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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한 뉴스가 터졌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14년간 롯데 1군팀에 몸을 담은 강민호가 FA 계약으로 삼성에 이적한다는 소식이다. 계약금 40억, 4년간 연봉 40억으로 2013년 시즌 후 받았던 금액보다 5억이 더 많다. 강민호의 이적은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 이미 한 번 재계약을 맺었던 선수이고, FA 보상금이 20~30억이 되는 상황에서 롯데가 놓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사상으로 롯데는 마지막에 80억을 오퍼했다고 했고, 80억에 계약했다고 하는 강민호는 돈 문제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적의 이유는 정말 금전적 문제 이외의 것일까?




압도적인 메리트 보상금, 협상에 악재가 되다



강민호 이적은 강한 오퍼를 한 삼성의 승리지만, 롯데의 패배라고 말하기는 섣부르다. (사진 출처 - 롯데 자이언츠)



상식적인 추론을 해보자면 여전히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컸으리라 예상한다. 롯데가 80억의 오퍼를 했다고 하지만 보장금액이 80억인지 옵션 포함 80억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바가 없다. 롯데가 강민호에게 오퍼했을 때 플러스 옵션을 제외했을 리가 없고, 구단이 언론에 이에 대해 말할 때 총액에 이를 미포함 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롯데의 보장 금액은 적어도 삼성과 5~6억 가까이 차이가 낮을 확률이 높다. 또 옵션이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없고, 삼성의 플러스 옵션도 제대로 나온 바 없다. 단, 삼성이 보장금액 이외에 추가 옵션이 있다는 점은 역시 기사를 통해 확인해야됐다. 결국 두 구단의 제시 금액 총액이 10억 내외라고 해도 똑같이 80억을 오퍼했다는 말장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론, 롯데와의 협상 과정에서 강민호가 서운함을 느꼈다는 것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강민호는 반드시 잡을 선수지만, 손아섭과 에이전트가 같아서 차례차례 협상을 해야 하니 시간이 걸린다는 발언을 했다. 이 말인즉슨 손아섭과의 협상을 위해 강민호는 우선순위가 아니었고, 선수는 구단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서운함을 느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강력한 오퍼를 했다면 강민호가 흔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롯데의 이러한 태도를 무조건 비난해야 할까 하는 문제는 좀 신중해야 한다.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손아섭과 강민호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아무리 롯데가 대기업이라고 해도 예산은 한계가 있고, 프런트는 손아섭의 계약 규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민호에게 신중할 수밖에 없다. 강민호가 롯데에 중요하지 않은 선수라서가 아니라 현재 손아섭의 시장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20억이 넘는 보상 규모는 롯데 프런트의 자세를 더 여유롭게 했을 것이다.


강민호의 삼성 이적과 별개로 계약 규모 자체도 예상보다 높았다. 강민호가 양의지와 함께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라는 것을 부인할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85년 8월생으로 만 32세의 나이는 계약 시점 최형우와 1년 반 정도의 차이다. 지난 3년간 WAR(자체 계산, 수비력 스탯티즈)은 4.9->4.6->3.1로 하락했다. 황재균의 WAR과 비교할 때 적정 보장금액이라고 하면 60억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최형우와 비교해도 70억이 조금 넘는다. 강민호가 전성기와 같은 활약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으나 80억은 다른 대형 계약을 맺은 FA들과 비교해도 확실히 많은 금액이다.


흔히 레전드에 준하는 선수들의 경우 이런 큰 규모의 FA 계약이 있긴 하다. 이대호의 150억은 야구적인 요소라고 하면 결코 이대호가 몸값을 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강민호는 2년 전 계약을 맺은 김태균의 계약과 가깝다. 김태균도 WAR을 볼 때 60억~70억대 계약이 적절했지만 84억에 한화와 재계약을 맺었다. 김태균은 계약 첫해 자신의 몸값이 전혀 비싸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풀타임을 뛰며 .365의 타율 23홈런으로 대단한 활약을 했으나 2년 차 94경기를 뛰며 자신의 몸값의 절반 정도밖에 해내지 못했다. 강민호가 두 선수와 다른 점은 보상금 20억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삼성이 정말 대단한 투자를 했다.



강민호 이적 성패는 향후 지속적 투자 의지


이 금액을 제시한 삼성에 롯데는 백기를 들었어야 했을까?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롯데 팬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이도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팬들은 FA 시장의 오버페이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며 미친 시장이라고 한다. 강민호의 계약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합리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후 대처다. 우선순위였던 손아섭과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최악의 FA 협상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롯데가 정말 두 선수를 모두 잡을 생각이었다면, 민병헌의 계약도 가능하다. 민병헌도 시장이 과열돼서 못 잡는다고 하면 다른 선수도 생각은 할 수 있다. 20~30억의 보상금을 벌었고, 보상 선수도 다른 팀보다 팀의 뎁스가 얕은 편이다. 무엇이 부담이 될까?



