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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두산 베어스, 잭 루츠 최근 3년간 기록 & 영상

사진 출처 - slgckgc님 플리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가 새 외국인 야수로 잭 루츠(Zach Lutz)와 총액 5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미 니퍼트에게 150만 달러, 마야에게 60만 달러를 안겨 주면서 외국인 예산이 많이 늘어난 상태였다. 반면 기본 야수층의 기량이 출중해 엔간한 선수로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잭 루츠의 영입이 이런 딜레마를 풀어줄 수 있을까?


잭 루츠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 중 흔치 않게 NCAA Division III(3부리그에 해당)에서 3년간 뛰고 프로에 입단한 선수다. 루츠가 1부리그 팀이 소속된 대학에 입학하지 않은 이유는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 요기 루츠가 알버니아 대학에서 1987년부터 현재까지도 감독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팀에서 루츠는 4년 내내 4할과 7할 이상의 장타율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고, 3학년 시즌 디비전III 올어메리칸팀으로 Player of the Year를 수상한다. 메이저리그팀들은 그가 3부리그 수준을 넘어 프로에 어울리는 기량에 도달했다고 인정했고, 2007년 드래프트에서 메츠에 5라운드 전체 183번째 순번으로 지명된다.


하지만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1경기만을 뛰고 오른발 골절을 당한다. 그로 인해 대학 출신으로 피 같은 2년이 허무하게 소비됐고, 이후 왼발 골절, 뇌진탕, 손가락, 햄스트링 부상 등 몸이 성한 곳을 찾기 어렵다. 8시즌 동안 400타석 이상 들어선 시즌은 단 2번으로 풀시즌을 소화할 확률은 극히 떨어진다. 대학에서 128경기 동안 25개의 루를 훔쳤던 도루 숫자가 프로 통산 3개로 줄은 배경에는 운동능력 감소와 함께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일 듯하다.


다행히 루츠는 건강할 때만큼은 대부분 파괴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프로에서 살아남았다. 부상이었던 시즌을 제외하면 하이A와 더블A, 트리플A를 한 시즌 만에 성큼성큼 통과한 셈이다. 2011년 시즌 후에는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뉴욕 메츠 마이너리그 시스템하에서 최고의 파워히터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그의 나이에 보여준 퍼포먼스가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보장할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았기에 유망주로서 높게 평가받지는 못했다. 2011년 이후 일본 리그에 진출하기까지 루츠의 타격 기록은 아래와 같다.





기록에서 나타나는 잭 루츠의 강점은 컨택 능력보다는 OPS에 영향을 많이 비치는 볼넷 비율과 장타 능력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석 수는 적지만 마이너리그 선수치고는 홈플레이트를 벗어나는 공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침착함을 보였다. 홈런 수치는 1루나 코너 외야 선수들과 비교하면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국내 3루수 기준으로 경쟁력이 충분한 타격이다.


관건은 잠실 구장에서 얼마나 파워를 유지하느냐다. 2011~12년 잭 루츠가 뛰었던 트리플A 홈구장은 다소 투수친화적인 구장에 가까우나 파크팩터상 인터내셔널리그에서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은 아니었다. 작년과 올해 소속된 라스베가스 홈구장은 구장 크기와 별개로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말해진다. 루크의 182cm 신장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라고 보면 더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두산 스카우트들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미국보다 일본에서의 모습일 수 있다. 사구에 맞아 시즌 아웃되기 전까지 58타석 동안 5개의 홈런을 치는 등 출발이 매우 좋았다. 홈런을 친 구장은 K스타 미야기, 교세라돔, 갑자원 구장은 일본에서 중립구장에 가깝다. 표본이 작아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우나 동양 야구에 잘 적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루츠의 좌우타자 스플릿 기록은 최근 4년가량을 종합해 보면 마이너리그에서나 메이저리그에서나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런 활약에도 일본에서 결국 재계약에 실패하고, 한국에서 거액의 돈을 받지 못하게 한 루츠의 약점은 역시 내구성과 수비다. 루츠는 최근까지도 트리플A와 일본에서 3루수로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3루수로 수비 범위에 합격점을 받더라도 부상 위험이 큰 선수이기에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실질적으로 1루수의 수비 기여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잭 루츠를 대어급 외국인 야수라 칭하기는 무리가 있다. 



건강했을때 루츠는 1루와 3루, 지명타자로 어느 포지션에 들어서더라도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기존 두산 야수들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할 만하다. 야구 지도자 아버지 아래서 성실히 선수 생활을 해왔다는 점도 경기 내외적으로 신뢰를 높인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전례로 보면 한 시즌 내내 부상없이 뛸 확률은 상당히 희박하다. 두산 프런트는 팀의 깊은 야수층을 믿고, 비싸지 않은 가격에 위험을 감수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2013년 다이빙 캐치후 무난한 송구

 

 

2014년 동점 상황에서 리드를 가져가는 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