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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5년 넥센 히어로즈 TOP 10 유망주

2015년 유망주 시리즈, 여섯 번째로 살펴볼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조상우나 하영민, 김대우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김정훈 RHP / 1991-10-02 우투우타 185cm 85kg

2013년 상무 52G 62.1이닝 2.02ERA 69삼진 21볼넷 2피홈런 49피안타 1.12WHIP

2013년 윈터리그 12G 14.2이닝 1.23ERA 1.97FIP 15삼진 3볼넷 0피홈런 8피안타 0.75WHIP

2014년 상무 40G 0GS 37.2이닝 3.58ERA 4.62FIP 28삼진 10볼넷 3피홈런 38피안타 1.27WHIP

평점 : B+


작년 안정적인 토종 선발 투수가 없어서 고생했던 넥센은 불펜의 핵심 한현희를 선발로 보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넥센이 이런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또 한 명의 1라운드픽 유망주 투수 김정훈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진흥고 시절 2학년 시즌부터 좋은 신체조건과 최고 140km 중반 이상의 빠른 볼로 국내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허리 부상에서 복귀한 졸업반 시즌에는 41이닝 1.54ERA 54개의 삼진을 잡으며 변함없는 구위로 리그 NO.1 투수임을 확인시켰다. 그해 고교투수에 대한 평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말이다.


프로에서 김정훈은 한현희처럼 1군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았는데 정민태 투수코치와 상의하에 교정한 투구폼이 익숙하지 않아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다. 시즌 후반에는 팔꿈치에 이상이 발견되면서 다음 해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다. 다행히 복귀 후 불펜에서 경기 감각을 익히며 점차 구위가 회복됐고, 고교 시절의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한 체 상무에 입대하게 된다.


상무에서 김정훈은 이와쿠마 히사시의 피칭 영상을 참고삼아 난제와 같던 투구폼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찾아냈고, 종적인 무브먼트가 일품인 체인지업을 자신의 확실한 주무기로 만들어 냈다. 그 결과 불같은 강속구는 아닐지라도 빠른 볼의 로케이션이 잘 이루어졌고, 높은 타점에서 체인지업이나 브레이킹 볼의 위력이 배가 됐다. 2013년에는 중간 계투에서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보직을 차지하면서 퓨처스리그 최고의 릴리버로 맹활약을 했다.


그런데 복귀를 앞둔 2014시즌 김정훈의 성적은 타고투저를 고려해도 작년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조금 이르다 싶을 정도의 빠른 페이스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정작 시범경기에서는 빠른 볼 스피드가 140km에 못미치는 등 불안한 피칭 내용을 보였다. 하루빨리 1군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화를 부른 걸까? 김정훈은 한현희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투수로 자신의 방향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 있다.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너무 일찍 포기한 것은 아닌가 안타깝기도 하다.




최원태 RHP / 1997-01-07 우투우타 184cm 93kg

2013년 서울고 11G 42.2이닝 1.69ERA 48삼진 16볼넷 0피홈런 23피안타 0.91WHIP

2014년 서울고 11G 38.1이닝 2.58ERA 47삼진 18볼넷 0피홈런 20피안타 0.99WHIP

평점 : B+


매년 시즌 초가 되면 그해 최고의 유망주라 불리는 고교 투수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서울고의 최원태는 180cm 중반의 탄탄한 체형에서 평균 140km 초반, 최고 140km 중반 이상을 마크하는 힘있는 패스트볼로 2014년 스카우트에게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다. 2013년부터 팀의 주력으로 또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냈고,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13.2이닝 동안 23개의 삼진을 잡는 활약을 하면서 KT의 우선지명 후보로 거론됐다.


그런데 2015년 1군에 진입해야 하는 KT로서는 경기 경험이 적은 원석을 뽑기에는 여유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한참 주가를 올려야 하는 황금사자기부터 뇌진탕과 가벼운 발목 부상 등으로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고, 경기 출장이 줄어들면서 선뜻 지명하기 꺼려지는 부분이 있었다. 황사기 이후 최원태의 등판은 단 4경기 7.1이닝에 불과했다.


