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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올림픽 경기를 보면 세상에 공평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줄 알았던 1초조차 어디서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 말이다. 어디 스포츠 경기뿐이랴. 학생이면 학생대로 직장인이면 직장인대로 남과 다른 자신의 환경에 좌절감을 느끼곤 한다.


야구는 어떨까? 예산이 부족한 팀도 어떤 운용을 하느냐에 따라 5할 승률을 넘길 수 있고, 나이가 많이 든 노장도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통해 오랫동안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적어도 승패의 관점에서 본다면 야구는 꽤 평등한 종목이다. 



그러나 개인 기록으로 넘어가면 야구도 별수 없이 불공평한 일들이 벌어진다. 쉽게 떠오르는 예는 최근 불운의 아이콘이라 불리고 있는 류현진.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 승수가 적다는 이유로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올해는 피홈런이 많다며 기량마저 예전만 못한 게 아니냐는 소리가 들린다. 류현진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전 구장은 좌우 98M 정중앙이 114M로 8개 구단 홈 구장 가운데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그렇다고 땅볼 유도를 하자니 내야수비가 받쳐 주지 못한다. 이래저래 어려운 환경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위는 8월 1일까지 류현진의 통산 홈, 원정 성적이다. 홈경기에서 뛸 때 평균자책점은 0.73, FIP는 0.51가량 높다. 피홈런도 원정 경기에서 뛸 때는 33%가량 줄어든다. 홈, 원정에서 모두 2000타석 이상으로 통계로는 충분히 의미 있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대전구장이 타자 친화적인 것은 류현진의 기록으로 입증된다.


사진 제공 – 두산 베어스



류현진이 대전 구장에서 뛰며 고생하고 있는 투수라면 김동주는 잠실 구장에서 평생 선수 생활을 하며 프로야구사에 가장 저평가된 타자 중 한 명이다. 아니 한국 최고의 우타자 중 한 명인 김동주가 저평가라고? 그만큼 뛰어난 선수라는 의미다.






지난 7년간 김동주는 거의 비슷한 타석임에도 원정 경기에서 거의 20개 더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그에 따라 타율도 자연히 올라간다. 550타석이라고 가정하면 홈에서는 17.3개, 원정에서는 24.6개의 홈런 숫자다. 예상보다 차이가 적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선수와 비교를 해보자. 김동주보다 6살 어린 이대호는 2005~2011년 평균 532타석 27.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만약 김동주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한다면 일본 퍼시픽리그 홈런왕 역시 별거 없는 파워라고 치부할 수 있는 것이다.



김동주는 30+ 홈런이 한 번밖에 없다 보니 장타자보다는 교타자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홈런을 치려는 ‘의지의 차이’라기보다는 잠실구장의 영향력이 원인 일 수 있다. 원정기록만 놓고 보면 시대의 괴수들인 이승엽, 심정수와 비교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면 이승엽과는 타자로서 얼마나 차이가 날까? 파크팩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교해보자.




파크팩터(홈런팩터)를 구하는 기본 공식은 아래와 같다.

 



어려워 보이지만 뜯어보면 복잡하지 않다. 롯데를 예로 들면 사직 구장에서 경기한 양 팀(롯데와 상대 팀)의 홈런 총합을 타수로 나눠준 값이 분자다. 분모는 롯데의 원정경기 양 팀의 홈런 총합을 타수로 나눠준 값이다. 여기서 보기 좋게 100을 곱해주면 기본 파크팩터 값이 나온다. 다만, 한 시즌의 값은 표본이 작아서 일반적으로 5년 이상의 통계가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유의하자.


여기서 한가지 오해! 파크팩터는 소속 선수들의 기량 차이에 의해 높낮이가 결정된다는 편견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공식에서 보듯 파크팩터는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비교이지 자팀 타자와 상대 팀 타자의 비교가 아니다. 가령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이 한 팀에 있으면 분자도 커지지만, 분모도 함께 커진다. 그러니까 소속 팀 홈런 타자가 많으면 홈런 팩터가 올라간다는 속설은 그릇된 편견이다. 다만, 구장 특성에 따라 좌타자, 우타자 파크팩터를 따로 구해줄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구한 결과 값은 아래와 같다.

