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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2010년 프로야구 드래프트 지명 결과

8월 17일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지명이 시행되었다. MBC-ESPN에서 5라운드까지 생방송으로 방송 되었는데 처음이라는데 의미가 있던 것 같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드래프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 쇼같은 느낌이 있다. 드래프트 전에 방송에서 기대를 증폭시키기도 하고. 이번 방송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드래프트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빨리 진행됬다. 대략적인 스카우팅리포트를 읊어주려는 캐스터, 기자분이 안쓰러울정도로... 팀마다 드래프트에 대한 계획이 면밀이 짜여있어서 그랬겠지만 좀 더 텀이 있었으면 더 신중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야 보는 사람도 긴장이 더 될텐데 ㅎ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전에 관심을 고조시키는 단계가 있어야 했을 것이다. KBO와 함께 준비도 더 필요했을듯 싶고.

 

드래프트된 내용들을 보면 작년 순위의 역순(LG ->히어로즈->KIA->한화->삼성->롯데->두산->SK)으로 순번을 정하고 지그재그식으로 라운드별로 순서가 바뀐다. 1라운드는 LG부터 2라운드는 SK부터 이런식으로. 이번 드래프트에 앞서 KBO는 신고선수에 대한 규정을 보완했다. 드래프트 지명선수가 7명이하면 신고선수를 3명까지만 영입할 수 있고 8명 이상이어야 5명까지 영입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년도는 9명이하로 지명한 구단이 없다. 작년에는 SK가 8명 한화는 7명 밖에 뽑지 않았다. 구단은 드래프트로 계약하지 않고 신고선수로 영입할 경우 금액을 줄이면서 선수들을 훨씬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부당한 상황이고.

이번 제도가 어느 정도 효력을 거둘지는 더 지켜봐야될 것 같다. 위 조항이 고등학교 선수에만 적용된다고 하고 계약하는 상황을 봐야 실효를 알수 있을 것 같다. (괴도루팡님 블로그에서 알게된 사실입니다^^)

 

구단별로 짧게 코멘트해보자면

 

LG - 신정락을 1픽으로 뽑은건 당연한 결과인듯 싶다. 가장 완성된 선수인 동시에 사이드암 쓰리쿼터로 맥스 140KM 후반까지 던지는 선수였으니까. 올시즌 35.1이닝 무실점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는데 내년 LG에 즉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한다. 근데 올해 작년보다 구위가 떨어지고 사이즈가 좋은 편은 아니라 기대치가 조금 떨어졌다고 한다. 올해 최대어라고 해도 드래프트 풀이 좀 떨어지는 년도였다고 하니 너무 큰 기대로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승현이나 유경국도 몇 않되는 140KM를 던지는 투수라고 하니 눈이가고. (최고구속이 그렇다는 것) 재밌는 건 상위 4명의 투수들이 모두 180CM 안팍의 스몰사이즈 투수라는 것이다. 키 작다고 구속이 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5,6라운드에 연속해서 포수를 뽑았는데 이태원은 국가대표로 3년 동안 주전포수 였다고 하는 대졸 포수이니 완성도에서 기대가 된다. LG의 포수문제로 올시즌 시끌시끌한데 이렇게 픽을 행사하는데 이유가 있겠지. 8라운드의 배민관은 공격과 피칭모두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140km를 던질정도로 어깨가 좋지만 완성도는 많이 떨어지는 투수라고 한다.

 

히어로즈 - 드래프트 중계를 보기전에 대충 김정훈에 대해 검색했을때 1라운드 2픽으로 뽑일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KIA가 심동섭이 아닌 김정훈을 픽했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히어로즈가 의외의 픽행사를 했다. 작년까지 대단한 기대를 받는 우완 정통파 유망주였다는데 올해 부상(정확히는 모르겠고)으로 많이 부진했단다. 그러다 신인지명이 가까워 올때 즘 구위를 많이 회복했다고. 7월29일 세광고와의 경기에서 최고 141KM를 던지며 14K 사사구 4개를 허용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187cm 83km의 체격도 매력적이고 탐나는 선수인건 사실. 2라운드 정회찬은 192cm에 91kg으로 더 체격이 크고 구속은 140KM초반이라고. 부산고 김대유는 팔꿈치 수술을 하고 3학년 부터 활약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니 어렸을때 팔꿈치 수술을 할 정도면 청소년기 얼마나 혹사를 시킨거야-_-;;

 

KIA - 심동섭을 첫번째로 뽑은 것은 무난하다고 할 정도로 예상이 됬던 것 같다. 좌완으로 최고 142km를 던지고 185cm 83kg으로 체격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딱히 앞서나가는 투수가 없다고 하면 연고출신으로 뽑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KIA불펜에 유동훈,손영민이 모두 사이드암이고 좌완스페셜리스트가 없다고 생각하면 더 이해가 가기도. 그런 이유에서인지 두번째 픽 역시 연고지 좌완 임기준. 약간 빨리뽑혔다는 평이 많은데 사진과 동영상으로 본 투구폼이 약간 특이했다.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 좋을 텐데...