결국, 최원태를 잡은 팀은 서울권 첫 번째 1차 지명권을 가진 넥센이 됐고, KT 우선 지명자 주권, 홍성무보다 많은 3억 5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겨주면서 드래프트 최대어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이 금액은 성영훈, 유창식, 윤형배 등으로 이어지는 초고교급 고졸 신인 타이틀에는 못 미치지만 넥센 창단 이래 최다 금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때문인지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가 2015년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과감한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감독의 말처럼 최원태가 2015년 로테이션에 진입할 실현될 확률은 낮다. 패스트볼과 커브 조합은 매력적이긴 하나 조상우처럼 힘으로 압도할 정도는 아니고, 제구력은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혀왔다. 최원태의 매력은 유급생과 비교하면 두 살 가까이 차이 나는 어린 나이와 잠재력에 있다. 보기 드물게 혹사당하지 않은 고교 야구의 일류 재능을 넥센이 서두르지 않고 단련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2B / 1995-10-17 우투우타 175cm 76kg

야탑고 통산 67G 276타석 .268AVG .365OBP .409SLG 1홈런 20도루 16삼진 31볼넷

2014년 화성 14G 47타수 .362AVG .492OBP .553SLG 1홈런 6도루 9삼진 10볼넷

2014년 넥센 60G 48타수 .188AVG .298OBP .396SLG 2홈런 4도루 13삼진 8볼넷

평점 : B


2009년 안치홍과 정수빈 이후 좀처럼 고졸 루키가 프로에서 단번에 정착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고교 야수의 수준이 떨어져서라기보다 그만큼 프로의 레벨이 올라갔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작년 김하성이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비범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지만, 빠른 발과 나이답지 않은 야구 센스를 발휘하며 팀의 2~3번째 유격수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다.


당연하게도 김하성의 활약은 고교 시절부터 이어진다. 고3시기 1.091OPS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했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대표팀 2루수로 타율 4할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까지 밀린 이유는 재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크지 않은 체격이 단점으로 작용했고, 2학년까지 2할 언저리 타율로 특출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야탑고 입학 후 1년 뒤 박효준이라는 슈퍼 루키가 등장하면서 포지션이 밀리고,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감이 있다.


넥센에 입단한 김하성은 스프링캠프에서 변함없는 타격감을 이어가면서 코칭 스탭의 눈에 들었다. 넓은 수비 범위와 준수한 송구력 등 유격수로 뛸 수 있는 어깨와 수비력을 보유했음을 증명해냈다. 연습 경기 손목 골절상을 당했음에도 웨이트를 꾸준히 해 근육량을 늘리면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은 점도 칭찬해줄 만하다. 


강정호의 미국 진출로 김하성은 당장 주전 유격수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만 20세가 되지 않은 고졸 내야수에게는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기회. 이원석, 정수빈, 박경수 등의 사례를 본다면 템포 조절이 올스타 유격수로 성장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임병욱 SS / 1995-09-30 우투좌타 185cm 84kg

2012년 덕수고 28G 118타석 .269AVG .342OBP .385SLG 2홈런 12도루 14삼진 9볼넷

2013년 덕수고 20G 90타석 .320AVG .409OBP .493SLG 2홈런 11도루 12삼진 9볼넷

평점 : B


'넥스트 강정호' 넥센이 임병욱을 1차 지명자로 뽑으며 나온 말이다. 팀의 첫 야수 1라운드에 해당하는 선수이니 이 정도 찬사가 당연할 수도 있지만, 임병욱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허언으로 마냥 흘려 들을 소리도 아니다. 유격수로 이상적인 185cm의 신장에 균형 잡힌 체형. 고교 시절 100타석 남짓한 기회에 2년 연속 2홈런, 10개 이상의 도루는 호타준족으로 가능성을 말해준다.


