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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방향 잃은 2차 드래프트, 목적을 분명히 하자

처음으로 열리는 2차 드래프트가 22일 시작된다고 한다. 신생구단이 생기면서 급하게 시행된 만큼 과도기적인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달 3일 단장회의를 통해 보호선수를 45인에서 40인으로 줄이기로 했다. 보류선수 선수 명단이 보통 55명 내외라고 할때 FA신청선수와 용병 2명을 제외하면 2차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는 방출, 신고선수 신분을 겨우 벗어난 선수들일 뿐이다. 이들을 3억 주고 지명하는 구단이 있을까? 실효성의 의문이 제기된 상태에서 급하게 제도변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매우 다행스러운 결정이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일단 제도의 취지와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생구단 지원을 위해 생긴 제도로 볼 수도 있으나 각 팀의 포지션 중첩등으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유망주에게 길을 터줌으로서 리그 경쟁력을 높이려는게 본래 목적이다. 허나 현 제도에서는 지명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도록 유도하는 규칙이 없다. 1년간 트레이드 금지 정도만 있을 뿐이다. 


메이져리그의 경우 룰 5드래프트와 차이점을 보면 지명된 선수는 5만달러를 지불해 데려올 수 있고 다음 해에 한정 한 시즌을 풀로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한다.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으며 장기간 부상자 명단(DL)에 올려서도 안되고 90일 이상 로스터에 포함되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웨이버공시를 통해 선수를 풀어줘야 하며 이후 과정에서 전 소속팀은 2만5천달러를 내고 선수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양도금은 국내 2차드래프트 1라운드 금액의 1/6 정도 수준이지만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엄격한 기준이 있기에 섣불리 선수를 지명하지 않는 것이고 그런 규칙이 있었기에 요한 산타나, 조쉬 해밀턴같은 선수가 룰 5드래프트를 통해 MLB의 슈퍼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국내 2차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를 무조건  26인 엔트리에 포함시키라고 하면 참여하는 구단이 있을까? 국내 야구단 선수층에서 40인 보호명단에 들지 않은 선수가 1군 엔트리에 1년 내내 머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현재의 제도로서는 미흡하나마 NC의 선수 지원과 유망주의 재배치라는 정도의 의의만 찾을 수 있다. 그러면 앞으로 2차 드래프트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2차 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들의 수준을 1군 엔트리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보호선수 명단을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2군에서의 경력이 있는 선수들로 한정하는 것이 되야한다. MLB 5 드래프트의 기준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중 소속구단과 19세 이전의 계약할 경우 만 5년, 19세부터는 4년을 채운 선수에 한정한다. 


국내로 따지면 2011년 드래프트된 유창식, 한승혁, 최현진, 심창민, 2010년 드래프티인 신정락, 김정훈, 홍재영 같은 선수들은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아직 성장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로 팀을 바꾸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선수나 팀에게도 억울한 일이 될 것이다. 국내의 경우 군 복무 기간 2년이 있기에 고졸은 프로 입단 후 3년, 대졸은 2년(군 복무기간 제외 조건)이 적당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탑유망주들의 군문제 해결에 구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거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기준이 되면 두산의 최재훈,  삼성의 김경모는 2008년 입대 했지만 군복무 기간을 빼면 2년을 뛴 것에 해당하므로 2차드래프트 명단에 자동으로 포함이 안 된다. 물론 두 선수는 보호선수 20인에도 포함될 만한 선수들이지만 말이다.


보호선수 명단 축소는 이런 전제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얘기일 것이다. 메이져리그 팀들은 AAA, AA, A+, A, 루키리그등의 마이너 시스템을 갖추었기에 보호 선수 40인에도 실효성을 유지할 수 있다. 국내는 그런 선수층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보호 선수 숫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어야 한다. 이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30인 기준이 적당할 거라고 생각한다. 
또 국내는 마이너리그 옵션이나 로스터 제외되도 웨이버를 공시할 필요가 없으므로 룰 5드래프트 보호선수도 FA시 보상선수 20인에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임찬규가 입단 3년차 이내에 해당하므로 룰5대상자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보호선수에 포함 안시키는 꼼수가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정리하면 나의 의견은 2차 드래프트 시행 전 각 구단에 FA 보호선수 20인과 그 선수를 포함한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30인을 제출도록 한다. 여기에 제외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되 프로 입단 후 군복무 기간을 제외 3시즌이 지난 선수들로 한정해 2차 드래프트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명된 선수들은 다음 해 부상이 아니면 엔트리에 제외될 수 없으며(최소한 전반기 까지) 80~90일 이상 1군 엔트리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아래와 비슷한 수준의 보호선수를 꾸리게 될 것을 추측할 수 있다.




※ 곽정철, 최대성은 군입대 시기를 고려해 수정했습니다.


위 표는 올해 제도하에 가상 보호선수가 아닌 위에 설명한 조건을 전제로 했을 때의 저의 예측일 뿐입니다. 선수들 군입대 사정을 정확히 모르기에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가 30인에 들어갔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것이니 순서는 가볍게 봐주세요.

선수들의 군문제에 대해서 추가로 얘기하면 군 보류선수는 군입대일에서 전역일 까지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올해 드래프트 시행일은 11월 22일 기준으로 나누면 될 것 같은데요. 제 기준대로 시행할시 지명된 선수는 내년 80~90일을 뛰어야 하기에 타구단은 무조건 뽑을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대신 올해 안으로 군 복귀 선수도 포함시켰으면 하는데 이건 더 생각할 문제겠죠.


보호 선수 30인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는가? 과연 30인 아래의 선수들이 한 시즌을 엔트리에서 버텨낼수 있을까? 여러가지 의문이 있고 부족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 허나 분명한 건 지금의 2차 드래프트 규칙은 본래의 취지에도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단장회의 등을 통해서 많은 고민과 제도의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