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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NC 개막전 승리로 롯데 장병수 사장에게 답하다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홈피



4월 14일 토요일 오후 1시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의 첫 홈경기가 열렸다. 역사적이라 할 수도 있는 경기답게 2군 경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멋진 풍경들이 펼쳐졌다. 관중의 편리를 위해 리모델링 된 마산구장은 관객석은 줄었지만, 엔간한 기존 구단이 부러워 할 만큼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널직한 간격의 파란색 의자와 국내 최초 검은색 그물망은 별 거 아라고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창원 NC는 다르구나' 하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한다. 

기대에 부응하듯 많은 창원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그중에는 NC 김택진 구단주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MBC 스포츠+의 중계까지 NC가 시작은 제대로 했다. 상대 팀은 마침 지역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롯데였다. 롯데 장병수 사장은 지난 10일 KBO 이사회에서 NC의 2013년 1군 진입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NC의 경기력이 낮아 프로야구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근거가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니지만, 2013년을 준비하는 NC에게는 굴욕적인 말이 될 수 있다. 이날 경기는 그래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그리고 결과는? NC의 8 : 1 승리. 장병수 사장에게 확실한 대답을 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한 경기 승패로 NC를 설명할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NC가 보여준 야구 색깔이다. 단국대를 졸업한 대졸 포수 김태우는 무려 4연속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반면 NC 주자들은 6번의 도루를 성공해 롯데 주전 포수 변용선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신생팀 포수가 기존 구단의 포수를 압도한 것은 상징적인 일이고, 김경문 감독의 빠른 압박 야구가 스며들기 시작한 것도 좋은 징조다. 188cm 102kg의 김종찬이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로 가능성을 보인 점도 반갑다.



NC의 현 전력은 2013년 보일 모습의 절반도 안된다. 외국인 선수 4명, 보호 선수 20인 외 선수 지원 8명, FA 선수 3명까지 총 15명의 1군급 선수가 보충된다. 올해 NC는 퓨처스리그에서 10명 내외의 옥석을 가려내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외인구단과 같은 NC의 선수단에 주전, 비주전, 가용자원을 분류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위 정리는 NC를 잘 파악하지 못 한 상태에서 분류한 편협한 자료임을 감안하고 보기를 당부드린다.



현재 선수단에서 확실한 1군 자원이라 할 선수는 이재학과 정성기다. NC의 옆구리 투수 라인은 기존 8개 구단과 비교해도 될 만큼 가장 큰 강점을 보이고 있다. 개막전 히어로 김태우 역시 꾸준히 출장한다면 백업 포수로서는 충분히 통할 만하고 팀의 얼굴인 대졸 나성범과 노성호도 좋은 잠재력으로 2013년 1군에서 기회를 받을 듯하다. 고졸 강구성과 박민우도 빠른 발을 무기로 활약할 수 있다. 조평호, 이명환, 김종찬은 우타 빅뱃 선수들로 당장 1군 리그에 뛰더라도 대타 요원으로는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추격조로 출장할 만한 선수가 적어도 2~3명 정도는 튀어나올 것이다.

10명을 채우기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NC는 올해 다시 한번 우선 지명 2장과 2라운드 후 5장 등 총 17명의 선수를 지명한다. 이 중 2~3명은 1군에서 얼굴을 볼 가능성이 있다. 이뿐 아니라 고양 원더스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고, 보류 제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 2014년 시즌 전에는 오정복 복귀, FA 선수 3명을 영입할 수 있어 충분히 8개 구단과 대등한 경기를 치룰수 있는 팀이 된다. 이는 NC가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는 전제하의 얘기다.


최근 8개 구단이 NC의 2013년 리그 진입과 10구단을 반대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나 역시 넥센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일 때 리그 확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10구단 체제가 가시권에 드는 상황이다. 마산구장 리모델링과 신규구장 설립에 따른 인프라 구축, 퓨처스리그 활성화,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눈앞에 보이고 있다. 10구단 창단 논의는 지금 해도 이르지 않다. 근시안적인 사고를 하는 구단들에 NC가 뜨거운 땀방울로 해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