물론, 겨우 4개의 홈런으로 임병욱의 파워가 증명되지는 않는다. 2013년 9월에 열린 세계야구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도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홈런을 쳐냈고, 작년과 올해 시범 경기에서 25타수 동안 3개의 홈런을 치며 강한 손목 힘을 과시했다. 봉중근이 어안이 벙벙해 하는 장면은 그중에서도 백미. 스피드와 어깨까지 완벽에 가까운 툴패키지는 향후 20-20클럽이 가능한 올스타 내야수로서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기술로 발현될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임병욱은 덕수고 시절부터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을 들었고, 국제 대회와 시범 경기에서 주로 1루수로 출장했다. 타격 성적도 다른 1차 지명 유격수들과 비교하면 평범함에 가깝다. 작년 발목 부상으로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해 야수로 방향이 명확히 잡히지도 않았다. 올해는 건강히 시즌을 치르며 탑유망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길 바란다.




임동휘 3B / 1995-08-22 우투우타 180cm 90kg

덕수고 통산 54G 208타석 .295AVG .386OBP .445SLG 3홈런 13도루 8삼진 10볼넷

2014년 화성 82G 242타석 .269AVG .345OBP .434SLG 9홈런 3도루 60삼진 25볼넷

평점 : B


2014 드래프트에서 넥센은 2차 3라운드까지 무려 3명을 고졸 야수로 뽑는 과감한 지명을 한다. 이중 임동휘는 전지훈련부터 시범 경기, 정규시즌에도 대부분 1군이 아닌 2군 선수단과 함께하면서 매스컴이나 대중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다. 이는 임동휘의 기량이 1군과 거리가 있다는 코칭 스탭의 판단이라고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당장 1군에 뛰지 않는다고 해서 상위 지명 드래프트 동기보다 발전 속도가 뒤처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임동휘는 2014년을 부상 없이 보내면서 자신의 레벨에 맞는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섰다. 덕수고 시절 실질적인 그해 NO.1 파워히터로 후기 주말리그에만 3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프로에서도 전반기 167타수 동안 .287의 타율 7개의 홈런으로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 나갔다. 후반기 체력 문제인지 타격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는데 루키임을 고려하면 매우 양호한 성적이다.


임동휘는 스피드보다 타구의 질로 안타를 만들어야 하고, 3루수로 높은 수비적 완성도까지 보여야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파워히터다. 단기간 1군 레벨로 올라서기가 쉽지 않으나 3~4년 후에는 넥센 중심 타선에 가장 유력한 후보일 수 있다. 올해는 상무나 경찰청에 합격할 수 있도록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실적을 쌓는 기간이 됐으면 한다.  




고종욱 CF / 1989-01-11 우투좌타 184cm 83kg

2012년 상무 67G 208타수 .327AVG .373OBP .447SLG 3홈런 11도루 45삼진 15볼넷

2013년 상무 78G 210타수 .319AVG .425OBP .490SLG 7홈런 14도루 51삼진 40볼넷

2014년 화성 13G 41타수 .366AVG .435OBP .561SLG 1홈런 3도루 7삼진 5볼넷

평점 : B


야구가 다른 스포츠보다 기술의 단련이 중요한 종목이라고 해도 운동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스피드는 수비와 주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툴로 스카우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고종욱은 대학시절 윤정우 등과 함께 100M를 11초 내외로 주파하는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다.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큼성큼 타율이 오르는 등 성적이 바탕이 됐으니 드래프트 전체 19번째 상위픽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입단 후 고종욱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1군에서 2할 중반의 타율과 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다. 다만 준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선구안을 비롯해 타구 판단, 송구 등 공수주에서 세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1년 만에 상무에 입대한다. 상무에서 고종욱은 70경기 내외 200타석 이상을 소화하며 경험을 키워나갔고, 작년까지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700타석 이상 .335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16개의 홈런을 칠 정도로 중장거리 히터로서 매력도 있다. 우투좌타의 빠른 발에 갭파워를 보유한 고종욱은 BABIP가 높은 유형의 선수이고, 1군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타율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단, 리드오프 유형의 타자로 본다면 줄어들지 않는 삼진 숫자가 고민이다.