 


잠실이 얼마나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인지 알 수 있다. 청주나 대전, 군산 등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값을 타자들의 스탯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김동주도 잠실에서뿐 아니라 원정경기를 통해 광주, 문학, 사직 구장 배터박스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기 위해 Jim Furtado는 원정경기 파크팩터를 고안했다. 


두산 원정 파크팩터 = (대전구장 파크팩터*(대전구장 경기수/원정경기 총합) + 대구구장 파크팩터*(대구구장 경기수/원정경기 총합…)


이렇게 원정 구장 파크팩터를 구하고 홈구장 파크팩터와 더해 2로 나눠줘야 잠실구장이 아닌 두산이라는 팀의 파크팩터가 나오는 것이다. 또 Jim Furtado는 앞서 계산한 기본 공식의 타수 대신 볼인플레이로 계산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세이버메트릭스 공식은 반드시 정해진 값이 없다. 국내는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팀 숫자가 반으로 적어 원정 경기 구장 하나하나의 영향력이 크다. 김동주는 원정경기 팩터에 잠실구장이 포함되지 않지만, 한화, SK, 삼성 선수들은 잠실구장이 포함되고 자팀의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이 빠져 구장효과가 과장된다. 이를 다시 한번 조정하기 위해 이번 계산에서는 원정구장의 팩터를 초기 값에 다시 적용했다. 삼진과 볼넷도 구장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 분모의 타수나 볼인플레이 대신 타석수로 계산하였다.


기본 공식은 간단하지만, 욕심을 내면 이렇게 계산이 복잡해진다. 글을 보시는 분들은 계산의 과정만 이해하고 결과 값만 보셔도 좋다.



 

※ KIA는 군산에서 9경기, 한화는 청주에서 9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하였습니다. 실·출은 실책으로 인한 출루를 나타냅니다. 계산에 필요한 원본 기록은 아이스탯에서 배포한 자료를 이용하였음을 밝힙니다.



기본 공식으로 계산한 값보다 팀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가능한 파크팩터의 과장을 줄이기 위한 계산과정을 거쳤기에 이 정도 구장보정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위의 값을 각 타자의 스탯에 나눠준다. 투수의 평균자책점에 적용할 때는 득점을 곧바로 적용할 수도 있지만, 변수가 많은 지표라 득점과 관계된 wRC팩터를 득점대신 나눠주기를 권한다.



그럼 이승엽과 김동주의 통산스탯을 파크팩터에 적용해보기로 하자. 550타석이라고 가정할 때의 비율스탯과 홈런 수는 아래와 같다.




실제 두 선수의 통산 스탯은 이승엽이 약 OPS 8푼, GPA는 2푼 3리 홈런 숫자는 연평균 11개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파크팩터를 적용하면 그 차이는 현격히 줄어든다. 당시 이승엽이 뛰었던 대구구장은 좌우 펜스 거리 95M, 중앙은 117M로 지금의 대전구장과 비교 가능하다. 현재 한화의 파크팩터를 적용하면 홈런 수 차이는 4개, GPA는 단 2리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삼성의 파크팩터를 적용하는 것보다는 적합한 비교라 생각된다.


물론 위 표는 가정일 뿐이다. 김동주가 대구에서 뛰었다면 혹은 이승엽이 잠실에서 뛰었다면 이라는 과정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선수가 다른 환경에서 뛰고 있음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불공평한 일이 아닐까? 실제로 원정구장에서 통산 타격기록은 김동주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이전 기록들이 공개된다면 더욱 현실적인 비교도 가능하다. 


이러한 논의와 별개로 김동주는 올 시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무리 예전을 논한들 동갑인 이승엽과 현재의 모습이 천지 차이인데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과연 김동주가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고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한국 최고의 좌타자 이승엽과 라이벌 우타자 김동주의 진검 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삼성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두산.  팀을 이끄는 젊은 기수인 좌타자 김현수와 우타자 박석민의 대결, 후반기를 관통하는 흥미로운 대결구도다. 