이인행은 이번 드래프트에 가장 빨리 뽑힌 내야수 인데 그 만큼 야수의 깊이가 부족했다는 뜻도 된다. 고졸 유격수지만 KIA가 유격수 자원이 얕기때문에 앞으로 기회를 얻을 여지가 많아 보인다. 김선빈보다 수비면에서 좋을까? 대졸 내야수인 홍재호 역시 그런 맥락에서 뽑은 선수겠고. 이제우는 파워히팅이 가능한 3루수로 김주형이 복귀할때 즘해서 내야,혹은 외야 코너자리에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한용은 콧수염과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데 김원섭,이용규라는 막강한 준족외야수 들이 있는 KIA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국가대표급이 되야한다. 그래도 열심히 하길 ㅎ

 

한화 - 올시즌 전면 드래프트가 되면서 가장 손해본 팀이 있다면 KIA와 함께 한화가 아닌가 싶다. 전면드래프트가 아니었음 북일고 출신 신정락을 1라운드에 뽑고도 김용주나 김재우를 뽑을 수 있었을 텐데. 게다가 북일고의 김동엽도 시카고 컵스로 가버렸다. 최하위 팀인데 운도 없다. 1라운드에 뽑은 선수는 역시 북일고의 좌완 김용주로 올해 고교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일 것 같다. 황금사자기 35.2이닝 0.50ERA 3승 청룡기 21.2이닝 1.69ERA 2승 봉황대기 23.0이닝 0.39ERA 5승 봉황대기는  결승전 완투승을 거뒀고 10승을 거두는 동안 패한적이 없다. 게다가 211명중 90명을 삼진으로 잡았다는 것도 대단하다. 단지 약점은 볼의 스피드가 140km에 미치지 못하고 175cm 73kg의 매우 작은 체격이라는 것도 걸린다. 뛰어난 커맨드로 고교타자들을 요리하지만 프로레벨에서 어느 정도 까지 보여줄지는 미지수라는 것. 3학년때 너무 많은 투구를 한 것도 우려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 올시즌 유원상이나 김혁민의 난조를 보면 또 다른 기대가 된다. 3번째에 뽑힌 안승민은 김용주의 약점을 커버해 주는데 185cm의 키에 최고 140초중반을 던지는 고교레벨에 보기 힘든 직구를 던지는 선수였다. 다른팀에서 안승민을 지나친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2라운드와 4라운드에서는  한화가 애타게 찾는 준족의 중견수들을 뽑았다. 북일고의 김재우는 중학시절 까지 포수출신이었다는데 올해 3개 대회에서 61타수동안 .410의 타율을 보이는 활약을 했다. 이상훈은 171cm라는 단신임에도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유틸리티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을수 있는 선수 같다. 두명 모두 어린 나이치고는 선구안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말하면 그럼에도 이 두명을 상위라운드에 뽑은건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거포들이 많은 한화이기 대문에 이해는 가지만 두명 모두 쌕쌕이형 외야수라는 건 좀 아깝다. 재밌는건 이순철해설위원의 아들 이성곤을 마지막 라운드에 뽑았는데 이미 연세대에 진학예정이었다고 한다. 10라운드에 거액을 제시하고 이성곤과 계약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왜 뽑은걸까?

 

 

삼성 - 선동열 감독이 드래프트 전에 고졸 투수를 뽑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일까? 대졸투수 3명이 상위 라운드에 포함 되있다. 임진우의 경우는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라는 점이 특이한데 기복이 있다고하고 구속은 140중반까지도 나온다고 하니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김현우는 동의대 김현석과 쌍둥이라고 하는데 원래 포수였다고. 진필중 코치가 있는 동의대에 오면서 투수로 전향했는데 역시 140중반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고 한다. 임진우와 김현우 모두 불펜으로 쓰일 가능성이 많은 선수인데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력감인지는 모르겠다. 이 선수들 픽한게 나쁘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문광은보다 임진우를 먼저 뽑은건 의외의 픽행사다. 5라운드의 김재우는 위 두명과 달리 선발자원인데 역시 구속은 140까지는 나온다고. 3명 모두 185cm가 훌쩍 넘는 장신들이고 올해 고졸선수들과 비교해서 가능성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아닌것도 같다. 삼성은 상위라운드에 유일한 고졸선수인 포수 정민우와 유일한 고졸투수인 길태곤이 모두 개성고다. 개성고는 김응룡사장의 모교다. 연관이 있겠지 ㅎ 선수 자체는 둘다 나쁘지 않다. 정민우는 공격력을 갖춘 포수로 현재윤,채상병 이후를 생각할 수 있겠고 길태곤도 구속자체는 빠르니까.

