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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국내 복귀 선언 이승엽, 일본 기록으로 본 2012년 기대치는?

이승엽이 국내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애초에 오릭스와 2년 계약으로 알려졌으나 구단과 합의하에 내년 시즌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풀어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하자면 작년 삼성의 박진만이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것과 같은 경우죠. 선수와 구단 모두에 득이 되는 결정을 했습니다. 이승엽은 올해 432타석 동안 .201의 타율 15개의 홈런을 치긴 했지만 .365의 장타율로 한일 커리어 처음으로 장타율이 4할이 되지 못했습니다. 냉정한 얘기일 수 있지만 용병으로서 이승엽은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이승엽을 평가절하 할 이유는 없을 듯 하구요. NPB 통상 기록을 보면



첫 시즌인 지바 롯데 시절 발렌타인 감독 아래 플래툰으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무난한 적응을 했고 2006년 요미우리로 옮기고 .323의 타율 40홈런으로 몬스터 시즌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시기가 이승엽 커리어의 황금기라고 해야겠죠. 한국 나이로 30-31-32 즈음의 나이로 자연스러운 상승곡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이 기간이 오래 지속되진 못 했는데 08년 이후 손가락 부상등이 겹치면서 출장기회도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2011년에는 처음으로 리그 OPS, GPA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최악의 시즌이 되버렸네요. 하지만 이승엽의 통산 장타율이 .499나 될 만큼 부진한 와중에도 파워를 잃지 않았고 투고타저의 일본리그를 생각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였던 것 같죠.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타지에서의 고군분투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이제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의 제 3장 입니다. 이승엽이 전성기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현재는 일본리그가 국내보다 상위에 있는 리그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쉽게 예측하기는 어려운데요. 일본에 진출했던 선수들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추해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 GPA는 (출루율X1.8+장타율)/4   OPS보다 출루율이 중시된 타율형태의 스탯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올해 공교롭게 일본에서 돌아온 이범호와 이병규가 큰 활약을 보인 시즌입니다. 이범호는 405타석 .302AVG .440OBP .528SLG .330GPA 17홈런으로 자신의 커리어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병규는 올해 519타석 .338AVG .375OBP .487SLG .291GPA 16홈런으로 전성기 못지 않은 기록을 보였죠. 이승엽은 08~11년 전성기가 아님에도 두 선수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범호는 타석수가 적어서 큰 의미가 없다지만 이병규의 예는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이병규는 이승엽 보다 2살이 많은 선수입니다.

김태균과 비교에서는 이승엽이 못 미치는데요. 김태균의 기록이 대부분 2010년에 이뤄졌다는 것은 감안해야할 듯 하네요. 김태균은 2010년  GPA .268로 이승엽의 루키시즌인 .260보다 높아 기대를 모았지만 허리부상과 함께 2011년 .233로 추락했습니다. 사실 부상 이외에도 일본 지진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죠. 이승엽의 2011년 부진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록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이승엽이 다른 세명의 선수 보다 확실히 높은 홈런 비율을 보인 반면 삼진, 볼넷 비율과 타율에서는 가장 안 좋은 수치를 보였다는 것 입니다. 국내에서는 어떨까요? 일본 기록만 비교하면 홈런에서는 1.5~1.8배이상도 가능해 보이지만 높은 타율과 출루는 장담할 수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리그에 따른 상대성을 감안해야겠죠. 



1군 기록 못지 않게 참고해야할 사항이 2군 인데요. 이승엽이 2011년 2군에서 15타석만을 들어섰다는 것을 참고하고 봐주세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08~10년 기록으로 보셔도 되겠네요. 

세 선수가 큰 차이는 나지 않는 듯 한데 이범호는 1군에서는 부진했지만 2군에서는 상당히 건실한 모습을 보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이승엽은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삼진 볼넷 비율은 좋지 못합니다. 다만 NPB 1군과 달리 국내리그는 NPB2군 보다 많이 수준이 높다고 하기는 망설여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2군에서의 기록이 KBO에서의 현실적인 이승엽의 기대치 일 수도 있겠죠. 이범호와 이병규의 올 시즌을 본다면요. 

이승엽이 내년 얼마나 활약할 지는 점쟁이도 예상하기 어렵겠지만  건강하게 시즌에 임한다면 2할후반에서 3할언저리의 타율, 8할 후반에서 9할 언저리의 OPS, 25± 홈런 정도가 현실적인 기대치가 아닐까 합니다. 2011년의 부진이 노쇠화를 말하기는 이르다는게 저의 생각인데요. 현 KBO에서는 여전히 탑 레벨의 타자로 여겨지는 기준이죠. 물론 저 만의 기대치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하나. 은퇴한 강병규씨가 트위터에서 이승엽 선수에게 야구로서 더 보여줄게 없으니 행정가가 되는게 어떠냐고 권한 내용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승엽이 국내에서 못하면 영웅의 말년이 비참하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요? 90년대 투수왕국을 만들었던 애틀의 레전드 삼인방 그레그 매덕스, 톰 글레빈, 존 스몰츠가 마흔이 넘은 나이, 전성기에 비해 초라한 투구를 했더라도 팬들이 존경심을 잃어 버리지 않았습니다. 마흔이 넘어서 저니맨 생활을 마다하지 않은 리키 헨더슨은 말 할 필요가 없겠죠. 팬들은 전설들의 성적만을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요.

앞으로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김현수등 한국야구 부흥을 이끌던 새로운 세대들의 해외진출 러쉬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들이 해외리그에서 부귀를 누린 후 국내에 리턴하지 않는 다면 그 만큼 리그는 빈약해 지는 것 입니다. 은퇴를 하는 시기는 개인의 자유지만 이승엽이나 박찬호가 선수로 돌아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