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야구

야구 팬들이 원하는 것은 올스타전이 아니다

사진 출처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6월 25일 긴급임시총회를 통해 10구단 창단을 위한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러한 입장은 새로울 것이 없고, 지난 19일 KBO 이사회가 아마 야구 여건을 핑계로 10구단 창단을 미룰 때 밝혔던 내용이다. 다른 점을 찾자면 올스타전 제재로 불이익을 준다면 그만큼의 경기를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됐다. 언론에서는 이를 '리그 파행' 또는 '리그 중단'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선수협이 진지하게 리그 파업을 고려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회의를 통해 제기된 야구규약 8장 66조의 내용에 따른 대응책을 말한 정도라고 봐야 한다. 규약 내용은



제66조 [현역선수의 자동말소] 올스타전에 선발된 선수가 1경기라도 올스타전에 출장하지 않았을 때 그 선수의 현역 등록은 자동말소되며 올스타전 종료 직후 소속구단의 연도 선수권대회 10게임이 종료하는 다음 날까지 재차 현역선수 등록을 신청할 수 없다. 단, 현저한 상병 등으로 출장할 수 없었다는 총재의 인정이 있을 때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올스타전 보이콧에 따라 KBO가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다면 선수협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당연한 입장일 뿐이다. 문제는 KBO의 대응인데 규약에 따라 징계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사실 KBO도 10구단에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구본능 총재가 그동안 10구단 창단을 위해 뛰어다닌 것은 언론보도를 통해 누차 밝혀진 사항이다. 단지 야구 발전과 관계없이 사사로운 이유로 10구단을 반대하는 기업의 눈치를 봐야 할 뿐이다.


아직 사건의 진행 추이는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다. 최선은 10구단 창단 쪽으로 논의가 흐르는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를 생각하면 구단 측이 선수협에 양보하는 제스춰를 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해도 10구단 반대가 워낙 명분이 없고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슈인 만큼 '리그 중단'과 같은 사태로 키우는 것은 부담이 크다. 모기업 사장들이 모인 이사회는 어떻게든 선수협과 대화하지 않으면서 그들을 이해시키는(혹은 굴복시키는)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구단주가 프로야구에 독점 지위를 누리는 것보다 더 싫어하는 것은 선수 노조의 결성이니 '자업자득' 라고 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팬들은 야구가 발전할 수 있는 의견에 지지를 보낼 것이라는 사실이다.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반응을 나타내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야구 팬들이 원하는 것은 올스타전  '경기'가 아니다. 더 많은 '올스타'들을 양산하기 위한 야구계의 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