 

롯데 - 홍재영은 KIA의 심동섭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뽑힐 것 같은 선수가 뽑힌 느낌이다. 역시 비슷한 클래스의 선수중 연고지 선수를 픽했다. 우완으로 최고 140중반까지 나온다는데 중학시절 혹사로 인한 부상경력으로 1년 유급했다고 한다. 엘티트투수였다는 말도 되긴 하지만 중학생선수를 이렇게 혹사시킨다는게 혀를 내두르게 한다. 종속이 별로라고 말해진다는데 이건 잘 모르겠다. 아쉬움이 남아도 별수 없는 픽이란 느낌이랄까. 롯데가 이번 드래프트 좋은 픽을 했다고 얘기를 듣는다면 좌완 최대어 중 한명인 이현준 그리고 190cm 94kg의 체격으로 140중반을 던지는 김근호를 지명했기 때문일 것 같다. 두 선수다 작년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는데 차근히 키워 볼만한 선수로 평가 받는다. 이현준은 올해 마무리로 많이 나온 것 같은데 불펜투수로 키워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것 같다. 롯데 선발진이 워낙 두텁기도하고.

 

두산 -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화제가 된 선수가 장민익이 아닐까? 207cm의 키의 좌완으로 1라운더가 되기에는 밸런스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지만 두산이 덥석 물어버렸다. 한국야구에서 있어본적이 없는 타점으로 좌완투수가 140이상의 공을 뿌리는 상상을 한다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평균적인 투수의 역할을 하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해 보인다. 구속도 기사에 나온것 처럼 던졌을 것 같지 않다. 그러면 그렇게 의외픽도 아니었을테니까. 그래도 역시 기대는 된다 ㅎ 이재학은 사이드암 투수로 슬라이더 커브등 변화구가 괜찮다고 한다. 정대현은 좌완으로 파워피칭을 할 수 있고 심동섭,이현준과 함께 좌완투수로 이름이 많이 거론됬다. 두산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10명중 9명이 고졸 선수다. 워낙 팜에 좋은 선수들이 고르게 퍼져 있다보니 어린 고졸선수들 그 중에서도 투수를 많이 뽑은 것 같다.

 

SK -  문광은은 신정락과 함께 가장 전력에 포함될 수 있는 선수가 아닌가 한다. 체격은 179cm 80kg으로 신정락과 마찬가지로 크지 않지만 슬라이더와 함께 최고구속이 147km까지 나오는 직구를 던진다고. 몸쪽 승부도 할줄 아는 선수라고 하는데 내년시즌 1군에서 볼 수 있지않을까? 2라운드에서 뽑은 박종훈은 유일한 고졸선수다. 언더핸더 투수로 황금사자기에서는 18K 6사사구  4파안타 2실점 10이닝 완투 봉황기에는 150개투구(-_-;;) 13탈삼진 10사사구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뭔가 걷잡을 수 없는 기록이다. 파이팅은 좋지만 감독은 그저 박종훈으로 달렸구나. 엄청난 삼진과 볼넷 프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SK는 9명의 신인지명중 박종훈을 제외하고 모두 대졸선수를 뽑았다. 3라운드에 뽑은 수비형포수 김정훈도 그렇고 두산과는 극과 극이다. 어떤 선택이 효과적이었는지는 앞으로 봐야 알겠지만 나는 적절히 구성하는 편을 선호한다. 일단 보기도 좋잖아 ㅎ

 

생각보다 긴 글이 되버렸는데 솔직히 말하면 아마야구에 대해 무지하다. 그래서 괴도루팡님,최형석님,코브라님등등 좋은 글을 써주시는 분들의 블로그를 찾아다니거나 홍희정님의 기사등등을  살펴보았다. 접하기 쉽지않은 아마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알려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역시 게으름 뱅이고 ㅋ 이 글은 그래서 내가 썼지만 내가 쓴게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