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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이면 계약 박차고 나온 박진만, 행선지는?

브레이킹 뉴스네요. 삼성이 박진만을 보류선수명단에 제외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원래 계약상 내년 6억원을 받기로 했지만 내년 연봉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박진만이 구단에 자신을 풀어달라고 했다네요. 매년 보류선수 명단 제출이 11월 30일로 되있었는데 올해도 그렇다면 12월 부터 박진만은 보상규정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이적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 전에 팀을 정할 가능성이 높겠지만요. 박진만은 거액의 연봉을 포기한 대신 많은 출장기회를 원한다고 했는데 과감한 결정을 했네요. 멋지다 라고 표현을 할 수도 있겠죠.


근데 한가지 생각해 볼 것. 박진만이 은퇴도 아닌데 어떻게 원래 있던 계약상의 돈을 없던 것으로 하고 방출을 할 수 있었을까요?  원래 규정대로 하면 박진만은 웨이버로 푼다고 해도 타구단이 영입하려면 6억원을 지급해야 하고 영입하는 구단이 없으면 삼성은 6억원(혹은 규정에 따른 금액의 일부)를 고대로 박진만에게 주고 방출을 해야합니다. (박종호가 삼성에서 웨이버된 과정을 생각하면 되겠죠.) 만약 이대로 했다면  박진만의 6억을 감당할 구단은 없었을 것이고 삼성은 방출보다는 울며 겨자먹기로 박진만을 백업으로 쓸 가능성이 높았겠죠. 트레이드도 방법이지만 높은 연봉때문에 박진만이 원하는 출장기회가 많은 팀에 트레이드 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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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박진만의 연봉부담 없이 보류선수에서 제외 즉 방출 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박진만이 FA당시 표면적으로 단년 계약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개정됬지만 당시 FA규정은 선수에게 다년계약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구단은 없었죠. 박진만도 이면계약을 했었던 것으로 보이고(확실함) 내년 연봉 6억원이 보장되어 있다고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매해 연봉협상을 하도록 되있었던 것이죠. 이진영이나 손민한의 연봉추이를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죠. 올해 거의 뛰지 못한 손민한의 내년 연봉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박진만이 6억을 포기하고 나온 것이 팀에게도 선수에게도 쿨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과정을 볼때는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KBL에 김승현 계약문제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그나마 다년 계약금지나 이적시 150%인상금지 조항이 폐지된 것이 다행이겠군요.



어쨌든 박진만이 FA시장에 나온건 상당히 흥미롭죠. 보상금+보상선수 모두 전혀 없다는게 무엇보다 끌립니다. 그래도 성적은 살펴봐야겠죠.

박진만은 지난 3년간 총 810타석 .246AVG .338OBP .351SLG .314WOBA 12개 홈런 8도루 7도루사를 기록했습니다. 2007년 .382WOBA를 기록했던 시절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겠죠. 수비에서도 유격수 포지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본인도 유격수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했죠. 정규, 포스트시즌에서 2루 3루를 오간 것을 보면 멀티내야수로서의 가치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난 3년간 리그 유격수 평균기록은 258AVG .326OBP .358SLG .308WOBA , 2루수 평균은 .265AVG .341OBP .373SLG .321WOBA를 나타냈습니다 . 박진만의 WOBA는 2루와 유격수 사이에 있는데 미들 인필더로서 공격에서 만큼은 리그 평균에 가까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될듯 합니다.

내야수 깊이가 부족한 팀이라면 충분히 탐나는 선수겠죠. 박진만은 6억이라는 거액을 포기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출장기회가 많은 팀에서 뛰고 싶어합니다. 여기에 가장 부합하는 팀은 한화입니다. 한화는 내야 용병을 구상할 만큼 내야진이 가장 휑한 팀이죠. 하지만 박진만은 인터뷰에서 4강전력권 팀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는 군요. 그럼 쉽지 않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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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권이라고 하면 한화와 넥센을 제외한 모든 팀이 가능합니다. LG부터 보면 오지환과 박경수 그리고 정성훈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오지환은 삼성의 김상수처럼 팀의 장기적인 계획하에 있는 선수기도하고 유격수 포지션을 유지한다면 이미 강정호와 함께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 중 한명입니다. 입대를 미룬 박경수나 정성훈이 부상이 잦긴 하지만 김태완, 이학준등을 활용도 괜찮을 것 같아서 크게 필요한가 의문이 남습니다. 근데 LG는 효율 무시하고 항상 영입에 적극적이었죠-_-;;

KIA는 김상현-김선빈-안치홍이 자리잡고 있는데 안치홍은 어깨 수술로 내년 2월즘에 복귀가 가능하다고 하죠. 고질적인 손바닥 부상을 가지고 있고 김상현도 인저리 프론이라 가능성이 있긴 한데 상무에서 3루에서 주로 뛰었던 김주형이 돌아오고 이현곤, 박기남이 멀티 내야수로 있기 때문에 영입 필요성은 가장 적을 것 같네요.

롯데는 양승호 감독이 이대호를 1루로 보냄에 따라 유격수 황재균에 3루 전준우라는 공격 지향적인 라인업을 꾸릴 것이라고 언급했죠. 박진만이 가세하면 전준우는 본인이 편안해 하는 외야수에 남을 수 있고 황재균, 문규현, 박진만이 돌아가면서 유격수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셋 중 누가 가장 유격수 수비가 좋은지 헷갈리네요 ㅋ 그리고 인저리 프론인 조성환의 백업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영입이 될 것 같군요. 한화를 제외 한다면 가장 박진만이 필요한 팀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양승호 감곧이 세웠던 계획을 변경할 만큼 박진만을 신임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네요. 지금 기사만 보면 롯데 코치진과 프런트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산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박진만이 두산에 가면 주전은 커녕 김재호와 엔트리 경쟁을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패스하고 SK를 보면 나주환, 모창민이 내년 군입대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박진만의 자리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애매한게 3루에 최정, 2루에 정근우가 붙박이고 유격수에 김연훈은 수비만큼은 리그 정상급 선수입니다. SK가 수비를 중시하는 팀인 만큼 박진만의 출장 시간에 대한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까에는 약간 의문이 남네요. 그래도 우승가능성이 높은 팀이라는게 매력적이고. 박진만이 현대시절 이후 다시 고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게 큰 이점으로 보입니다. 박진만이 어느 팀을 선택할지 알 수 없지만 당장 영입한다면 SK라고 할만큼 유력한 팀이겠죠. 김성근 감독도 두손 두발들고 환영한답니다 ㅋ 그래도 벌써 어느 팀이다라고 하기는 이르겠죠.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구단들이 이번 소식에 큰 흥미를 느끼는 것은 박진만의 커리어도 있지만 영입 조건에 보상선수, 보상금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공짜로 느낀다는 것이죠. 더불어 아시안 게임을 앞뒀음에도 박진만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팬들 사이에도 기분 좋은 흥분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만약 FA제도가 개선되서 매년 대어는 아니지만 박진만 같은 쏠쏠한 선수가 5명이상 풀린다고 하면 어떨까요? 팀들은 약점을 메꿔서 다음 시즌 경기력을 향상 시킬것이고 야구팬들은 비시즌에도 더 리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게 될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라는 상품 가치가 올라 갈 수 있다는 것이죠. 비단 FA제도 뿐 아니라 시즌 후 룰5드래프트가 생긴다면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작은 그리고 당연한 바램인데 이뤄지기가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