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진 출처 - 20110505_LFT_Hagerty님 플리커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가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 타일러 클로이드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밴덴헐크의 소프트뱅크행이 확정되자 후속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치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하지만 강속구 투수와 거리가 먼 마틴과 비슷한 유형의 클로이드 영입이 발표되자 국내에서의 반응은 실망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이 옮은 선택을 했는지 클로이드의 올해 성적을 전망해보자.


타일러 클로이드는 2008년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에 18라운드 전체 556번째로 지명되면서 프로에 입단했다. 대학 마지막 시즌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1.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스카우트가 선호하는 구위를 가지지 못해 지명 순위는 더 밀렸다. 프로에서도 마이너리그 레벨을 차근차근 통과하기는 했으나 나이에 비하면 인상적인 활약이 아니어서 유망주로서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그나마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시기는 2012년으로 트리플A에서 22경기 142이닝 동안 2.3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인터내셔널리그 MVP에 선정됐다. 클로이드는 이 활약을 계기로 시즌 후반 메이저리그에 승격되어 6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다. 평균 5이닝 이상 5점대 내외의 평균자책점은 나쁘지 않았으나 매 경기 피홈런을 허용하며 구위의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 시기 클로이드를 팀 내 21번째 유망주로 랭크시켰다. 


클로이드는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받긴 했지만, 빅리그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면서 2013시즌 후 웨이버 공시를 당한다. 2011년 이후 피칭 기록은 아래와 같다.





클로이드의 FIP를 보면 2012년의 평균자책점은 다소 운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고, 트리플A에서 FIP는 메이저리그나 더블A에서 수치와 비교하면 너무 낮다. 이유를 추측하면 체력적인 어려움이다. 2012년 클로이드는 더블A와 트리플A,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200이닝을 소화했다. 이 후유증이 2013년 트리플A 초반 부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2014년 클로이가 이적한 클리블랜드의 트리플A 홈구장은 인터내셔널리그에서 압도적으로 타자에게 유리한 곳이다. 스플릿 기록을 보면 홈에서 4.46ERA 5.30FIP, 원정에서는 3.35ERA 4.01FIP로 차이가 크다. 구장 효과를 고려해도 FIP+는 100내외로 마틴을 포함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수들의 일반적인 수치에 수렴한다.


FIP+뿐 아니라 클로이드는 마틴과 유사점을 많이 볼 수 있다. 컨트롤 위주의 투수로 삼진/볼넷 비율이 비현실적일 만큼 높고, 빠른 볼 스피드도 평균 86~87마일로 유사하다. 삼성 스카우트는 마이너리그에서 측정한 클로이드의 구속이 90마일대로 마틴보다 빠르다고 했는데 2014년 갑자기 상승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적지 않은 통계를 쌓았고, 기사를 비롯해 미국에서 클로이드를 소개한 자료를 보면 2012년에도 클로이드의 스피드는 80마일 중후반대로 묘사된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평균 130km 후반, 최고 140km 초중반을 형성하리라 여겨진다.


빠른 볼 외 구질 조합역시 마틴과 비슷하다. 포심보다 싱커(혹은 투심으로 분류), 커터, 커브, 체인지업의 조합인데 클로이드는 마틴보다 횡적 무브먼트에 무게를 둔 투수라 땅볼을 조금 더 많이 유도한다. 또 체인지업의 비중도 높아 마틴과 다르게 좌우타자를 상대로 비슷한 성적을 보였다. 그렇지만, 기본 성적이 비슷하기에 우타자에게 덜 강하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참고로 마틴은 국내에서는 우타자에게 4할 후반대 장타율, 좌타자에게 3할 초반대 장타율로 국내에서와 정반대의 성향을 나타냈다.


삼성은 밴덴헐크가 나간 상황에서 마틴과 유사한 유형의 투수에 만족해야 했을까? 이에 대해 자문자답하자면 밴덴헐크와 같은 투수를 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금은 물론, 스카우트의 운이 따라줘야 가능한데 이전에 영입한 피가로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또한, 마틴은 작년 생각보다 괜찮은 피칭을 했다. FIP로 보면 마틴은 밴헤켄, 밴덴헐크, 니퍼트 다음이고 후반기 52.2이닝 동안 3.93ERA 3.69FIP로 매우 좋았다. 클로이드가 마틴처럼 해줘도 삼성에는 큰 힘이다. 


그럼 비슷한 유형이라면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마틴과 재계약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한화의 이브랜드나 앨버스처럼 FIP에 비해 평균자책점이 높아 자체적인 평가나 여론을 고려해 교체로 의견이 모아졌을 듯하다. 또 87년생으로 마틴보다 4살이 어리고, 내구성게 강점이 있다면 교체에 당위성은 주어진다.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은 수성을 위해 지난 시즌과 같은 진용으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전체적으로 다운그레이드일 확률이 있어 변화를 모색해야 했다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다만, 클로이드의 영입 자체는 다른 구단과 비교할 때 결코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경기



2013년 팀에 승리를 안겨준 선발 등판 경기



작년 트리플A에서 달성한 '노히터' 마지막 카운트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