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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아시아게임 대만 야구 대표팀 면면은?

鄭凱文

일본 리그를 거쳐 현재 대만리그 최고의 투수가 된 슝디 엘리펀츠의 쩡카이원은 선발 못지 않게 한국과의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boomer-44님 플리커)


22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 5회 15:0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이는 예상된 결과로 아시아권에서는 상위 세 팀과 나머지 팀들의 경기력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다. 결국, 메달권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는 23일 대만과의 예선과 다른 조에 편성된 일본 사회인 대표팀과의 대결이 결정적이다. 역대 WBC,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세 나라는 국제대회에서 줄곧 흥미로운 경기들을 만들어 내곤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팀과 박빙의 승부로 보는 이들의 땀을 쥐게 만들 수 있을까?



일단, 대만 대표팀은 이전 대회들처럼 최강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 혜택이 없어지면서 향후 모병제 전환이 예고되면서CPBL에 소속된 프로 구단들이 선수들의 차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출처 : 대치동 갈매기님 블로그) 따라서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는 해외에 진출자, 기존 병역 특례 혜택자 중 의무 차출 조항에 해당하는 자, 아마와 프로 2군이 소속된 상비군(상무팀 개념)에 한한 자로 제한된다. 이전 대회와 비교해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투수 쪽에서는 베테랑보다는 미래의 에이스가 될 유망주가 주축이 됐다. 그마저도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컵스의 쩡런허와 밀워키의 왕웨이중이 소속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불참하게 됐다. 이중 언론에 대표적으로 소개된 왕웨이중은 룰5드래프트로 팀을 옮기게 되어 규정상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이지 기량면에서 메이저리거라 불리긴 어렵다. 그래도 대표팀에 소속되었다면 한국이나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을 확률이 높다. 


쩡런허는 94년생으로 왕웨이중보다 두 살 어리고, 계약금이 162만 5천 달러나 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로 인정받은 선수다. 국내에서는 2012년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와 같은 해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한국전 선발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당시 쩡런허가 상대한 타자는 1군 전력에 가까운 이영욱, 정훈, 정현석, 김용의, 오선진 등이 포진되어 있었다. 이들과 지금 대표팀의 기량 차이가 크지만, 2년 전 쩡런허는 고등학생 신분의 어린 나이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겨우 싱글A를 뛰는 유망주의 불참이 한국 대표팀에 무슨 영향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이도 있을 듯하다. 이는, 일리가 있는 생각이지만, 쩡런허는 단순히 싱글A를 뛴 게 아니라 폭격한 수준이다. 국내 리그였다면 동갑내기 조상우처럼 1군(더블A)에 충분히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만 대표팀에 이와 비슷한 성적을 낸 선수가 후즈웨이다. 메이저리그 계약금은 다르지만, MAX 94~95마일 평균 90마일 내외(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은 위력적이다. 커브 체인지업등의 구종과 제구력 등을 볼 때 대만 대표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투수다. 93년생으로 한화 유창식보다 한 살 위로 비교할만한 기량일지도 모른다.(근소 우위?) 다행히 준결승에 올라올 일본전을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의 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투수로는 인디언스 산하 루키리그에서 뛰고 있는 장샤오칭으로 예상된다. 후즈웨이와 동갑으로 한 단계 아래인 루키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김정준 야구대표팀 분석위원의 말에 따르면 후즈웨이 못지 않게 빠른 볼을 구사하나 패턴이 단순하다는 약점이 있다고 한다. 한국 타자들에게 까다로운 투수라고 볼 수는 없다.


그외 우완 왕야오린, 뤄궈화, 좌완 린이샹 등도 상위 레벨까지 올라가진 못했고, 불펜에서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은 장필준이나 내년 드래프트의 블루칩으로 불리는 김진영과 비교하면 더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줬던 투수들이긴 하다.





일본 야구에서 뛰고 있거나 일본 리그를 경험한 선수도 있다. 홍콩전 선발 등판한 천관위는 2011년 NPB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입단했다. 1990년생으로 2군 경기 경험도 30경기를 넘지 않는다. 그나마 2014년에는 많은 이닝을 던지며 기대치를 높였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대회에 참여한 경력도 있어서 한국과의 경기 짧게 불펜 투수로 출장하리라 예상한다.