  

  ※ 이 글은 마구스탯에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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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크팩터를 구하는데 필요한 기본 기록은 아이스탯을 이용하였습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박상혁 김동주를 말할때면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는데
    말씀처럼 파크팩터를 고려하면 김동주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읽고 갑니다.^^
    2012.08.06 09:21 신고
  • 프로필사진 Marple 감사합니다. 파크팩터는 믿을 수 없다고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잠실과 대전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니까요. 이런 부분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ㅎ 2012.08.06 12:18 신고
  • 프로필사진 2001simgog 김동주가 대단한 타자이고 저평가가 되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파크팩터가 팀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는 계산되지 않습니다. 구장의 크기에 따라 홈런의 갯수는 증가할 수 있지만 이것이 팀의 승리와 패배에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조건은 항상 같으니까요.

    김동주는 안타깝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습니다. 01년도 한국시리즈 만루홈런이 있긴 했지만, 이는 이미 두산으로 완전히 형세가 기운 이후였고, 이후 큰경기에서 그다지 임팩트 있는 활약을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두산이 우승하거나 최강의 팀으로 군림할 때에도 존재 자체로 상대를 압박했지 실적으로 압박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초반부는 우즈와 심정수에 비해 그 존재감이 약했었고, 이후 김경문 시대의 두산 전성기에도 이종욱의 발과 김현수의 중장거리, 최준석의 뜬금 활약이 좀더 비중이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팀의 4번타자와 견주어 부족함 없이 활약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또한 출장 경기수에서 마이너스가 있습니다. 한시즌을 소화할 수 없는 몸상태는 입단 이후 거의 매년이었고요.
    파크팩터로만 손해 본것은 아닙니다. 구장이 넓으면 단타의 확률은 더 높아 집니다. 홈런타자로서의 가치는 줄었을지 몰라도 타율로서는 회복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1. 김동주는 홈런수에서 상당히 손해본 타자다...잠실이 넓기 때문이다...
    2. 타율적인 면에서 손해를 봤다고는 할 수 없다...마찬가지 이유입니다...과거 잠실의 파울존이 넓었을 때 약간 손해를 더 보긴 했지만...최근 몇년간은 잠실의 파울존이 좁아 졌기에 샘샘으로 계산한다면...
    3. 김동주의 임팩트가....과거 두산을 호령하던...우즈 심정수 김현수 등에 비해 높은가....
    4. 김동주의 경기 출장수....

    등등을 좀더 살펴 봐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2012.08.06 16:18
  • 프로필사진 Marple 말씀하신대로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두산의 승패에 있어 구장이 큰 메리트였다고 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선수간의 기록비교를 할 때 파크팩터를 배제한다면 오류가 있을 거라고 봐요. 예를 들어 대전에서 30홈런을 친 선수와 대전에서 30홈런을 친 선수를 같이 비교할 수는 없겠죠. 위의 표만 봐도 김동주는 이승엽에 비해 커리어 평균 7개 이상의 홈런 손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제가 견식이 짧아서 김동주가 단기전에 얼마나 임팩트를 보여주었는지 알 수 없지만 김경문 시대 혹은 김인식 시대에 두산에 가장 공헌한 선수는 김동주라고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종욱을 위시한 두산 육상부 타격기계 김현수 등 김경문 감독의 야구 색깔을 입힌 선수들이지만 그 바탕에 김동주가 있었겠죠. 다른 팀 4번 타자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이대호나 김태균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요? 게다가 3루수였으니까요. 볼수록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김동주와 비교한 김현수, 우즈, 심정수 모두 으리으리한 선수들인데요. 각기 위대한 시즌이 있지만 베어스 시절로 한정하면 2000년의 김동주가 가장 뛰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즈의 39개 홈런이 튀긴 해도 .339의 타율에 .603의 장타율을 기록한 김동주 역시 대단했죠.

    다만 내구성에 관해서는 김현수를 뛰어넘을 수 없긴 합니다. 그래도 김동주 역시 최근 5년간 450타석 내외를 소화한 선수니까요. 프로야구를 대표할 만한 선수였다는 것은 분명하겠죠.
    2012.08.07 00: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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