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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선동열 KIA 감독 취임 기념, 구단별 감독 연표

KIA 타이거즈의 조범현 감독이 사퇴하고 선동열 감독이 부임했다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발표됬습니다. 조범현 감독은 경질이라고 해야 하겠죠. 전에 댓글로 얘기한 적이 있는데 2008년 6위, 2009년 1위, 2010년 5위, 2011년 4위 팀 감독으로 V10을 달성한 조범현 감독은 계약기간을 채울 자격이 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0년 16연패 이 후 조범현 감독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어떤 감독이 와도 이 이상의 성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조범현 감독이 가혹하게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 대한 연민의 감정도 있었지만 차기 감독에게도 이런 사례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경질을 바라진 않았습니다. 조범현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하더라도 2013년 새로운 구장에서 새감독과 시작하는 것도 그럴듯한 그림을 만들 수 있었겠죠.


하지만 2010년 말 삼성에서 선동열 감독이 충격적인 해고를 당한 후 이 일은 예고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스타이며 감독으로도 훌륭한 커리어를 써가고 있는 선감독의 대한 타이거즈 팬들의 갈망은 당연한 것 이었습니다. 만약 선감독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경질 결정은 훨씬 조심스러웠고 조범현 감독에 대한 팬들의 원성은 지금처럼 과격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조범현 경질 원인은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 되겠죠. 감독이 정말 파리 목숨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면에서 프로야구 역사는 어땠는지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연표로 정리 해봤는데요.
 




연감을 토대로 최형석님 블로그를 참고했는데 두 곳이나 보도자료가 정확히 일치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감에는 월별로 반복 오류가 있는 경우도 있었고 삼미의 경우 김진영 감독의 구속되는 와중에 대행이 이끈 부분은 표기 하지 않았습니다. 큰 줄기에서 오류가 없도록 했지만 잘못된 부분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한국야구사에서 임기를 모두 채운 감독이 몇인지는 모르겠으나 10개 팀으로 분류했을 때 총 229시즌 총 80명의 정식감독이 임명됬습니다. 그대로 나누면 2.86년이 나오는데 대행체제를 뺐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간 더 낮은 수치 겠죠. 최장수 감독은 해태의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무려 18년으로 1위입니다. MLB에 코니맥 감독이 1901년 부터 50년 연속 기록이 있긴 하지만 프로야구 30년 역사를 생각하면 대단한 기록이죠. 애틀의 콕스 감독이 1978~1981 4년, 1990~2010년으로 25년간 감독직을 이끈 것과 비교할 만 합니다. 2위는 현대왕조를 이끈 김재박 감독의 11년, 3위는 OB, 두산을 지휘한 김인식 감독의 9년 입니다. 김인식 감독은 애제자인 선동열 전 감독을 위해 재계약을 포기했다고 하는데 미담이기도 하고 안타까운 일화이기도 합니다. 대신 김경문 감독이 올해까지 8년을 부임하고 물러났네요.


구단별로 살펴 보자면 김응룡 감독이 장기집권한 해태, KIA가 수치상으론 평균 5년에 가까운 기간으로 가장 길었고 다음은, 두산, SK, 한화 순일듯 합니다. 가장 감독 임기가 짧았던 팀은 역시 LG네요. 초창기 백인천 감독을 시작으로 평균 2년이 아슬아슬하게 안 될 듯 합니다. 감독이 이리 바뀌면 코치도 따라 휘청되고 선수들이 안정이 될 수가 없겠네요. 프런트는 이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혹시 단장야구라고 하는 MLB는 감독들의 목숨이 더 위태롭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포스트시즌 진출한 8개 팀의 감독들을 살펴봤는데요.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감독 대행을 거쳐 2년차에 접어든 애리조나의 깁슨과 밀워키의 로닉 신임 감독을 제외하면 대부분 장기간 부임한 감독들 입니다. 애리조나도 05~09년 멜빈 감독이 5년 밀워키도 03~08년 요스트 감독이 6년 동안 장기 부임한 후 과도기를 거친 감독들입니다. 양키스는 타계한 구단주 스타인브레너의 전횡 속에 감독들의 무덤인 시절도 있었지만 1996년~2007년 조 토리가 12년을 부임한 후 팀이 부흥기를 맞았죠. 이 후 조 지라디 체제로 자리를 잡은게 현재의 양키스 입니다. 템파베이의 매든 감독은 첫 2년을 .377 .407의 지구 최하위 승률에도 6년동안 팀을 지켰고 명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부러운 광경이죠. 한국야구처럼 감독에게 무한정 책임을 지우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이 나올 수 있는 듯 합니다.


선동열 감독 부임 소식 후 제가 이런 긴 글을 쓰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응룡 감독이 떠난 후 김성한, 조범현 감독이 재계약을 한 적은 있지만 결국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타이거즈를 떠났습니다. KIA 팬들이 그렇게 원하고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능력을 인정받는 감독이라면 다시 한번 팀에 장기간 부임하는 명장이 되줬으면 합니다. 선동열 감독이나 이순철 수석코치 힘으로만 되는 일이 아닙니다. 프런트의 역할도 중요하고 인내하는 팬들의 역할도 중요하겠죠. 사람 한 명으로 이끌어 가는 팀이 아닌 안정된 감독의 역할 속에 시스템을 발전 시켜나가는 팀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런 기회가 타이거즈에 온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