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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2011년 프로야구 드래프트 구단별 지명 결과 살피기

지난 16일 월요일 치루졌던 드래프트. 프로야구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의 잔치 포스트시즌이 축제만큼 화제성 있는 시간은 아닐지 몰라도 어떤 이들에게는 그 보다 더 흥미진진,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저도 이번 일주일은 드래프트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한 시간이었는데요. 글도 4개나 싸질렀습니다^^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기록과 함께 보기 - 고졸투수편-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기록과 함께 보기 - 고졸야수편-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기록과 함께 보기 - 대학투수편-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기록과 함께 보기 - 대학야수편-

마무리 하는 글을 쓸 필요가 있나 싶긴하지만 이렇게 또 나불나불 하고 싶어서 팀별로 마무리를 해보려구요. 중복되는 부분이 많겠지만^^



한화 이글스

1라운드에 유창식을 뽑은 건 황사기 이후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죠. 유창식을 뽑은 것 만으로 스카우터들이 부담없이 지명을 할 수 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의 투수 지명은 당장 전력급의 선수 보다는 미래를 보고 픽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위 지명자인 동성고 이영기나 동산고 박병우도 프로에서 통하려면 시간이 걸릴듯 보이고 9,10라운드의 문재현, 박건우는 체격을 보고 뽑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구요.

대신 야수들은 더 알차게 뽑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유격수 강경학은 수비툴이 좋고 공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고 포수 나성용과 스위치 히터 1루수 김용호, 북일고의 외야수 오준혁은 모두 좋은 체격에서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같네요. 그리고 7라운드에 지명된 덕수고 2루수 임신호. 갠적으로 유창식을 제외하면 한화 최고의 픽이 아닐까 하네요. 빠른발과 좋은 타격기록, 툴과 기술이 잘 조화된 선수라고 보는데요. 내외야 모두 가능한 선수 같은데 이 선수를 계약하지 못하면 한화 드래프트의 점수는 크게 낮아진다고 소심하게 외쳐봅니다 ㅋ

LG 트윈스

유창식 이후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너무 컸던 팀. 그래서 사전 메디컬 체크라는 파문까지 일으켰던 트윈스인데요. 결국 임찬규를 뽑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전국대회가 보여줬던 임찬규의 퍼포먼스는 유창식에 전혀 뒤지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이후 뽑은 3명의 좌투수들에는 다소 의문점이 드는데요. 투구 스타일이 임찬규와는 정반대로 볼넷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를 같아서요. 아직 어린 선수들인 만큼 가능성을 보고 뽑은 것이겠죠. 갠적으로 다크호스는 북일고의 송윤준이 아닌가 싶은데 LG 스카우터분들이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신 만큼 최선의 선택을 한것으로 믿어야겠죠...

야수 스카우팅은 무엇보다 팀의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에 초첨을 맞췄다고 보는데 권용관의 트레이드의 대체자는 정병곤, 박경수 군공백은 강병의, FA가 될 정성훈 이후를 김남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맞아 떨어집니다. 강병의는 충암고와 청소년 대표팀의 주장을 맡을 정도면 리더쉽이 있을 것 같고 김남석은 김광현,양현종,이재곤등이 활약할 당시의 청소년 대표로 갠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3루수 인데 스타가 될지는 몰라도 알토란 같은 지명이 아닌가 하네요. 유강남, 이준명도 성의가 느껴지는 지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LG 야수깊이가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드네요.

넥센 히어로즈

동의대 윤지웅을 비롯해서 8개구단 중 가장 많은 5명의 대학투수를 선택했습니다. 2라운드에서 뽑은 청주고 사이드암 이태양도 고교투수 치고는 완성도가 높은 선수라는 걸 생각하면 넥센의 지명 성격은 뚜렷하죠. 무자비한 현금트레이드로 구멍이 송송뚤린 선수단에 가능한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지명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무조건 한쪽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보다 장기적인 구상이 아쉽다는 생각은 드네요. 어찌됬든 윤지웅, 이태양, 이희성, 김대우등은 당장 내년 부터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윤지웅은 작년 신정락처럼 기대감을 가질 만한 선수고 9라운드의 김대우는 다크호스가 아닐까 합니다.

