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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한화 이글스, 리빌딩은 있나?

류현진의 26일 인상적인 완투패가 시선을 많이 끌었나 봅니다. 포털에 이글스에 투자에 대한 비판과 류현진의 불행에 대한 글이 많이 보이네요. 저는 그 중에 류현진이 승수가 적어 불운하다는 지적은 그리 공감하지 않습니다. 류현진의 인터뷰처럼 다승이 기삿거리에나 중요하지 투수의 기량을 평가하는 척도로는 거의 쓸모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류현진에게 큰 돈을 안겨줄 미일 구단들, 스카우터들이 승수를 신경이나 쓸까요? 물론 3루에 이여상이 아닌 최정이 있다면 더 편하게 피칭할 수 있겠지만 저는 류현진이 한화 소속이라는게 선수 본인에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류현진이 없을 지 모르는 2012년 후의 이글스 입니다. 흔히 리빌딩이라는 말을 하는데요. 이글스가 과연 리빌딩을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리빌딩도 팀의 주축이 되는 베테랑이 있어야 하는데 이글스는 그 마저도 없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이글스가 과연 팀을 재건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냐가 의문인 것이지요.


 

MLB에서 리빌딩에 들어간 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트레이드가 있습니다. FA가 얼마 남지 않은 팀의 핵심선수를 보내는 대신에 가능성이 높은 어린 선수들을 얻어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레인져스가 2007년 FA가 2년 남은 팀의 주포 마크 테세이라를 애틀로 보내면서 엘비스 앤드루스, 나프탈리 펠리즈, 맷 해리슨, 제러트 살탈라마키아등을 받아온 것 입니다. 현재 앤드루스는 주전 유격수, 페리즈는 마무리, 해리슨은 주축 선발투수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휴스턴이 투타 중심 오스왈트와 버크만을, 파드레스가 애드리안 곤잘레스를 보내며 유망주를 받아온 것등이 이에 해당하겠죠. 레인져스처럼 성공한 트레이드가 되긴 힘들더라도 팀의 상황에 따라 팀의 주축을 보내는 것도 해볼만한 트레이드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런데 한화가 이런 움직임을 보여 준 적이 있던 가요. 최근의 트레이드라면 마정길을 넥센에 보내고 현금과 함께 2살 어린 마일영을 받아온 것 그리고 장성호(77년생), 김경언(82년생), 이동현(79년생)을 영입하면서 안영명(84년생)과, 박성호(86년생), 김다원(85년생)을 영입한 것 입니다. 김태균을 일본으로 보내면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일본에 간 이범호 영입에 실패하면서 보상규정에 따라 안영명을 다시 찾아온게 전부죠.

물론 베테랑 내야수 정원석과 이대수를 줒어오다 시피 영입한 것과 신종길과 강동우를 맞바꾼 것은 분명 팀 전력에 도움이 됬습니다. 장성호도 팀의 주포로 몇년간 활약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팀이 젊어지고 장기적으로 재건을 위한 움직임이였냐고 하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죠. 수비가 문제였다고 하지만 2군 출루왕 김강석을 제대로 시험해보지도 못하고 군대에 보낸 것은 여전히 찜찜함을 남깁니다. 이글스의 최근 행보는 리빌딩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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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만이 문제가 아니겠죠. 더 중요한 것은 유망주를 키우는 시스템의 문제입니다.한화는 현재 유일하게 2군 구장이 없다고 봐야 하는 팀인데요. 삼성과, 롯데, 두산, LG는 부러워 할만한 시설들을 갖춘 2군 전용 구장을 가진 팀이고 히어로즈는 강진베이스볼 파크를 임대해 훈련을 하고 있죠. KIA는 허름한 함평구장을 임대해 쓰다가 한국시리즈 우승후 2군 전용구장 건설을 확정짓고 곧 완공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K는 2006년 4월 기존 용현동의 2군 구장이 재개발로 철거된 후 훈련할 곳이 없어서 문학구장내 실내연습장과 여건이 취약한 송도 LNG 사회인 야구장을 찾아다녔지만 작년 우승 후 강화군에 300억원 대의 전용구장을 짓는다고 하죠.

이에 반해 한화는 2007년 대덕구에 2군구장을 지어 2009년에 전국체전에 사용될거라고 했지만 지지부진하게 끌더니 이제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럴거면 넥센 처럼 강진베이스볼 파크를 임대하는게 선수들 훈련에 훨씬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서 말한 텍사스 레인져스가 팀 재건에 성공하며 2010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결국 팜의 재건이었습니다. 2007년 BA 28위에 선정됬던 팜랭킹은 2008년 일련의 트레이드와 국제드래프트 투자에 성공으로 4위로 뛰어올랐고 2009년 1위, 2010년 2위로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이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 되가고 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한화가 텍사스를 그대로 따라가기는 여러가지로 어렵겠지만 방향은 결국 팜재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남들 하는 만큼 2군선수들에 여건을 갖추고 드래프트에도 과감한 투자를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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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좋은 소식도 전합니다. 26일 퓨처스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유창식이 선발로 등판해 6.1이닝 동안 116개 투구 7삼진 3사사구 0피홈런 5피안타 2자책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고 합니다. 상대 선발은 역시 1라운더 홍건희로 4.1이닝 동안 5자책으로 부진했네요. 9회말 KIA가 신주영을 두들기면서 12:10 으로 뒤집었지만 빅뱃 유망주 김강도 4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린 것을 보면 희망을 볼 수 있는 경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행도 가능했던 유창식을 한화가 7억으로 붙잡은 건 최근의 행보 중 가장 칭찬할 만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직 1군에 못오르고 있지만 최근 임찬규의 선전을 보면 유창식이 고교시절 보인 구위를 볼때 충분히 그 이상이 가능한 선수겠죠. 6월이 되기전에 투타의 핵이 될 유창식과 김강이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훨씬 경기 보는 맛이 생길 듯 합니다. 더 늦어진다고 해도 절망할 필요는 없겠구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 내후년이고 2명만이 아니라 2군에서 고생할 수십명의 선수들일 테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