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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 투타 기록

지난 8월 3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는 2013년 드래프트 선수들은 물론 2학년 투수들이 대거 포함되어 더욱 야구팬은 물론 스카우트들에게도 이목이 쏠리는 대회였을 것이다. 더욱이 한화 새 사령탑 후보라 불리는 이정훈 감독이 지휘를 맡아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가 됐다. 최종 순위는 안타깝게도 5위에 머물렀다. 우승팀 미국을 꺾는 등 초반 좋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콜롬비아, 대만에 덜미를 잡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 결과와는 무관하게 선수들의 재능은 꽤 좋은 평가를 해도 될 듯한데 찬찬히 투타 기록을 살펴보자.


FIP는 홈런,삼진,볼넷,사구,고의사구,이닝을 가지고 구하는 방어율 개념

FIP = (13*HR + 3*(BB-IBB+HBP) - 2*K) / IP + 3.20(혹은 시즌에 따른 특정값) 





8명의 투수 중 절반이 2학년이다. 2013 드래프트의 1라운더 장충고 조지훈과 대전고 조상우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조금 있었다. 이는 최종명단 합숙 평가전 때의 부진 때문이라고 한다. 드래프트에 높은 순번에 지명된 선수가 반드시 기량이 완숙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화에 지명된 김종수는 아예 출장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덕수고 2학년 잠수함 안규현도 1이닝만을 투구했을 뿐이다. 대회 9일간의 기간 동안 단 하루를 쉬는 빡빡한 일정. 대표팀의 투수진 운용이 효과적이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이와는 별개로 2학년 투수를 대거 지명한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이건욱과 심재민은 유급생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경남고의 좌완 김유영과 함께 2013 드래프트에 나왔어도 1라운드가 유력했을 뛰어난 자원들이다. 특히 동산고의 우완 이건욱은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장해 8이닝 무실점 7K로 호투하면서 이번 대표팀의 에이스라 할 만하다. 140km 초반대의 빠른 볼은 수준급이고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아져 내년 10구단의 우선 지명 또는 NC의 유력한 2차 1지명 유력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올해 열렸던 청룡기에서 179개라는 비상식적인 투구를 계속한다면 우완 류현진이 아니라 우완 정영일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 이찬선 감독은 현 KIA의 2군 감독으로 있는 박철우 감독의 6년 전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2학년 좌완 투수들인 심재민과 이수민도 주가를 높였다. 심재민은 완벽한 투구는 아닐지라도 최고 148km가 스피드건에 찍히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수민도 뛰어난 커맨드와 예상보다는 좋은 구위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수민은 경북고 우완 박세웅과 함께 내년 연고지명이 시행된다면 유력한 삼성의 1차 지명 후보다.



이와 달리 가장 주목을 받았던 NC의 우선 지명 윤형배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을 기록했다. 대표팀 이정훈 감독은 윤형배를 선발이 아닌 전천후 구원투수로 기용했는데 결과적으로 패인이 됐다. 140km 중후반의 빼어난 강속구에도 불구 제구에 애를 먹으면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에이스가 돼야 할 선수가 9.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으니 이번 대회 우승을 못한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NC 1라운더 장현식이 수준급 구위와 커맨드로 안정된 피칭을 보였다는 점이다. 설령 이번 대회 윤형배가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NC가 뽑은 2명의 투수는 2013 드래프트의 고졸 원투펀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듯하다.



GPA는 타율처럼 보는 OPS의 변형. 출루율을 보다 강조

GPA = (출루율*1.8 + 장타율)/4





야수 쪽에서는 3라운드 삼성에 지명된 좌타자 송준석이 가장 인상적인 타격을 했다. 표본이 크지 않아 큰 의미를 둘 수는 없더라도 좋은 출발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NC가 지명한 덕수고의 유격수 유영준은 3루수로 출장하며 좋은 활약을 했다. .478의 타율은 전체 3위 기록인데 많은 삼진 숫자가 옥에 티다.


그리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는 북일고의 천재타자 김인태. 33타석 동안 당한 삼진은 단 한 개, 볼넷은 7개다. 콜롬비아전 몸살이 아니었다면 타격 페이스는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고교 야수로는 보기 드문 타격 재능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진흥고의 윤대영은 대회 기간 내내 4번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팀 내 유일하게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그래도 북일고의 강승호처럼 낮은 타율로 만족스러운 타격이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하다.


2학년 선수로는 유일하게 부산고의 포수 안중열이 포함됐다. 안중열은 중학 시절부터 대형 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선수인데 1학년부터 주전으로 출장할 만큼 수비에서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승택의 백업으로 타격에서도 만점 활약을 하면서 롯데 스카우트들을 안심시켰다. 내년 고교 투수 자원을 보면 김유영의 유급 등으로 부산 지역에 롯데가 1차 지명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안중열의 활약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