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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이변 없는 1차 지명, 고졸 투수 대거 발탁

28일 2016 드래프트 1차 지명 발표가 있었다. 홍희정 기자님을 비롯해서 언론에 각 팀의 결정이 어느 정도 알려진 상황이었기에 생각보다는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결과가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그만큼 이번 드래프트는 전통적인 방식의 스카우트가 행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지역별 어떠한 후보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영광의 선택을 받은 8명의 선수를 정리해보았다.




※ 1차 지명 전 6월 28일까지 기록



삼성 라이온즈 - 경북고 우완 최충연


올해 1차 지명에서 가장 세간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 지역은 대구·경북권이었다. 전국 TOP3 후보가 바로 삼성 1차 지명 후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 있다는 평이다. 일찌감치 후보로 떠오른 선수는 건국대의 파이어볼러 김승현. 제구력이 약점이지만, 최고 150km의 패스트볼로 톈진 동아시아 대회와 U21 세계 선수권 대회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페이스가 잠시 떨어졌고, 고졸 투수들이 약진하면서 후보에서 조금 멀어졌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경북고 좌완 박세진. 롯데 박세웅의 동생으로 빼어난 커맨드와 고교 레벨 기준 수준급 구위로 봉황대기에서 6경기 23.2이닝 동안 자책점 제로, 4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고교 NO.1 투수임을 확인시켰다. 놀라운 점은 경북고에 이에 뒤지지 않는 강력한 1차 지명 후보가 있었다는 점이다. 우완 최충연은 189cm의 훤칠한 신장에 빠른 볼 스피드가 최고 140km 후반까지 향상되면서 스카우트의 넋을 놓게 하였다. 박세진이 완성형 투수로 신장과 빠른 볼 스피드가 상대적으로 아쉬운 유형이라면 최충연은 당장 성적은 평범하지만, 맥시멈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었다. 


삼성은 이미 2년 전 즉전감 좌완 이수민을 뽑은 상황이기에 최충연 쪽으로 무게의 추가 기울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팀 자체의 투수력이 두터운 팀이기에 좀 더 여유로운 선택을 할 여건이 됐다. 최충연의 현재 기량으로는 초고교급 투수라고 칭하기는 어렵고, 위험 요소가 어느 정도 있는 지명이다. 그래도 밸런스가 엉망인 선수가 아니기에 삼성의 지명이 성공적으로 흐를 확률이 더 높다고 여겨진다.




한화 이글스 - 경희대 1루수 김주현


일반적으로 1차 지명 후보를 꼽을 때 고교 투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곤 한다. 그런데 한화는 지역권 내 뚜렷한 인상을 남긴 선수를 거의 찾기 어렵다. 작년 주권, 김범수, 재작년 황영국, 유희운 등을 떠올리면 더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으로 눈을 돌려도 경남대 사이드스로 이민준 등이 활약하긴 했지만, 1차 지명으로 만족할 만한 유형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야수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데 명실공히 대학 최고의 1루수 경희대 김주현이 단연 눈에 띈다. 188cm 100kg이 넘는 이 거구의 좌타자는 대학 통산 .342의 타율로 교타자와 파워히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선수다. 대표적인 대학 야구의 슬러거였던 나지완이나 김태완처럼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프로에서 적응하기에 용이한 컨택 능력을 갖췄다. 또 당시(2005~2007년 타석당 홈런 수 1%)보다는 지금(2015년 타석당 홈런 수 0.007%)이 홈런이 적게 나오는 시대이기에 동일한 잣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단, 최근 대학이 배출한 장타자 SK 한동민이나 LG 서상우보다 월등히 뛰어난 타자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물론, 2008년 박상규, 2009년 김회성보다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적이 있기에 훨씬 납득할 만한 1차 지명자임은 부인할 수 없다. 