제대 후 어깨 수술로 공백기가 있었던 고종욱은 작년 포스트시즌 엔트리 등록을 고려하는 등 1군 전력에 근접한 선수다. 하지만 넥센이 중견수 스나이더를 영입하면서 고종욱이 설 자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래도 넥센의 장기적인 계획에 벗어나 있지 않을 테고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힘이 돼 줄 선수라고 확신한다. 




박종윤 LHP / 1993-02-09 좌투좌타 174cm 80kg

2013년 넥센2군 39G 7선발 79.1이닝 3.52ERA 58삼진 32볼넷 4피홈런 74피안타 1.34WHIP

2014년 상무 36G 7선발 67.1이닝 3.61ERA 4.65FIP 53삼진 5피홈런 68피안타 1.43WHIP

2014년 U21WC 2G 2.0이닝 0.00ERA 2삼진 1볼넷 0피홈런 0피안타 0.50WHIP

평점 : B


항상 좌완 계투에 갈증을 느끼는 넥센은 강윤구, 김대유, 윤지웅, 하해웅 등 창단이래 거의 매년 상위라운드에 좌투수를 수집해왔다. 이중 2012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된 대구고 박종윤은 1차 지명 강윤구를 포함해도 아마 시절 가장 성적이 빼어난 선수라고 해도 무방하다. 2, 3학년 총 137.2이닝 동안 1.98의 평균자책점에 이닝당 1개 꼴로 삼진을 잡는 등 구위 면에서도 상위권에 속했다.


아쉬움이 있다면 프로필상 170cm가 조금 넘는 작은 키. 땅땅한 체구에서 최대한 높은 타점으로 전력을 다해 던지다 보니 제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대신 불펜으로 등판 시 평균 140km 내외 최고 140km 중반까지 나오는 빠른 볼은 좌완으로 메리트가 있다. 슬라이더, 포크볼 등의 변화구를 활용하면서 프로에서 매년 삼진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고교 시절부터 큰 부상 없이 60~70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망주로서 가치를 높인다.


상무에서 박종윤은 7월 이전까지 주로 불펜으로 등판해 36.2이닝, 이후 선발로 30.2이닝을 던지면서 모두 리그 상위권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올해 어떤 보직을 맡을지 미지수이긴 하나 제대 후 1군에서 활용될 만큼의 기량을 쌓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김택형 LHP / 1996-10-10 좌투좌타 183cm 90kg

2013년 동산고 14G 61.2이닝 2.04ERA 78삼진 26볼넷 0피홈런 32피안타 0.94WHIP

2014년 동산고 12G 59.2이닝 2.87ERA 68삼진 31볼넷 2피홈런 43피안타 1.24WHIP

평점 : B-


작년 하영민, 김하성을 비롯해서 넥센에는 유독 고졸 루키의 프로 1년 차 시즌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면 넥벤져스를 만든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체중이 는 선수들이라는 점. 올해 입단한 김택형도 그중에 한 명. 183cm 82kg의 체격에서 체중에 7~8kg이 늘면서 투구폼 교정과 함께 빠른 볼 스피드가 130km 중후반에서 140km 초중반으로 향상됐다.


마치 마술을 부린듯한 이 같은 변화가 드래프트 전에 일어났다면 SK는 1차 지명에서 김현석과 김택형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을 확률이 높다. 넥센은 적어도 2차 1라운드 픽 선수를 공짜로 업그레이드한 셈. 슬라이더, 커브 등의 브레이킹볼과 함께라면 1군 타자들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구위의 좌완 투수다. 확실한 좌완 계투가 없는 넥센은 벌써 김택형을 필승조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세운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구위가 뛰어나도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김택형은 동산고 시절에도 정교한 제구력을 보이지 못했으며 볼넷이 많은 편에 속했다. 더군다나 달라진 메커니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처음부터 팽팽한 상황의 투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큰 수확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




홍성갑 1B-OF / 1992-08-02 우투우타 181cm 80kg

북일고 통산 43G 178타석 .299AVG .383OBP .449SLG 1홈런 10도루 23삼진 18볼넷

2011년 넥센2군 68G 116타수 .233AVG .328SLG 1홈런 5도루 34삼진 14볼넷

2014년 화성 67G 229타수 .323AVG .383OBP .646SLG 16홈런 13도루 59삼진 18볼넷

평점 : C+


홍성갑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깜짝 등장한 넥센 팜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다. 북일고 3학년 팀의 4번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했지만, 대단한 파괴력을 보이진 않았다. 프로 첫 시즌에도 루키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그런데 공익근무 요원으로 제대 후 무려 16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면서 SK 김도현, LG의 대졸 양석환 다음으로 높은 타수당 홈런 비율을 기록했다.


