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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준결승에 오르기 전까지 압도적인 전력 차로 야구 대출론이 나왔고, 시즌 중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곤 했다. 준결승 이후에는 손에 땀을 쥐는 승부로 다시 한 번 대표팀 선정에 대한 아쉬운 생각이 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대표팀에는 이대호, 추신수, 김태균으로 대표되는 82라인이 배제된 상태에서 세대교체의 일정부분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강정호, 김현수, 손아섭 등 87-88라인이 라인업의 핵이 됐고, 투수진에는 리더격인 류현진 없이도 김광현과 양현종 07드랩 동기들이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한국대표팀 그리고 현재 프로야구를 이끄는 간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머지않아 FA를 맞이할 것이고, 몇몇은 해외진출을 시도하게 된다. 이후에는 어떤 선수들이 리그를 선도하게 될까? 만 25세 이하 야수들의 가치 혹은 팀의 기여도로 면면을 살펴봤다. 가급적 주관적 선호도를 줄이기 위해 2년 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파크팩터를 적용한 지난 5년간 WAR을 측정하고, 앞선 해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2014X1.8 + 2013X1.4 + 2012X1.0 + 2011X0.6 + 2010X0.2) 주루는 스피드스코어를 이용했고, 수비는 전반적 평판을 감안해 점주를 매기되 극단적인 변별력은 피했다. 추가로 어린 나이의 선수는 12개월에 0.5승을 이번에 병역 특례를 받은 선수는 1승을 부여했다.


이 포인트는 트레이드 가치와는 또 다르고 장래성보다 여태까지의 공헌도에 의지한 바가 크다. 수비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므로 랭킹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진다. 단지 야구계의 미래를 어렴풋이나마 미리보기 위한 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신고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의 등장은 강정호, 박병호 못지않게 히어로즈 부흥의 원동력이 됐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1. 서건창 2루수 넥센 히어로즈 만25세

최근 3년간 331경기 1436타석 .305AVG .379OBP .424SLG 8홈런 110도루 // 19.5포인트


서건창은 25세 이하 선수라는 타이틀에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로 그라운드 내에서 완숙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아시안게임에 뽑히지 못했으나 타격과 수비, 주루에서 올해 최고의 2루수라는 점을 대다수 팬과 전문가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또한, 1994년 이종범의 한 시즌 최다 196안타 기록과 팀 내 동료와 MVP 레이스에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올해 타고투저를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겠으나 간결하게 바뀐 타격폼을 두고 선수 개인 기량의 발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설령 올해가 서건창의 커리어하이가 될지라도 빠른 발과 야구 센스는 언제나 리그의 수준급 선수로 만들어 줄 것이다. 광주일고 시절의 활약이나 부상과 군 복무 공백 후 곧바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력을 보면 플루크라는 단어는 서건창에 어울리지 않는다.




2. 김상수 유격수 삼성 라이온즈 만24세

최근 3년간 359경기 1353타석 .285AVG .350OBP .387SLG 14홈런 90도루 // 16.4포인트


유격수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정호와 비교되며 김상수는 필요 이상으로 평가 절하될 때가 많다. 하지만 김상수가 자신의 롤모델로 언급한 '전설' 이종범의 초창기 시절에 비교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시대를 상징하는 유격수로 부족함 없는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번개같은 스피드를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 강한 어깨의 화려한 송구력 등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다. 타격에서도 매년 조금씩 성장하며 이번 리스트의 선수 중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류중일 감독의 출장 경기 60%를 넘어섰고, 비율 스탯도 대졸과 고졸의 차이를 고려하면 전혀 뒤지지 않는다. 뛰어난 운동능력을 볼 때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그 이상이 될 잠재력이 있다. 2017시즌 후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유격수라는 타이틀로 FA로 나온다면 팀 내 가장 비싼 몸값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




3. 안치홍 2루수 KIA 타이거즈 만24세

최근 3년간 363경기 1475타석 .292AVG .357OBP .412SLG 24홈런 54도루 // 11.5포인트


근래 드래프트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09드래프트 유격수 4인방이라고 하겠다. 최근 프로야구 유망주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우려에도 불구 이들 세대, 특히나 유격수 4인방은 프로야구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최고의 재능을 갖췄다고 여겨진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부터 프로에서의 성공까지 기존 유망주들보다 한발 빠르게 치고 나가며 명성을 확인시켰다. 그중에서도 안치홍은 첫 시즌 풀타임에 가까운 기회를 부여받고, 올스타 MVP,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는 등 가장 먼저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순수한 타격 능력과 성실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작년과 재작년 크지 않은 신장과 장타력 고민, 2루 수비에 대한 부담 등 여러 가지 딜레마가 겹치며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다행히 2014년은 20-20에 가까운 타격으로 이런 한계를 넘어선 시즌이다. 비록 올해 병역 특례 혜택은 받지 못했으나 안치홍에 대한 낙관은 그 어느 해보다 커졌다.