한편 삼성 입장에서 오랜 기간 눈독을 들였던 강민호의 영입은 모두를 환호하게 했다. 강민호가 워낙 명성이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황재균, 민병헌과 비교해 80억의 계약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착시 현상까지 일으키게 한다. 이지영은 포수난이 있었던 몇 년 전 괜찮은 주전이었으나 상향 평준화가 된 지금 작년 부진과 겹쳐 애매한 입지다. 강민호는 이지영이 있다면 지명타자로 체력을 안배하면서 이상적으로 기용될 수 있다. 두산을 제외하면 포수 자리에 삼성보다 파괴력 있는 팀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강민호의 영입으로 2년 연속 9위에 머물렀던 삼성이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느냐다. 언론에 나온 인터뷰대로 추가 영입이 없다면 이승엽 은퇴와 함께 삼성은 5위 이상 진입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대형 FA보다 2~3살이 많은 선수의 영입은 이상적인 그림이 아니다. 꼭 나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민병헌을 영입했어도 이런 문제는 비슷하게 발생할 수 있다. 유망주 투수들을 많이 모은 삼성이 꽃 필 시기는 2년 이상 지난 후가 될 수 있고, 이후에도 왕성한 생산력을 유지할 김현수나 손아섭이 아니라면 영입 효과는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


강민호 영입은 내년 구장을 찾을 팬들에게 승부를 비등하게 할 경기력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줄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의미를 가지려면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지속적이고 현명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가 강민호에게 80억을 썼으니 쓸 만큼 썼다는 마인드라면 예전 명문의 지위를 회복하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리고 FA 계약의 중요한 마무리가 남았다. 바로 보상 선수인데 강민호의 연봉이 황재균의 2배로 워낙 크다 보니 롯데가 보상 선수가 아닌 금액을 선택할 확률도 남아 있다. 보상금을 20억 + 선수가 아닌 30억을 택해 다른 FA 계약으로 이어진다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롯데가 여론을 의식하가 놓치기 아쉬운 자원이 있다면 10억을 포기할 여지도 상당하다.





강민호를 잃은 롯데가 현재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포수다. 만약 2차 드래프트에 만족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면 삼성에 대안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삼성이 투수를 어느 정도 지킨다고 하면 나원탁이나 권정웅이 풀릴 확률이 높다. 나원탁은 대학 포수 최대어로 2017년 2차 2라운드로 상당히 높은 순번으로 프로에 지명됐다. 기본적인 수비력이 좋고, 작년 퓨처스리그에서도 나름 괜찮게 적응했다고 보면 안중열과 함께 팀의 안방을 맡기게 할 역량이 된다. 잠재력과 별개로 나종덕보다는 전력감으로 여겨진다. 권정웅은 낮은 순번에 지명됐으나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작년 백업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 보호 선수의 변수는 리그에 안착한 주전급 선수보다 유망주들의 가치가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푸른색으로 표시한 투수 출신 이현동도 가치는 높아 보이나 1군에서 보여준 게 거의 없다. 최원제도 마찬가지 타격 잠재력이 상당하므로 향후 10억 이상의 가치가 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군 문제도 해결했다.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한울은 부족한 장타력에도 작년 1군에서 자리를 성실히 지켰고, 김성훈은 대학 리그에서 매우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선수다. 그리고 1군에서 긴 시간은 아니지만 반짝반짝 빛났다. 단점은 두 선수 모두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역시 같은 대졸 내야수 이성규는 좀 더 타격에 강점을 가진 선수로 kt로 이적한 이창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자원이다. 


투수 쪽에는 최충연, 최지광, 장지훈 등의 유망주는 보호될 게 거의 확실하다. 윤성환과 우규민 등은 많은 나이에도 내년 전력 구상에 필수 불가결한 투수들이다. 넥센에서 온 언더스로 김대우는 삼성에서 그렇게 빼어난 활약을 하지 못해서 보상 선수로 나올 수 있다. 풀린다면 확실히 롯데 전력에 플러스가 될 선수다. 유망주 김시현은 98년생 아주 어린 투수로 체격 조건이나 현재 구위가 대단하지는 않으나 성장 속도가 빠르고, 1년 차 좋은 시즌을 보냈다. 이수민은 박세웅을 놓고 삼성이 선택한 1차 지명 선수인데 아직까지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같은 해 드래프트 된 안규현은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사이드스로 투수로 최근 2년 부상 혹은 부진으로 유망주로서 지위는 조금 떨어졌다고 보인다.


베테랑을 보자면 배영섭은 제대 후 부상과 함께 운동능력 저하 등으로 예전과 같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타격에 대한 기대치는 꽤 남아 있다. 삼성이 FA를 잡지 않는다면 배영섭을 푸는데 상당히 용기가 필요하다. 장원삼은 선발로 부진해도 불펜 투수로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83년생 고액 연봉자를 롯데가 선택할 것 같지는 않다. 조동찬은 잦은 부상과 떨어진 수비력으로 인해 선수로서 시장 가치가 많이 떨어지고, 79년생 박한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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