천관위보다 위협적인 투수는 작년까지 한신 타이거즈와 요코하마에서 뛰다 귀국한 쩡카이원이다. 2009년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해 1군에서 33경기 10선발 75이닝 동안 5.1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군에서 110이상의 FIP+ 수치를 보자면 확실히 수준급 투수임을 알 수 있다. 대만 리그에 복귀한 올해는 20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141이닝 동안 2.43ERA로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 중이다. 천관위는 좋게 보자면 국내 외국인 투수로 와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으며 실질적인 대만 대표팀의 최고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과의 경기는 예선이든 결승전이든 마당쇠 역할로 등판하지 않을까 싶다.


대만 대표팀 입장에서 아쉬움이라면 천관위나 쩡카이원 모두 최고 140km 중반을 상회하는 빠른 볼에도 불구 신장이 180cm 미만으로 작아 한국 타자들을 윽박지를만한 구위인지는 미지수다. 한편 대표팀 최고령 투수는 따로 있다. 1986년생으로 2008년 10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했던 뤄자런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19경기 19.1이닝 4.19ERA 4.75FIP 2세이브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트리플A에서 꾸준히 던진 선수는 아니나 패스트볼 평균 94마일의 스피드를 마크했다. 약점이라면 구종이 단순하고, 제구력이 떨어져 마무리로 박빙 상황에서 스스로 무너질 공산이 큰 선수이기도 하다. 




유망주들과 베테랑으로 어느 정도 조화가 된 투수진보다 더 전력 손실이 큰 포지션은 야수다. 2013년 WBC 대회에도 린즈셩, 린홍위, 천용지, 펑정민 등 CPBL리그들의 선수가 주축이 돼왔다. 하지만 올해 대표팀은 기량이 여물지 않은 해외파가 라인업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파 중에 특별이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트리플A에 올라갔던 천쥔시우는 올해 대만 리그에 복귀에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는 않았으나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을 가지고 있다. 까다로운 타자는 아니라도 한국 투수들로서는 신중한 투구를 요한다. 


홍콩전 라인업을 보자면 중견수에 스피드가 빠른 천핀지에, 코너 외야에 장타력을 갖춘 장즈시엔이 선발로 출장했다. 포수 장진더는 지명타자로, 주리런은 대타로 출장했다. 두 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도루저지율 30%가 넘는 양호한 송구력을 자랑했으나 경험이 부족해 대만 리그에서 통산 273경기를 소화한 린쿤셩이 주전 마스크를 썼다. 


키스톤 콤비로는 2010년 신시네티에서 대만 리그로 복귀한 궈옌원이 2루, 오클랜드 산하 싱글 A 팀에서 뛰고 있는 판즈팡이 유격수 자리에 선다. 투수보다 야수에서 한국 대표팀과의 격차가 더 커 보인다.




이전 아시안게임 대회와 마찬가지로 올해 대회도 24일 펼쳐지는 대만과의 예선전이 금메달 획득의 분수령이 될 확률이 높다. 한국 대표팀이 승리하게 되면 B조 1위로 준결승에서는 B조 2위가 유력한 중국을 만나 투수력을 비축하고, 결승에 임할 수 있다. 반면 대만과 일본은 준결승에서 에이스를 소모하게 된다. 그런데 만에 하나 한국이 24일 경기에 패하게 되면 준결승에서 A조 1위가 될 일본을 만난다. 김광현이 준결승 등판이 가능하다고 해도, 일요일 결승에서는 에이스가 부재한 채로 후즈웨이를 아낀 대만을 상대하는 부담이 따른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발생하도 한국 대표팀의 전력은 우위에 있으며 점진적으로 올라간 리그 수준으로 볼 때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는 그림을 상상하긴 어렵다. 가장 동기 부여된 최강 전력의 팀이기에 이변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여겨진다. 과도한 미필 배려의 선수 선발 논란을 일거에 잠재우려면 대표팀이 경기력으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