4. 오지환 유격수 LG 트윈스 만24세

최근 3년간 360경기 1475타석 .254AVG .343OBP .399SLG 29홈런 79도루 // 11.5포인트


역시 09드래프트 유격수 4인방 중의 한 명인 오지환은 고교 시절 통산 100이닝 이상을 투구할 만큼 야수보다 투수로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럼에도 파워를 비롯한 타격에서의 잠재력과 운동 능력은 오지환을 프로에서 야수로 완전히 전환하게 하였다. 첫 시즌 .315의 타율 .572의 장타율로 퓨처스리그를 맹폭한 오지환은 다음 해 곧바로 1군에 올라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1군 풀타임 첫해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며 두자릿수 홈런과 .755의 OPS를 기록할 만큼 오지환의 타격 재능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반면 부족한 경기 경험에 따른 한계도 보였다. 불안한 수비로 인해 경기를 내주며 팬들에게는 애증의 존재가 되기도 했다. 낮은 타율도 오지환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를 낮추는 요소다. 오지환 스스로도 우타전향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자면 오지환 이상의 타격 능력을 갖춘 유격수는 33년 프로야구사에서도 손으로 꼽힌다. 수비도 작년을 기점으로 상당한 향상을 이뤄냈다. 오지환은 지금도 매우 가치 있는 야수이며 향후 팀을 대표하는 장타자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5. 나성범 중견수 NC 다이노스 만24세

최근 2년간 223경기 985타석 .289AVG .362OBP .513SLG 43홈런 26도루 // 11.1포인트


나성범처럼 팬들에게 탄성을 자아내는 선수가 또 있을까? 진흥고 시절 투타에서 활약했던 나성범은 LG에 2차 4라운드에 지명받았으나 형이 있는 연세대로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신입생으로 강속구를 뿌리는 대학 최고의 투수가 되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았다. 졸업 전 2년간 공식 경기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던 나성범은 프로에서 김경문 감독의 권유로 다시 야수로 전향해 말 그대로 퓨처스리그를 초토화시킨다. 그리고 1군에서 2년 차 시즌에는 3할 중반의 타율 20개 이상의 홈런 등 전반기 대활약을 바탕으로 올스타 최다 득표 선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아시안 게임 대회에서는 수비 시프트 하에서 결정적인 수비로 금메달 획득의 주역이 된다.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길을 선택해 최고의 성과를 냈다.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선수에게 다섯 번째 소개는 평가 절하일 수 있으나 타고투저 시기 겨우 프로 2년 차임이 반영됐다. 가장 취약한 삼진/볼넷 비율과 야수로서의 완성도도 선수로서는 위험 요소다.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나성범이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지만 말이다.





2009 드래프트 황금세대에는 유격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수빈은 동기 라이벌 박건우 등과 함께 에드먼턴 세계청소년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6. 정수빈 중견수 두산 베어스 만23세

최근 3년간 339경기 1059타석 .273AVG .335OBP .372SLG 8홈런 73도루 // 9.9포인트


'허구연의 남자' '잠실 아이돌' 등 정수빈은 실력 외적으로 따라다니는 호칭이 많다. 크지 않은 체격에서 종횡무진 야구장을 누비며 만드는 허슬 플레이, 여심을 호소하는 귀여운 인상의 외모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이런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정수빈은 유명한 09드랩 출신으로 세청 우승의 주역이며 안치홍만큼은 아니라도 프로 1년 차에 1군에서 공헌한 매우 드문 선수다. 나이를 감안하면 컨택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와 주루플레이가 뛰어나다. 리그 최고의 번트마스터로 불릴 만큼 작전 수행 능력이나 허를 찌르는 야구 감각이 뛰어난 선수다. 아쉬움이 있다면 치열한 경쟁 체제의 두산 외야에서 살아남으려다 보니 타격에서 숨을 고를 시간이 부족했다는 데에 있다. 올 시즌 후 군 복무는 정수빈에게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국가대표 1번 타자가 된 민병헌은 경찰청에서 단련하기 전 정수빈보다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정수빈은 장타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2016시즌 주전 중견수와 완전체 테이블세터로의 귀환을 기대해 본다. 정수빈의 6년간 커리어를 보자면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7. 박민우 2루수 NC 다이노스 만21세 

최근 2년간 142경기 507타석 .296AVG .391OBP .392SLG 1홈런 53도루 // 6.6포인트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의 하나인 박민우는 이 명단에서 가장 어린 선수다. 프로에서 거둔 실적이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한 게 사실이다. 수치로 설명하자면 올해 활약의 가중치 X1.8과 나이에 따른 추가점 1.2승 정도가 합쳐진 포인트다. 적은 표본이다 보니 거품이 겼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이 나이의 선수가 이 정도 활약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박민우는 고교 시절 최고의 운동능력으로 천재라 불린 하주석과 라이벌이 됐고, 유급생으로 타석에서 보인 안정감 있는 모습은 우위로 평가됐다. 프로에서는 고교 시절보다 더 인내심을 보이면서 출루율과 스피드 조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됐다. 첫 풀타임 시즌에 .391의 출루율과 53개의 도루는 박민우의 성향과 비범함을 느끼게 한다. 이제 경험을 쌓아가며 수비에서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일이 남았다. 이상적인 리드오프 유형의 선수로 꽤 긴 시간 도루 랭킹에는 박민우의 이름에 최상위에 위치해 있을 거라고 전망해 본다. 