내야수 홍성갑 김도현은 수비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은 선수들인데 타격에서 좋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3라운드의 고종욱은 일단 대학 야수 중 최대어라 할 만하구요. 튀는 지명은 없지만 양호라는 점수를 줘야하지 않을지...


삼성 라이온즈

이번 드래프트 삼성의 지명을 보면 갠적으로는 기복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어떤 픽은 약간 의외성을 가지면서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최고의 픽 같은데 어떤 픽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면이 있어서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건 1라운드의 심창민과 3라운드의 오태선입니다. 심창민을 역대로 꼽아도 다섯손가락안에 들어갈 만한 레전드 임창용에 비교하는 건 유창식을 류현진에 비교하는 것과 같이 과도한 평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않은 시점에서 '충청의 별' 이라 불릴만한 이태양의 평가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4번째 픽을 가장 잘 활용한 선택이 아닌가 하네요. 3라운드에 뽑힌 오태선 역시 사이드암 투수인데 김해고가 강호가 아닌 관계로 조명받지 못했지만 기록에서 드러나듯 상당히 뛰어난 투구를 했습니다. 체격조건도 좋은 편이고 프로에서도 기대되네요.
2라운드 윤영삼은 무난한 지명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고교무대에서도 타자를 압박하는 투수는 아니었던 걸로 보입니다. 경성대 임현준처럼 보다 기교파로의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삼성은 5라운드 이후 모두 야수를 뽑았는데 체격보단 실력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성적이 매우 좋지는 않지만... 포수 유원선의 경우는 타격에서 얼마나 발전이 있을까요? 포수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지만 프로 주전급 포수라면 공격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야겠죠.




롯데 자이언츠

올해는 전체적으로 고졸투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드래프트라고 칭할만 합니다. 자이언츠가  5,6,9라운드에만 고졸 투수를 픽한건 남들이 YES라고 할때 NO를 했다고 해야하나요.  컨텐더 팀으로 전력감인 대학투수를 지명한 것이라고 하지만 갠적으로 아쉬움이 크게 남네요. 중앙대 김명성은 작년 SK에 지명된 문광은과 비교할 수 있는 선수 같은데요. 기록상으로는 김명성을 더 높이 평가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성균관대 이경우와 함께 내년 프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감이 생기네요. 고졸 투수 가운데는 인창고의 좌완 이정담이 눈에 띕니다. 마른 체격으로 구위면에서는 평가가 박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고교무대에서 만큼은 경남고의 김우경과 함께 유창식, 임찬규가 부럽지 않습니다. 184cm의 키에 체격을 키운다면 9라운드에 이정담을 지명한 건 스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야수지명의 특징은 '광주일고 동창회'라 할만하죠. 광주일고의 내야진 3루수 허일 - 유격수 백세웅 - 2루수 백왕중을 모두 지명했습니다. 허일은 공수에서 평균이상이 기대되는 안정감있는 픽이고 백세웅은 유격수로 이상적인 툴을 가진 가능성이 높은 선수입니다. 조금 높은 순위의 지명일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성장가능성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두산 베어스

이번 드래프트의 평점을 매긴다면 가장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팀이 두산입니다. 왜 두산이 화수분 야구가 됬는지 이유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좌완 이현호, 우완 최현진은 모두 상위로테이션에 들어갈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현호의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고 합니다. 아마도  두산 파이어볼러들이 넘치는 재능에도 불구 부상에 신음하는 경우가 많았죠. 어찌 보면 두산 스카우팅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라운드에 이현호를 지명한 것도 좋았지만 4라운드에 경희대 안규영을 택한 것도 멋진 픽인 것 같은데요. 구위나 성적에서 롯데의 1라운드 김명성과 비교할만한 선수가 아닌가 하네요. 광주일고의 이정호 역시 사이드암으로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한화 양훈의 동생이라는 양현은 구위는 형과는 차이가 많이나지만 체격이나 전국대회에서 보여준 성적은 충분히 지켜볼만 하죠.

