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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 제한이 3명으로 늘면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타고투저가 외국인 타자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팀마다 중심타자 혹은 1번 타자에 해당하는 선수가 늘면서 한층 박진감 넘치는 경기 흐름이 이어지곤 했다. 게다가 피에, 나바로와 같은 야수들은 수비에서도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팬들에게 수준 높은 야구를 선보였다. 올해 프로야구는 어떤 선수가 활약하게 될지 프로필과 커리어를 비교해 보자.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최고령은 LG 한나한과 모건이다. 두 선수가 2014년 어깨와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는 점은 우연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두 팀은 이런 불안 요소를 감수해야 한다. 반면 테임즈와 나바로는 작년 리그 적응을 마치고 나이가 젊어 소속 구단이 시즌을 계획하기에 훨씬 수월하다. 가장 체격이 큰 선수는 KIA 브렛 필과 넥센 스나이더로 수준급 타격에도 수비력을 갖춘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유형이다. 외국인 야수는 투수보다는 체격에 따른 유불리를 논하기는 애매하다고 여겨진다.



푸른색에서 초록색노란색으로 갈수록 수비 부담이 덜 한 포지션 혹은 타격 위주의 선수로 표시.


국내에 오기 전 트리플A에서 가장 강력한 타격을 했던 선수는 브라운이다. 파크팩터를 보면 타자 친화적인 환경에서 뛰긴 했으나 이를 고려해도 홈런 수치나 OPS+는 수위에 있다. 이는 3루수 마르테도 마찬가지. 코너 외야나 1루수보다 포지션 메리트가 있기에 대어급 외국인 야수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스나이더는 포지션 대비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선수다. 단, 장타에 의존을 하다 보니 삼진이 많고, 잠실에 잘 어울리지 않는 유형이었다.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넥센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마르테와 함께 큰 성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구장 환경으로 보면 다소 특이한 곳은 브렛 필이 뛰었던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홈구장인 척찬시 파크(CHUKCHANSI PARK)다. 홈런 팩터는 높지만, 1루타와 2루타 팩터는 모두 리그 평균 이하다. 브렛필은 컨택과 파워를 모두 갖춘 선수이기에 득도 되고 실도 될 수 있는 구장이다. 확실히 구장의 이득을 보지 못한 선수는 나바로. 트리플A에서 성적보다 국내에서 좋은 타격을 한 비결은 선수의 성향이나 약간의 운도 따랐을 수 있는데 구장 환경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파크 팩터를 고려하면 나바로의 타격은 1루 혹은 코너 포지션의 선수에 다소 미치지 못할지라도 미들 인필더 포지션 내에서는 돋보이는 타격을 보여준 셈이다. 앞으로도 이런 유형의 선수를 쉽게 영입할 수 있을까?




영입 직전 시즌 트리플A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던 선수는 브렛 필이다. 그에 비해 2014시즌 KIA에서 타격은 뜨겁지 못했는데 시즌 중반 부상으로 타격 페이스가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다. 또한, 옆구리 투수를 상대로 .224의 타율 .306의 장타율을 보일 정도로 취약한 모습을 보여 트리플A에서 모습을 이어가려면 이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 반대로 2014시즌 외국인 야수 중 최고의 타격을 보여준 테임즈의 전년도 성적은 의외로 평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내려오면서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고, 다소 투수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손해를 봤다.




트리플A 통산 기록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뛰었던 한나한의 타격이다. 주로 2008년까지 트리플A에서 뛴 나이저 모건과 달리 한나한은 2010년까지 꾸준히 트리플A를 오갔다. 그의 나이 30세로 전성기에 있을 시점이었기에 메이저리그 경험을 했다고 해도 지금 타격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한나한이 트리플A에서 뛰었던 홈구장의 파크팩터가 0.96~0.97 정도로 타자에게 살짝 어려운 곳이었다고 해도 국내에 진출한 야수 중 타격에서 메리트가 있는 선수는 아닐 듯하다.


그밖에 아두치를 비롯해 비교적 젊은 나이의 야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성적이 향상되는 추이를 보여서 통산 기록보다는 최근 3년간의 기록을 보는 게 국내에서 성적을 예측하기에 더 유리하다.






메이저리그 기록을 볼 때 대부분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선수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령 LG 리즈가 영입될 시점에서 3년간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은 7.67, FIP는 6.38로 트리플A 기록과 달리 하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19번 출장 중 17번 선발 등판해 85.2이닝을 던져 제대로 풀타임을 치르지 않은 표본이다. 타자로 치면 409타석밖에 되지 않는다. 고로 나바로가 메이저리그에서 2할 초반에 머무른 타자라고 해서 국내에서 활약이 극적 반전이라고 하는 것은 기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착오에 가까운 표현이다. 


그나마 메이저리그 성적에 의미를 가질 만큼 기회를 받은 선수는 한화의 나이저 모건, LG의 잭한나한, 넓게 보면 NC 테임즈, KT 마르테까지다. 이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의 선수는 한화의 나이저 모건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7할 내외의 OPS, 144경기 평균 약 29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주로 테이블세터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또 전성기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로 계산하면 7시즌 동안 11승을 공헌했다는 계산이다. 잭 한나한은 모건보다 컨택과 주루에서 강점을 가지지 못하지만, 간혹 나오는 한방과 유려한 수비로 빅리그 준주전으로 활약한 시기가 있다. WAR로 계산할 때 약 7시즌 동안 4.2승의 기여도. 기량이 검증된 이 두 베테랑이 국내에서 활약하기 위한 최대 관건은 역시 얼마나 건강한 모습으로 뛰느냐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잠실을 쓰는 한나한은 타격에서 약간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통산 940타석 동안 참혹한 성적을 보인 마르테는 루키시절 탑유망주로 기대를 모아 조금 이르게 콜업된 인상이 있다. 또 클리블랜드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가 좌측에 5.8M의 펜스가 있어 우타자 마르테처럼 당겨치는 타자에게 매우 불리한 환경이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트리플A에서 시간을 좀 더 갖고, 신시네티 레즈의 그레이트 어메리칸 볼파크를 홈으로 썼다면 마르테의 커리어는 지금과 전혀 달랐을지도 모른다. NC의 테임즈는 두산 니퍼트처럼 국내에 오는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커리어의 한계치라고 할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뛰었던 몇몇 선수들의 기록을 보자. 메이저리그 기록보다 더욱 표본이 작아 참고의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 두산 루츠의 페이스가 상당히 좋았다는 정도이고, 모건이 동양 야구에서 잘 맞는 선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였던 모건의 다혈질적인 면모도 일본에서는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조절되는 등 대체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오히려 한화에서는 정근우와 함께 유쾌한 팀 분위기를 이끌어주리라 기대가 되기도 한다. 다만, 모건이 뛰었던 요코하마 스타디움이 NPB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 중 하나로 홈런이나 OPS+는 과장된 수치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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