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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대학 춘계리그, 타격의 원광 24년만의 우승

너무 늦은 글이네요. 지난 19일 목동구장에서 대학 춘계리그 결승전이 있었습니다.

타격의 팀 원광대와 짜임새의 성균관대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양 팀은 준결승에서 강호 연세대, 고려대를 이기고 올라왔죠. 특히 성균관대는 고려대와 연장 10회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를 펼쳤는데 팀의 4학년 삼각편대 정태승, 이희성, 이경우가 10이닝 동안 한 점도 안주는 철벽투를 해줬습니다. 수비력도 뒷받침 된 결과라고 생각하는데 성균관대가 대학의 SK라고 불린다네요. 그 만큼 훈련량이 많고 대학팀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짜임새를 보여준다구요. 야구라 블로그에 성대에 대한 소개가 있으니 찾아보시길 권하구요.

반면 상대팀 고려대는 번번히 찬스를 놓치면서 분패하고 말았습니다. 고려대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게 어떤 팀과도 차별화 되는 기용을 하는 팀입니다. 기록지만 봐도 알 수 있는게 과장하면 타팀에 두배가 된다고 할 정도로 선수 기용폭이 넓습니다. 그 만큼 선수층이 깊다고 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선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여건이 마련된 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래도 부진하더라도 기회를 받을 수 있고 경쟁이 되니까요. 혹사 우려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더 살펴봐야 겠지만요. 양승호 감독이 대학야구에 좋은 의미에 파장을 만들어 가는게 아닌가 싶네요.



준결승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결승전을 살펴보면 지친기색의 주력 삼인방이 원광대의 불망이를 얼마나 막아내냐의 싸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광대는 결승전 포함 무려 .415의 장타율을 보인 팀인데 리그 평균은 .328 였습니다. 결과는 10개의 안타로 4점을 뽑아낸 원광대의 아슬아슬한 승리였죠.

특히나 7회초 결정적 실책을 저지른 후 곧바로 7회말 타석에서 홈런을 뽑아낸 좌익수 윤정우의 모습은 경기에 큰 즐거움이 됬습니다. 수훈상까지 수상한 윤정우는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시간이 길지 않은 선수입니다. 그 만큼 공수에서 투박하고 4학년임에도 시간이 필요한 선수지만 16개로 도루 1위를 차지할 만큼 빠른 발과 188Cm 85Kg의 건장한 체격은 시선을 끌 수 밖에 없습니다. 기록을 보면

9경기 33타수 .333AVG .436OBP .455SLG 1홈런 6볼넷 5삼진 16도루

떡 벌어질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타자경험이 적다는 걸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볼만하구요. 프로에와서도 외야수비가 눈뜨고 볼 수준으로 향상된다면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네요.

그리고 해설자에게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선수가 아닐까 하는데 원광대의 3학년 포수 김민식입니다. 포수치고는 빠른 발과 강한어깨 그리고 투수리드도 호평인 것 같은데요. 타격기록은

9경기 34타수 .353AVG .425OBP .559SLG 0홈런 5볼넷 4삼진 2도루

포수라고 생각하면 꽤 좋은 기록이죠. 여기에 더해 4번타자 외야수 김민수도 3학년인 만큼 원광대의 방망이는 앞으로도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대회 MVP로 팀의 모든 경기에 등판 자책점 0을 기록한 2학년 사이드암 투수 조근종을 빼놓을 수 없겠죠. 기록을 보면

9경기 38.1이닝 0.00ERA 0.44WHIP 삼진 31개 볼넷 4개 사구 7개 피홈런 0개

MVP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성적이라고 할 만큼 대단하죠. 2학년인 만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겠구요. 다만 신경쓰이는건 원광대가 조근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이번대회 등판경기, 이닝, 투구수(546개) 모두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죠.

원광대가 24년만에 춘계리그 우승을 차지한 기쁨과 의미는 말 할수 없겠지만 그래도 선수생명이 걸린 혹사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투덜 될 예정입니다...


암튼 고교야구 보다는 더 착실하고 프로보다는 풋풋한 열정이 있었던 춘계리그, 마지막은 끝내기 폭투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보석같은 홈런이 나왔기 때문에 즐거운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