8. 김민성 3루수 넥센 히어로즈 만25세

최근 3년간 305경기 1221타석 .286AVG .354OBP .432SLG 31홈런 17도루 // 6.4포인트


2010년 트레이드 데드라인 즈음에 터진 황재균과 김민성, 김수화의 트레이드는 세간에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그간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넥센이 다시 한 번 무리한 현금 트레이드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은 현금이 포함되지 않은 정상적인 트레이드라고 부인했으나 KBO마저 승인을 유보할 만큼 한쪽에 기울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4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김민성은 황재균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만능 내야수로 성장했다. 덕수고 시절부터 착실한 기본기에도 타격, 스피드 등 특출난 점이 없다는 단점을 넥센에서 웨이트를 통해 장타력이라는 무기로 극복했다. 그러면서도 수비력을 유지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웠다. 단, 올 시즌을 보자면 특출난 시즌은 아니다. 타고투저에서 .801의 OPS는 리그 평균이 되지 못한다. 조금 차이가 나는 홈과 원정에서의 성적 차이도 평가를 신중하게 한다. 강정호가 해외에 진출할 내년, 넥센 내야에서 김민성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팀에도 개인에게도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즌이다.




9. 김선빈 유격수 KIA 타이거즈 만24세

최근 3년간 244경기 986타석 .289AVG .364OBP .356SLG 6홈런 60도루 // 6.1포인트


이번 시즌 각 팀의 주전 야수 중 가장 가치가 떨어진 선수라면 김선빈을 들 수 있다. 부상으로 고작 30경기 91타석에 들어서며 루키 시즌 이후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타격을 보였다. 게다가 수비에서 뜬공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국가대표 차출이 희박하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들어야 했다. 이는 김선빈에게 동기 부여 측면에서 크게 흔들리는 계기가 됐을 개연성이 있다. 최근 심각하게 무너진 팀의 내야 수비력에 대한 잔상이 김선빈에게 옮겨갔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수비력에 대한 논의를 뒤로하고 공격력에서 김선빈은 믿음이 가는 선수다. 부족한 장타력 대신 존을 확실히 공략하면서 자신의 사이즈를 장점으로 만드는 영리한 타자다. 고교 시절부터 투타 에이스로 불렸고, 리그 입성 첫해 내야 유틸로 활약하는 등 핸디캡인 체격 이상으로 재능을 타고난 선수다. 군대에서 2년 동안 착실한 훈련과 실전 경기를 통해 손시헌처럼 자신을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했으면 한다.




10. 허경민 내야수 두산 베어스 만24세

최근 3년간 263경기 667타석 .275AVG .354OBP .330SLG 1홈런 29도루 // 3.7포인트


09드랩 유격수 4인방 중 한 명인 허경민은 한때 허구연 위원으로부터 정수빈의 친구로만 불리는 등 현재 동기 중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광주일고 시절에는 1학년 때부터 서건창과 짝을 이뤄 주전 유격수를 맡고, 세청 대회에서는 쟁쟁한 동기를 물리치고 주전 유격수로 기용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살짝 아쉬운 출발이다. 이러한 원인은 허경민이 유격수를 가장 잘 키우는 두산에 입단했기에 파생된 결과다. 두산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를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고, 허경민은 경찰청 포함 3년간 퓨처스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했다. 3할을 훌쩍 넘는 타율과 102개의 도루 이상적인 삼진/볼넷 비율 등 또래 선수들은 넘보기 어려운 성적이다. 그러나 손시헌, 김재호 등 두산의 두터운 유격수 층은 허경민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1군에서 3년간 백업 내야 유틸로 기회는 한정됐다. 고교 시절 정평이 나있던 수비에 대한 평가가 내려간 이유도 기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포지션이 고정되어 있지 못한 탓이 크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송구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1군 리그에서 허경민의 성공 여부는 개인의 노력 이상으로 구단이 얼마나 현명하게 선수단을 운영하느냐에 달려있다. 허경민 말고도 최재훈이나 장성우, 최주환 같은 빼어난 재능의 선수들이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점은 한국 야구계에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댓글
  • 프로필사진 박상혁 여기에도 롯데 선수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매번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2014.10.01 13:32 신고
  • 프로필사진 Marple 최근 드래프트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가 반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성우가 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참 아쉽고요. 그래도 앞세대의 손아섭이 대단한 선수로 성장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긴해요. 2014.10.01 2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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