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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7 대회가 개최된다. 프리미어 21을 비롯해 프로야구 기구가 있는 한국·일본·대만 3개국은 꾸준히 국제 대회를 치러왔다. 이번 대회도 역시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치르기에 앞서 세계 무대에서 야구의 활성화 차원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 차 이하의 선수 참가로 제한하는 특징이 있다. 단, 와일드카드로 기준이 되는 자격을 넘어서는 3명의 선수를 엔트리에 포함할 수 있다. 시즌이 끝나고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결전을 치르기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교류전 성격이 강하다. 일본에서는 출전 자격이 되는 슈퍼스타 오타니가 포스팅의 이유로 빠지면서 다소 김이 빠진다는 반응이다. 


그래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달아오르기 마련인 한일전이다. 대표팀이 대만을 이기고 결승전을 일본과 치르게 된다면 19일(일요일)에 열리는 결승전은 훨씬 뜨거워질 수 있다.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의 올해 기록을 정리하면서 일본 대표팀과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가늠해 보자.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와일드카드를 안 쓰기로 자체 결정이 났었다. 하지만 대회가 다가오고 일본은 다시 와일드카드를 쓰기로 방침을 철회했다. 이유는 스즈키 세이야, 요시다 마사타카, 모기 에이고로 등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이 리그 OPS 7할 내외의 극단적인 투고타저 리그라고 해도 와일드카드 없는 라인업으로는 장타력이 너무 떨어진다. 그래서 보강한 선수가 제2의 나카무라 타케야로 불리는 야마카와 호타카다. 규정타석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작년에도 157타석 동안 14개의 홈런을 쳐내며 어마어마한 홈런을 뽐냈다. 야마카와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 곤도 겐스케는 포수 출신이지만, 타격 재능이 뛰어나 지명타자 외야수로 뛰고 있는 선수다. 두 선수는 규정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으나 OPS로 따지면 NPB 전체 1, 2위에 해당한다. 한국팀으로서는 최대 견제 대상이다.


테이블세터에 배치될 가능성이 큰 겐다 소스케와 교다 요타는 신인임에도 소속팀에서 주전 유격수를 차지했다. 타격에서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탄탄한 수비와 빠른 발로 공수주에서 훌륭한 활약을 했다. 타격 성적이 떨어진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앞서 말했듯이 OPS가 7할 내외의 투고타저 리그이고, 일본 리그에서 평균에 가까운 타격을 할 정도라면 국내에서는 평균보다 뛰어난 타격을 하는 테이블 세터라고 보면 된다. 김하성과 박민우는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역시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대등한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주요 전력이 빠진 외야는 내야수 출신 유틸리티 도노사키 슈타가 주전이 가능할 정도로 빈틈이 조금 있다. 우에바야시 세이지와 구와하라 마사유키는 모두 호타준족의 타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온 외국인 야수들보다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만만하지는 않지만, 대표팀 투수들이 겁에 질릴 이유도 없다. 오코에 루이는 2017년 비율스탯은 가장 좋기는 하다. 하지만 너무 표본이 작고 작년에도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다. 한 가지 특징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 신체 조건이 가장 좋은 대신 141타석 동안 볼넷을 3개밖에 얻어 내지 못하는 조급한 모습도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전반적인 전력이 일본 우위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정후와 구자욱이 대단한 재능으로 앞으로 리그 탑레벨이 될 선수이지만, 아직은 장타력이 부족해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은 떨어진다. 상하위 타선의 짜임새도 결코 높다고 할 수는 없다. 대표팀의 나이가 일본보다 1.5세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이해하고 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와일드카드가 아쉽지만, 승리만이 목적인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너그러운 시선으로 볼 필요도 있다.


한편 일본 대표팀 야수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신장이 작다. 그러다 보니 장타력보다 뱃을 짧게 잡고, 세밀한 야구를 하는 스몰볼이 더 득세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국내 타자들도 일본과 비슷한 경향이 있다. 너무나 많은 우투좌타 비율은 일본과 마찬가지. 더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 보다 다양한 타격 메카니즘과 함께 자신의 신체를 살린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 아마추어 야구부터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을 막론하고, 우투좌타 선수들이 많아 이번 대회는 좌투수들이 활약해줘야 한다. 따라서 한국과의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은 이마나가 쇼타가 첫 경기에 나오고, 결승전에 타구치 가즈토가 나오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야부타 가즈키를 16일 선발로 내세운다고 발표했다. 야부타는 25세로 나이는 많지만 프로 3년 차로 올해 선발로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다. 일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85cm가 넘는 장신으로 최고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진다. 그러나 작년까지 삼진보다 볼넷이 많을 정도로 제구력에 약점을 보였던 선수다. 제구가 된다면 공략하기 정말 까다롭겠지만, 일류라고 하기는 아직 어렵다. 패스트볼 구위에 강점이 있는 외국인 투수를 상대한다는 마음가짐이면 공략이 불가능하지 않다. 


와일드카드로 뽑은 마타요시 카즈키는 최고 150km까지 나온다고 하는 빠른 볼을 던지는 사이드스로 투수다. 올해는 50경기 9번 선발 등판해 무려 110이닝을 던지고 21개의 홀드를 챙겼다. 리그 정상급 마당쇠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너무 많은 경기에 등판한 피로감과 평균자책점에 비해서 비교적 높은 FIP가 변수다. 또 한국에 좌타자들이 많다는 점은 유리한 부분이다. 


마무리는 야마사키 야스아키가 확정적이다. 3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 4위에 랭크됐고, 올해는 20세이브 이상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각도 큰 투심을 주무기로 쓰는 투수로 알려졌고, 제구력이 뛰어나다. 한국으로서는 야마사키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일본 대표팀의 총 FIP+는 89로 한국대표팀의 106보다 낮은 수치인데 그만큼 아직 정착한 투수가 적다는 뜻이다. 출장 경기 수도 한국대표팀이 더 많다. 물론, 리그의 수준 차이를 고려할 때 일본 대표팀의 전력이 우위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임기영을 필두로 좋은 활약을 한 한국 투수들도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적인 면을 보자면 국내 프로구단들이 어린 투수들을 더 마구잡이로 활용한다는 인상도 있다. 선발 불펜이 잘 구분된 일본과 달리 한국의 어린 투수들은 보직의 구분이 어려울 만큼 이리저리 투입된다. 투수진의 깊이가 그만큼 얕다는 뜻도 되는데 이러한 육성 방식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일례로 함덕주는 후반기 선발로도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지만 어느 순간 불펜으로 활용된다. 현재는 포스트시즌 후유증 때문인지 컨디션이 다소 난조라고 한다. 시즌 중 쾌조의 상태일 때 함덕주였다면 충분히 일본 팀을 상대로 경쟁력이 있었겠으나 APBC까지 나와서 던지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박진형이나 김윤동, 박진형, 이민호, 심재민 등도 마찬가지.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기량 향상을 위한 대회 참가와 훈련보다 휴식의 미학이 중요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도 있다. 나이가 어린 투수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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