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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류현진이 불운한 이유?

투수에게 운이 있다,없다 라는 말은 승수를 통해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것 같습니다. 윤석민의 그때 그 시절이나 봉중근의 기도는 인상적이고 최근에는 류현진이 타선 지원을 얼마나 받는지에 대한 얘기들도 있던걸로 아는데요. 갠적으로는 투수의 승수에 눈이 잘 가지 않아서인지 무신경 했던것 같습니다. 근데 다른 의미로 류현진이 운이 없는 투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일 전 tv중계에서 한화가 기동력을 못 살려서 점수를 못 낸다는 자료를 봤는데요.  한화는 이번 시즌 8개구단 중 타석당 득점률이 꼴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OPS 6위 GPA (출루율*1.8+장타율)/4 에서도 꼴지를 기록하고 있기때문에 올시즌 공격력은 기동력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그러다가 문뜩 기동력 이라는게 공격에서 보다 수비에서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발이 빠르다고 수비가 좋은 건 아니지만 수비범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임에는 분명하겠죠.

 

한화에서 주력선수중 평균이상의 스피드를 보여주는 선수는 외야수인 강동우와 추승우 같습니다. 노장으로 인간드라마를 써가고 있는 강동우 선수, 중견수 위치에서 보자면 뛰어난 수비범위를 가졌다고 하기는 망설여지구요. 추승우 선수는 내야수 출신이어서 인지 불안함도 느껴집니다. 작년 풀타임을 뛰었던 클락을 생각하면 업그레이드는 아니겠죠. 이 두 선수를 제외하고 코너외야에서 주로 뛴 선수들을 보면

 

연경흠 598.0이닝, 김태완 285.1이닝 디아즈 172.0이닝 양승학 144.2이닝 윤재국 128.1이닝 최진행 66.0이닝등등

 

한화경기를 자주 보지 못해서 평가하기 어렵지만 연경흠이 수비가 좋다는 평을 듣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작년 지명타자로 뛰었던 김태완 선수나 온전히 수비로 퇴출이된 디아즈가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한화 외야에 구멍이 송송 뚫렸던게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외야의 모든 선수를 뛰어난 수비수로 하기는 어렵지만 타 구단의 경우 중견수 포함 두명정도 수준급 선수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내야 선수를 보면 일단 송광민이 눈에 띕니다. 국내야구에 유격수 포지션에 수비는 대단히 강조되고 있습니다. 강정호가 공격형 유격수 소리를 듣지만 안정된 수비력이 인정됬기에 황재균을 밀어내고 주전을 차지한 것이죠. 이에 반해 송광민은 매우 드물게 공격력을 장점으로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야수가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기용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유격수 뿐만아니라 2루위치도 온전히 수비력으로 주전역할을 하던 한상훈과 오선진을 비교하기는 무리입니다. 작년 김민재-한상훈에서 올시즌을 생각하면 투수들이 많이 불안해 하지 않았을까요? 포수 포지션에서 조차 공격형 포수인 이도형이 마스크를 자주 썼던게 득이 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약간의 참고를 하는 숫자를 살펴보았습니다.

 

 

 

 

 

 

 

ERA 자책점 * 9 / 이닝  

FIP (13 * 홈런 + 3 * (볼넷 + 몸에 맞는 볼) - 2 * 삼진) / 이닝 + 3.20

BIPA (안타 - 홈런) / (타수 - 삼진 - 홈런)

ERA(방어율)는 투수의 능력을 살펴볼때 가장 많이 쓰이는 스탯입니다. 그렇지만 방어율이 온전히 투수의 능력으로 얻어지는 스탯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투수 뿐만 수비수들이 함께 상대팀의 득점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죠. 수비수들 중 투수의 비중이 가장 크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겠지만 박진만의 악마수비나 이종욱의 넓은 수비범위 역시 방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거겠죠. 포수의 CERA도 이런식으로 생각하면 흥미롭네요. 조심스러워지기도 하구요. 

 

FIP는 이런 요소들을 배제하고 보려는 값입니다. 투수의 사사구,삼진,피홈런만 가지고 투수의 능력을 살펴보는 스탯인데 방어율과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죠. BIPA는 상반된 값이라고 볼 수 있는데 홈런,삼진을 제외한 피안타율, 즉 수비수들의 손을 거쳐서 나온 값입니다.

 

그럼 BIPA에는 어떤 변수들이 있을까요? 먼저 피칭을 생각할 수 있는데 좋은 투수라면 안타를 만들어 내는 타구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위 표에서 각 년도별로 방어율순으로 정렬했는데 BIPA도 어느 정도는 방어율에 높낮이에 영향을 받는 것 같죠. (피안타율이 높은 투수가 방어율이 높을 확률이 높으니 당연한 거지만요.) 그렇지만 07년과 08년을 보면 BIPA가 방어율이나 FIP와는 연관이 크지 않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럼 투수력 말고 어떤 요소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떠오르는게 팀수비력과 운이라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한 시즌이 표본이기 때문에 운보다는 수비력에 더 연관이 클 것 같습니다. 재밌는건 KIA의 방어율이 4.49-4.08-3.87로 바뀌는 동안 BIPA는 .296-.297-298로 거의 비슷한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의 BIPA가 갈수록 오르고 있다는건 피칭문제도 그렇지만 박진만의 부진,부상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화의 경우 8개구단을 포함해서 최근 3년간 앞도적으로 높은 BIPA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방어율도 그렇지만 FIP는 LG보다 0.08가량 낮습니다. 류현진은 4.06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BIPA는 무려 .336 로 비슷한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보다 꽤 높은 편이죠. (KIA의 로페즈, 롯데의 조정훈 등이 .330이상의 BIPA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BIPA가 팀수비력을 측정하고 있다고 하기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팀수비력에 영향을 받는 스탯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BIPA는 팀 수비력을 파악하는 요긴한 참고사항이 될 수 있겠죠. 수비력을 숫자로 나타낸다는게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건 필딩바이블이나 RF,ZR,UZR,RZR등등 다양한 수비스탯을 구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그렇구요. 또 방어율에 수비력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역시 추상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명확히 알 수 없다고 해서 중요성이 사라지는건 아니겠죠.

 

또 쓸데없이 글이 길어진 것 같은데 결론은 한화의 리빌딩은 피칭과 함께 수비력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기존의 강점인 타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그러기는 쉽지 않겠지만^^

 

기록출처는 statiz.co.kr 입니다~ 빼먹을뻔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