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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나 드래프트 에서 특정 포지션의 뛰어난 선수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03년도의 유격수 포지션. 프로에서의 성적은 시원찮지만 박경수, 서동욱, 지석훈, 강명구, 나주환 등은 한팀의 주전을 넘어 스타가 될 수 있다고 평가받는 선수들 이었는데요. 박경수는 오버페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4억3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게 당시의 기대치를 말해주죠. 가장 낮은 순위에 지명된 나주환이 프로에서 가장 활약하고 있다는게 스카우팅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또 한번 야수의 꽃이라 불리는 유격수 포지션에 유망주들이 몰린 건 09드래프트.

LG 1차지명 경기고 오지환
삼성 1차지명 경북고 김상수
KIA 2차1번 서울고 안치홍
두산 2차7번 광주일고 허경민

고졸 투수들의 깊이가 얕아진 이유도 있지만 유격수가 1차지명에 2명이나 뽑힌건 드문 일입니다. 안치홍은 중3때 구리 인창중에서 서울 대치중학교로 전학을 했기 때문에 규정상 1차지명에 제외 됬을 뿐 1차 지명감 선수였죠. 게다가 BA 컵스 TOP10에 이름을 올린 충암고의 이학주까지 포함하면 어느 해보다 유격수 자원이 충실했던 해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아마야구에 관심을 가진게 오래되지 않아서 자신은 없지만요^^

미국행을 택한 이학주를 제외한 이 쟁쟁한 유격수 4인방은 에드먼턴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에 참가하게 되는데요. 결승 미국전 10K 완봉승을 거둔 성영훈, 외야수 박건우, 정수빈등과 함께 우승을 이뤄내면서 추신수에 이은 2세대 에드먼턴 키즈라고 불리기도 했죠.




근데 4명의 유격수중 자신의 포지션을 지켜낸 선수는 누구 일까요? 바로 주말 경기 동기 정수빈과 야구장에 놀러온 경찰청소속의 허경민입니다. 그 말인 즉 수비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뜻일 텐데요. nori님 블로그를 보면 대회 기간 저조한 타격임에도 불구 대부분 허경민이 주전 유격수를 차지했습니다. 허경민의 3학년 기록은

17경기 79타석 64타수 .281AVG .387OBP .313SLG 0홈런 10볼넷 1사구 4삼진 7도루

확실히 뛰어난 성적은 아니죠. 2학년때는 .356의 타율을 보이기는 했지만요. 170중반의 크지않은 체격, 평균이상이지만 눈부시지는 않은 스피드의 허경민은 평균정도의 타격기대치를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비에서 만큼은 상당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저평가된 유격수 SK의 김연훈이상의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경찰청에 입대, 가장 먼저 군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 가치를 높이고 있죠.




고교 시절 허경민 과는 반대로 수비에서 가장 우려를 나타냈던건 안치홍이라고 합니다. 타격에서는 막강한 서울고의 3,4번을 칠만큼 장타력도 인정받았는데요. 3학년 성적은

14경기 60타석 47타수 .511AVG .600OBP .681SLG 1홈런 10볼넷 2사구 3삼진 6도루

타율 1위, 장타율 1위에 오를 만큼 고교 최고의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아야사의 조지승님이 올리신 글을 보면 실책이 7개로 1위 수비에서는 위 4명중 가장 떨어진 다는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 하죠. 작년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낸건 공격보다도 루키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야무지고 센스있는 플레이를 보인 선수입니다. 뛰어난 공격과 실책 때문에 과소평가 됬는지 모르겠는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도 초반 3루수로 출장했지만 결승전을 절반은 2루수로 출장을 했습니다. 김상수를 제치고 2루수로 출장할 수 있었던 건 안치홍의 수비에 대한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는 얘기겠죠. ‘유기골돌기 골절’ 이라는 고질화된 부상을 가질 만큼 악바리처럼 훈련했던 안치홍이 수비가 부실했다는게 어떻게 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네요.조범현 감독이 서울고 인스트럭터로 안치홍을 눈여겨 보면서 내야뎁스가 얕은 KIA에 입단한게 선수와 감독 모두에게 행운이 됬네요. 괜히 운치홍이겠습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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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못지 않은 타격성적, 그리고 컵스로 간 이학주와 같이 빠른 발로 아마야구를 누빈 선수는 김상수입니다. 김상수의 3학년 성적은

