. 외부의 눈으로 봐도 두산의 외국인 선수 교체는 당연한 절차로 여겨진다.


그럼 데릭 핸킨스는 얼마나 업그레이드된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까? 외형적으로는 192cm 88kg으로 신장에서 메리트는 있다. 다만, 1라운더 출신 올슨처럼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2004년 멤피스대학을 나와 2004년 프로에 지명받았는데 전체 10라운드 292순위로 낮은 순번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빠르게 레벨을 통과하거나 탑유망주로 그리 주목받지는 못했다. 5년 차가 되어서 더블 A에서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고, 트리플A 진입도 만 27세 즈음에 이루어졌다.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핸킨스는 유망주 평가로 유명한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팀별 TOP10 랭킹에 포함되지 못했다. 


물론, 미국에서의 커리어와 국내에서의 성공은 별개다. LG의 주키치 역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적이 없지만, 2년간 KBO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않았는가? 이는 넥센의 벤헤켄도 마찬가지. 두 선수는 국내에 오기 전 트리플A에서 꽤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핸킨스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주키치나 헤켄과 달리 핸킨스의 3년간 트리플 A 기록은 최근 국내 용병 등과 비교해 평균 아래에 있다.



2010년부터 핸킨스의 트리플A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높고, FIP는 5점대 언저리다. 올해 페이스가 좋다고 하나 3.06의 평균자책점에 비해 FIP는 4.66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핸킨스가 타자 친화적인 PCL 리그에서 뛰다 인터내셔널리그로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과 달라진 게 크게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핸킨스의 특징이라면 최근 보도자료에 나온 것처럼 제구력이 좋은 편이다. 커리어 내내 9이닝당 볼넷은 2.5~3.5개 사이로 안정된 편이다. 반면 삼진 개수는 조금 더 많은 정도로 위력적이지 않은 구위를 반영한다. 마이너리그 통산 땅볼아웃/뜬볼아웃 비율은 1.03으로 플라이볼 성향의 투수로 분류되며 피홈런은 항상 많았다.



핸킨스는 올슨보다 볼넷을 싫어하는 대신 더 많은 홈런을 허용한다. 잠실 구장이 홈이라면 더 나은 태도이긴 하다.


brooksbaseball 사이트에 나타난 핸킨스의 2011년~2012년 시범경기 자료에서 패스트볼은 88~90마일 언저리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는 평균 140km 초반대의 빠른 볼은 우완 선발로 허용되는 수치이지만, 그 자체로 대단한 무기가 되진 않는다. 마이너리그 시절 기록을 보면 주무기인 커브나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 뛰어나진 않아 보여서 타자를 농락하는 피칭을 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핸킨스는 꾸역꾸역 존을 공략하는 선수이며 그로 말미암은 많은 피홈런도 감수해야만 한다.  


총괄해 핸킨스는 기대치가 높지 않은 투수다. 커리어나 구위에서 다른 외국인 투수들보다 우위에 있지 못하다. 이 정도 금액의 선수를 영입하려고 했으면 올슨이 부상을 당했을 때 곧바로 교체하는 게 나았다. 그래도 안정된 제구력으로 올 시즌 선발 평균 6이닝을 책임졌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 잠실의 구장 크기와 두산의 수비는 핸킨스와 좋은 궁합을 예상하게 한다. 에이스가 아닌 중하위 로테이션을 책임지는 역할로 구색을 맞춘다면 지금 전력에서 조금이라 플러스 되는 영입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