야수 중에는 제주고의 천상웅을 뽑은 것이 눈에 띕니다. 강경학,강병의,정상교,백세웅 등의 유격수에 비하면 야수 경험이 적어서 덜 다듬어 졌을 수 있지만 타격에서의 잠재력이나 운동능력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상웅 하나만으로 두산 스카우터들의 유격수 보는 눈은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SK 와이번스

와이번스가 1라운드에 경남고 서진용을 지명한 것을 예측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물론 고교무대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올리긴 했지만 경남고에서 더 뛰어난 구위와 에이스 역할을 맡은 것은 심창민이었고, 고교 최고의 기교파 투수 김우경, 2학년 에이스 한현희 까지 서진용의 이닝 수는 팀 내 4번째 였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경남고의 두터운 투수층으로 과소 평가될 수도 있는 선수일지도 모르겠는데 구위와 보여준 성적을 보면 시간이 필요한 선수겠지만 모험을 할 만한 선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외모도 준수해서 야구만 잘한다면 스타성이 있는 선수겠죠^^

이후 2,4라운드에 지명된 고졸 투수들은 이러한 모험수를 상당부분 완충 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개성고 김민식은 다듬어지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워낙 좋은 체격이 좋고 구위에서 가능성이 상당해서 2라운드에 더할나위 없는 픽이고 서울고 임정우 역시 동기들 보다 나이가 한 살 많지만 그 이상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준 선수였죠. 3명의 선수를 놓고 볼때 SK가 올해 고졸 투수들의 강세를 잘 활용한 지명을 했다는 느낌이네요.

다만 그 이외의 픽에서는 갠적으로 큰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요. 수비와 주루에서 눈부실 가능성이 있는 정진기와 박계현, 이윤재의 지명은 SK팀에 잘 녹아들 거란 생각이 들지만 타격에서 1군에서 얼마나 기여를 해줄지 의문이라서요. 대주자, 대수비로 더 활용된다면 점수가 더 낮은 점수를 줄 것 같습니다.


KIA 타이거즈

한승혁을 지명했다 라는 것 만으로도 화제가 될만했죠. 150km 혹은 140중후반을 던지는 말 그대로 파이어볼러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투수를 8번째 픽으로 지명했으니까요. 보라스라는 에이전트와 계약하고 미국행을 타진하던 한승혁에게 KIA가 사전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믿기 힘듭니다. 지금 상황에 성급한 판단이라고 하실 수는 있겠지만... 아직 계약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승혁이 미국행을 타진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이고 KIA에 입단한다면 가장 큰 의문은 건강이 될 것 같습니다. 5월말에 끝난 청룡기 이후 투구기록이 없으니까요. 두산이 지명한 이현호 처럼 몸상태에 이상이 있더라도 스틸이 될 수 있는 픽이지만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네요.
2라운드에 뽑은 화순고의 홍건희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픽인데요. 185cm의 키에 마른체격이지만 140중반까지 던질 수 있는 직구와 높은 탈삼진율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KIA가 뽑은 1,2라운드 픽은 두산 이현호-최현진에 비교할 만한 지명같네요.

그리고 KIA 드래프트의 하이라이트는 3라운드가 아닐까 할 정도로 갠적으로 맘에 쏙드는 픽입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 순위를 제일 먼저 확인할 정도로 원광대의 윤정우는 춘계 대회 이후로 푹 빠져있는 선수인데요. 스피드와 강견, 파워, 좋은 체격까지 대학은 물론 고교 졸업자 가운데도 가장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타이거즈의 어떤 선수가 윤정우와 비교될 만한 툴을 가지고 있을까 할 정도로 기대가 큰데요. 물론 아직은 너무 성급한 판단입니다. 투수로 활약한 기간이 길어서 야수로는 원석에 가깝고 타자로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대졸 출신의 선수가 이렇게 빈틈이 많다는 건 큰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3라운드에서 윤정우를 픽하지 않아서 놓쳤다면 아쉬움이 너무 컸을 것 같네요.

이 후 지명된 대구고의 유격수 정상교와 제물포고의 중견수 유재혁을 제외하면 대회에서 보여준 성적이나 현재의 기량과는 상관없이 체격위주로 발전 가능성을 보고 뽑은 느낌입니다. 약간 성의가 부족했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단 4라운드의 깜짝픽 우병걸에 대해서는 2년제 대학의 선수에게 관심을 갖고 기회를 줬다는 면에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긴 하네요. 직구구속이 좋다는 것 만으로 뽑기에는 너무 모험이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요^^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좌완 투수를 한명도 지명하지 않았습니다. 팀 내 좌완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걸 생각하면 약간 의외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