SK 와이번스 - 야탑고 우완 정동윤


작년 드래프트에서 SK는 2006년 인천고 이재원 이후 9년 만에 야수를 1차 지명 선수로 호명했다. 올해는 인천고 하성진, 야탑고 김태연과 같은 고교 장타자들이 있지만, 눈길을 주지 않고 투수로 눈을 돌렸다. 야탑고 우완 정동윤은 프로필 상 194cm 100kg에 달하는 거구로 겨울을 거치며 빠른 볼 스피드가 130km 후반에서 140kg 초반까지 늘었다. 그에 따라 이닝당 1개꼴로 삼진을 잡으며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제구력이 부족해 공이 몰리면서 40이닝 동안 3개의 피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슬라이더 외 투피치 투수여서 아직 채울 게 많은 투수다. 그럼에도 불구 정동윤이 지금의 페이스라면 대형 투수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SK는 주저하지 않고, 1차 지명 선수로 지목했다. 예전부터 위험을 감수했던 전형적인 SK 스카우트의 색깔이 드러난 결과. 참고로 정동윤이 워낙 원석으로서 매력이 뚜렷하기에 MLB 진출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한편 인천 지역 동산고에는 후보로 거론 될만한 우완 투수 두 명이 더 있었다. 김찬호는 야수와 투수를 겸하는 투수로 안정된 제구력을 무기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내야수 안정광의 동생인 안정훈은 빠른 볼 스피드를 비롯해 기량이 쑥쑥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대회를 치를 때마다 평균자책점을 계속 낮추는 등 다크호스로 떠오르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 광주일고 우완 김현준


호남지역은 프로야구에 우수한 자원을 끊임없이 배출하곤 했지만, 수도권이 아닌 이상 연간 편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효천고 차명진이나 경성대 이민우 같은 특급 투수 자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96년생 진흥고 우완 김승규, 동성고 우완 김홍빈 등이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신장이 작거나 구위 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선수는 유창식의 사촌 동생으로도 유명한 광주일고 우완 김현준으로 최고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을 던지며 외형적인 조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졸업반 스피드건에 숫자를 신경 쓰다 보니 제구력은 들쑥날쑥했고, 5점대 내외의 평균자책점과 FIP는 리그 평균보다도 높은 수치다. 당연히 1차 지명 후보로는 아쉬운 점이 많으나 크게 앞선 후보가 없었기에 스카우트는 기술적으로 나아지리란 기대를 품고, 김현준에게 투자한 셈이다.


야수 쪽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까? 인하대 유격수 이성규는 신입생 시기부터 고타율을 기록하며 대학 야구의 국가대표로 발탁된 재능있는 선수다. 또 광주일고의 류승현 역시 고타율에 특히 많은 볼넷을 얻어내며 리드오프와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이러한 장점을 외면하고, 스카우트가 외면한 이유는 김현준과 달리 외형적 조건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프로필 상 170cm 중반의 신장으로 체격이 작고, 센터라인의 선수 중에 운동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지는 않는 듯하다. 또 표본이 작은 스탯보다 눈으로 관찰하는 수비 판단은 스카우트의 안목을 믿는 수밖에 없다.




서울권 1순위 

두산 베어스 - 선린 인터넷고 우완 이영하


지방팀들의 한없이 너그러운 배려로 권역을 나누지 않고, 공동 관리를 하게 된 서울 구단의 1픽은 당연히 전국 탑 레벨의 선수를 지명할 수 있게 된다. 선린 인터넷고의 에이스 이영하는 저학년 시기부터 큰 체격과 강한 어깨로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던 선수였다. 그리고 이번 겨울 훈련의 성과인지 빠른 볼 스피드가 최고 140km 후반대로 올라가면서, 슬라이더나 커브 등의 변화구가 더 위력을 발휘했다. 이닝당 볼넷 수치도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했다. 이영하는 경북고 박세진보다 체격이나 구위에서 앞서고, 최충연보다는 다듬어진 투수다. 반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현재 1차 지명 선수 중 팬과 구단의 만족도가 가장 큰 픽이라고 생각된다.



LG 트윈스 - 선린 인터넷고 우완 김대현


황금사자기 MVP에 빛나는 이 투수는 2014년 이영하와 마찬가지로 고교 수준에서 꽤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리며 2학년 투수 중 앞서가는 피칭을 했다. 하지만 겨울 동안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낸 이영하와 달리 김대현은 시즌 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투박한 제구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다행히 1차 지명이 가까워져 오자 페이스를 회복했고, 황금사자기에서 1.1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LG 스카우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성공했다. 190cm에 근접한 신장에 두툼한 체구의 몸은 전형적인 파워 피쳐로서 성장을 예상케 한다. 다만, 현재는 구위와 제구력 모두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로 앞으로 육성이 중요한 선수다.