14경기 67타석 49타수 .469AVG .606OBP .653SLG 1홈런 17사사구 1삼진 13도루

허경민과 같이 체격이 크지않은게 단점이지만 그게 미국에 김상수를 뺏기지 않은 삼성의 행운일 수도 있구요. 장타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빠른 발로 유격수에 걸맞는 수비범위, 주루를 생각한다면 4명의 선수 중 유격수로서 프로에서 가장 기대를 받은 선수 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09시즌이 시작되기전 박진만 이후 라이온즈와 프로야구의 유격수를 이끌 주자로 지목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죠. 실제로 시즌 초 2루수로 많은 경기 출장하면서 4월 한달 .264 .330 .374의 타격라인을 보이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타격페이스가 떨어지고 명철신이 강력한 유혹을 하기 시작하면서 주전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A형 간염까지 걸리면서 300타석을 채우지 못했는데요. 루키로는 대단하지만 기대치가 워낙 컸으니까요. 올 시즌에도 김상수가 얼마나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할지 장담하기 어려운데요. KIA와는 달리 삼성의 내야뎁스는 8개구단 중 SK, 두산과 함께 가장 두텁습니다. 어리버리 백업으로 나오는 것보다 2군에서라도 착실히 경기에 출장하는게 좋다고 보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특별한 선수... 오지환입니다. 사실 이 선수 때문에 글을 썼다고 할 정도로 흥미로운 선수입니다. MLB파크에서 강백호가 생각난다는 글도 봤는데요. 정말 크게 동의합니다. 오지환은 고교시절 투수와 타자를 오가며 활약했는데 투수로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였습니다. 투수로서도 140중반을 찍을 만큼 좋은 유망주였죠. 기록을 보면

9G 40타석 33타수 .242AVG .375OBP .424SLG 1홈런 7사사구 6삼진 3도루
8G 57.1이닝 1.57ERA 5사사구 50삼진 2폭투 0.87WHIP

타율이 낮긴 하지만 그에 비해 OPS는 인상적이죠. 2학년때는 타율도 .353였다는 군요. 피칭기록은 더 좋은데요. 특히 사사구가 적다는건 박종훈 감독이 얘기하는 싸울 준비가 된 투수겠죠 ㅎ

근데 투수로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대신 유격수로서의 경험도 적을 것 같습니다. 실제 오지환은 고3시절 대회기간 유격수보다 투수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접 살펴본 기록지에서 보면 9번의 출장중 투수로 라인업에 올라간게 6번 유격수로 올라간게 3번입니다. 세계야구 선수권대회에서도 지명타자와 1루를 오갔을 만큼 수비에서는 가다듬을게 너무 많은 선수입니다.

작년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수비력을 키웠다고 하지만 다른 선수에 비하면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실책, 주말경기는 정말 입이 딱 벌어질 만한 수비를 보여줬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경기력을 가진 선수가 1군 주전으로 뛰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또 LG는 박경수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레벨을 밟지않고 무조건 타석수를 늘리는게 선수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걸 알아야죠.


하지만... 이 선수 너무 끌리는게 사실입니다. 186Cm로 체격을 키우면 3루를 봐도 될 정도의 좋은 신체조건과 파워포텐셜. 그에 비하면 꽤 괜찮은 스피드. 현재는 무참하게 삼진을 당하고 있지만 시간을 들이면 분명 공격에서 코너로 가도 통할만한 타격에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오지환이라는 선수에 대해서 어떤 관리를 해줘야 할지 혼란스러운데요.

저라면 솔직히 오지환이 장기적으로는 3루로 가는 것을 생각할거고 엥간하면 2군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할 것 같습니다만...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강백호 처럼 좌충우돌 경기장에서 성장해 나가는걸 보는게 재밌기도 하네요 ㅋ 대신 그 댓가는 실책과 삼진, 그리고 아쉬운 패배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박종훈감독의 황태자로 성장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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