허나 타고투저 시즌에서 크지 않은 표본이기에 신중히 살펴볼 필요도 있는 선수다. 홈런 타자는 삼진이 허용되지만, 상위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결코 무시할 수도 없는 수치다. 홍성갑의 삼진/볼넷 비율은 3.0이 넘어 퓨처스리그에서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동갑내기 김도현이나 LG 최승준과 비교하면 두 배에 이상의 차이. 포지션도 확실히 확립되지 않았다. 북일고에서는 2학년 지명타자와 1루수, 3학년 주로 2루수로 출장했다. 프로 첫 시즌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을 거쳤고, 작년에는 주로 1루수로 출장하면서 간간이 외야수로 포지션을 실험했다.


대단한 파워에도 공갈포에 가까운 성향, 어떤 유형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여준 게 많지 않은 선수이지만, 92년생 군필 야수이기에 모든 게 용서된다. 3년 차 시즌 지금의 파괴력을 유지하면서 정제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넥센의 1군 야수진은 홍성갑을 기다려줄 여유가 된다.




강지광 OF / 1990-10-23 우투우타 181cm 100kg

인천고 통산 26G 104타석 .315AVG .388OBP .511SLG 3홈런 1도루 24삼진 11볼넷

2013년 LG2군 21G 65타수 .231AVG .311OBP .431SLG 1홈런 2도루 14삼진 7볼넷

2014년 화성 5G 20타수 .250AVG .286OBP .550SLG 2홈런 0도루 6삼진 1볼넷

평점 : C+


강지광은 넥센에서 가장 긴 타구의 비거리를 자랑하는 선수라고 한다. 2014년 스프링캠프 박병호와 이성열을 움찔하게 하는 파워로 이목을 끌었고, 작년 시범경기 34타수 동안 .294의 타율 3개의 홈런으로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퓨처스리그 개막전에는 2개의 홈런을 치면서 보는 이가 무서울 정도의 순수 파워를 뽐냈다. 여기에 평균 이상의 스피드와 강한 어깨까지 MLB의 스탠튼이나 푸이그를 연상하는 팬들도 생겨났다.


넥센 이장석 대표는 강지광을 2차 드래프트에서 발굴한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강지광은 LG에서 파워 피쳐로 기대를 모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거의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리고 타자 전향 1년도 되지 않아 20경기 남짓 야수로 출장한 선수를 지명했으니 40인에 보호하지 않은 LG 코치진이나 프런트의 잘못은 아니다. 이장석 대표를 비롯해 넥센 스카우트 팀의 부지런함이 이끌어낸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단, 강지광이 정말로 슈퍼스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타자 전향 후 2년 동안 손목 부상 2회, 손가락, 무릎 인대 파열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경험이 부족해 수비와 주루, 컨택 능력 등을 키워 나가야 할 강지광에게는 내구성이 큰 약점. 최대한 수비 부담을 줄이고, 타격에 매진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역대 최초 야구단 운영 전문 모기업을 두고 있는 히어로즈는 팜운영도 다른 구단과 차별화된다. 이장석 대표가 직접 아마추어 유망주에 관심을 두고 드래프트에 참여하며 스카우트와 긴밀한 대화창구를 가진다. 2군은 화성시와 협조하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결과 한현희, 조상우, 하영민과 같은 투수 자원과 서건창, 문우람 등 신인을 속속들이 발굴해 나가고 있다. 때로는 과할 정도로 신인을 밀어붙이는 태도는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운영진이 바뀌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건실한 팜을 유지하리라 예상한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