넥센 히어로즈 - 서울고 포수 주효상


넥센은 서울권에서 이영하와 다른 투수들간에 기량의 갭이 크다고 판단했는지 타구단이 신경을 덜 쓴 야수로 지명 전략을 바꿨다고 한다. 넥센이 선택한 서울고 주효상은 1학년부터 포수 외에도 내외, 외야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며 경기에 출장한 야구 센스가 있는 선수다. 포수로는 기술적으로 완숙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강한 어깨와 민첩함으로 프로 수준에서도 보기 힘든 송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타격에서도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타율이 1할씩 오르는 등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령 포수가 아니더라도 프로에서 살아남을 재능이 엿보인다. 불안 요소라고 하면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선수이기에 어중간한 형태로 길러질 염려도 있다. 주효상 픽에 큰 이견이 붙지 않는 배경에는 최근 드래프트에서 대단한 성과를 낸 넥센의 선택이어서 인지도 모른다.


서울권에는 위 세 팀이 지명한 선수 외에 지나치기 아까운 인재들이 많다. 먼저 대학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손색없는 홍익대 사이드스로 김재영은 최고 140km 중반 이상의 빠른 볼과 포크볼 등의 변화구가 위력적인 즉시 전력감 투수로 분류된다. 서울고 최원준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만큼 운동능력이 뛰어난 유격수이고, 올해 눈부신 타격을 했다. 같은 팀 소속 3루수 임석진은 작년 황대인에 이어 자타공인 고교 야구 최고의 파워히터다. 그 외 꾸준한 타격을 보여준 휘문고 유격수 김주성이나 투타 모두 상위 지명자로 재능이 있는 경기고 박준영 등도 손꼽히는 자원이다.



롯데 자이언츠 - 부산고 우완 박종무


2015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삼성과 함께 연고권 내에서 적절한 인재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고민은 계속 이어졌다. 경남고 우완 신민준, 사이드암 김민기, 부산고 우완 박종무 등은 나름 준수한 활약을 보였으나 프로에서 통하기에는 파워 보강이 요구되는 선수들이다. 이중 롯데는 평균자책점이 제일 낮고, 신장이 큰 박종무를 1차 지명 선수로 최종 낙점했다. 부산고 1년 선배 류진욱과 비교하면 현재는 성적이나 구위 면에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2년 연속 야수 깜짝 픽을 하기에는 부담을 가진게 아닌가 싶다.


만약 작년과 유사한 결정을 했다면 운동 능력과 수비력에 장점을 가진 경남고 유격수 김찬형이 그럴싸한 후보였다. 또는 올해 부진하긴 했더라도 2학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로 뽑힌 바 있는 외야수 조준영의 타격 재능을 믿어 보는 것도 선택지에 있었다. 대학으로 눈을 돌리면 동아대 우완 김도영이나 동의대 3루수 도태훈이 더 건실한 픽이 될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롯데 팬들에게는 올해 1차 지명보다는 내년 최대어로 예약된 윤성빈을 미국 스카우트의 유혹에서 안전하게 지켜내느냐 여부가 더 관심사일 듯하다.



***

마지막으로 신생팀 1차 지명은 다음 주 월요일인 7월 6일 발표된다. 순서는 NC의 양보로 kt가 우선권을 갖게 되는데 이는 두 구단이 어느 정도 확정된 후보를 가지고 좋은 모양새를 갖췄다거나 NC가 의외의 픽을 한다는 할 수도 있다. 무난한 예상은 두 구단이 대구·경북권 빅3로 꼽혔던 경북고 박세진과 건국대 김승현을 나란히 뽑는 것일 테고, 아니면 NC가 서울권 후보들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 서울고 최원준, 휘문고 김주성 같은 유격수나 투타 모두 가능성을 보고 경기고 박준영을 호명하는 그림도 희박하지만 그려봄 직하다. 차기 4번 타자로 서울고 임석진을 점찍고 과감히 픽한다면 이 역시 짜릿한 픽. 대졸 가운데는 홍익대 김재영이 몇 안 되는 후보군이다.


2차 지명 순서는 KBO 문의 결과 kt부터 시작해서 2014년 순위의 역순 한화-KIA-롯데-두산-SK-LG-NC-넥센-삼성으로 진행된다고 하고요. 올해부터 ㄹ자가 아닌 Z자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단, 이전 연도에 KBO 답변이 틀린 적이 있으므로 향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fortitude863님께서 홍희정 기자님께 직접 문의 결과 올해까지는 ㄹ자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KBO 운영팀 분보다 홍희정 기자님의 답변이 훨씬 신용이 가므로 위 내용이 틀릴 가능성이 높을 듯합니다. 차후 KBO에 다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