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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영입이 모두 마무리됐다. 아직 투수들이 실전에 돌입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2015년 시즌 성적을 예상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에 가깝다. 비슷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리그에 따른 적응, 견제 동작이나 투구 습관, 팀 수비력이나 구장 환경, 운에 따르는 변수 등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니퍼트, 벤헤켄 등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해주는 선수들을 보면 미국에서 커리어나 최근 성적 추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프로필부터 AAA,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까지 전체 21명 선수의 면면을 비교해 보았다.




국내 선수나 외국인 선수나 나이가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작년 최고령 선수였던 나이트는 시즌 중간에 방출됐고, 옥스프링, 유먼도 전년도보다 하락세를 보였다. 30대 중반의 선수 중 벤헤켄만이 유일하게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활약을 했다. 올해 역시 최고령 선수로 살아남은 세 선수가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반대로 나이가 너무 어린 선수 역시 리그 적응에는 유리하지 못하다. 2013년과 2014년 최연소 선수 아담 윌크와 케일럽 클레이 모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SK의 켈리, 롯데의 레일리, KIA의 스틴슨 모두 만 26세로 어린 선수들이기에 코칭 스탭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참고로 가장 외국인 투수의 나이가 많은 팀은 두산과 한화로 평균 33세로, 가장 나이가 어린 팀은 롯데로 평균 26.5세였다.


외국인 선수들의 평균 신장과 체중은 작년과 거의 차이가 없다. 아무래도 신장이 크면 클수록 타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제구가 잘되지 않으면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올해 가장 체격이 큰 선수는 KT의 시스코로 니퍼트처럼 밸런스가 좋은 투수인지는 의문이 따른다. 삼성의 피가로는 공식적인 프로필 상 체중이 가장 적게 나가는 선수인데 패스트볼 구속이 가장 빠른 선수 중 하나다. 대신 높낮이를 활용하는 투구를 하기에는 불리한 조건이기는 하다.




국내리그는 메이저리그보다 트리플A에 훨씬 가깝다. 최근 3년간 AAA에서의 통계라면 국내에서 활약을 점치기에 가장 유용한 지표가 아닐까 한다. 유의해서 볼 점은 FIP+나 평균자책점, 삼진/볼넷 비율뿐 아니라 어떻게 기용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작년 KIA와 계약한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는 140 내외의 FIP+를 기록했고, 대부분 불펜으로 뛴 울프도 120 내외로 높았다. 이를 고려하면 불펜으로 훨씬 자주 출장한 피가로의 성적은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단, 2011~12년 일본에서 선발로 90 내외의 FIP+를 기록했기에 선발로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는 아니다.


선발 투수로는 두산의 니퍼트 마야 콤비가 돋보이고, 스윙맨으로 활약한 선수 중에는 베테랑 헤켄이나 유망주 어윈의 성적도 매우 준수한 편이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이유가 나타난다. 반면 LG 루카스나 롯데 린드블롬은 90만 달러의 계약 금액을 받은 선수치고는 FIP+ 수치가 상당히 낮다. 그나마 표본이 크지 않다는 게 위안이나, 1옵션 투수로 역할을 바라기에는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한편 커맨드형 투수라고 분류되는 KT 어윈이나 롯데 레일리 등이 기록상으로는 속구 위주의 투수보다 FIP에서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직전시즌 트리플A의 성적은 최근 선수의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기만성이라고 할 만한 벤헤켄은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은 미미했지만, 차곡차곡 기량을 쌓아 국내에 오기 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에 비해서 6살이나 어린 피어밴드는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에는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 물론, 35만 달러를 받는 선수이기에 같은 기대치 일수는 없다.


한편 파크팩터를 적용한 후 더 진가가 나타난 선수는 SK의 밴와트이다. 2014년 밴와트가 뛰었던 콜럼버스 홈구장은 인터내셔널리그에서 심히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AAA에서의 페이스가 그대로 국내에서 이어졌다. 단, 2013년은 투수 친화적인 새크라멘토 구장에서 부진했기에 어느 기록을 신용할지는 보는 이의 시각에 달린 문제다. 그 외 2014년 밴와트의 동료였던 타일러 클로이드도 구장 효과를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표본이 큰 트리플A 통산 기록은 선수의 기본적인 기량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옥스프링은 트리플A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던 선발 투수중 하나로 롱런의 비결이 표에서도 나타난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불리는 니퍼트는 역시나라는 말이 나오고, 한화 탈보트도 건강하다면 2012년보다 좋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기록상 가장 비관적인 성적이 예상되는 팀은 KIA로 험버와 스틴슨은 적지 않은 이닝 동안 평균자책점과 FIP가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영입 직전 시즌이나 3년간 기록도 마찬가지고, 타자 친화적인 환경도 아니어서 2015시즌 대단한 활약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국내에 온 선수 중 몇몇은 최근 3년간 트리플A보다 메이저리그에 소속된 기간이 길었던 투수가 있다. 두산 니퍼트, 삼성 입단 전 탈보트와 함께 LG 루카스 하렐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시즌에는 풀타임 선발 투수로 풀타임 3점대 중후반의 평균자책점과 FIP를 기록했다. 이후 계속된 부진과 불안한 제구력 등 당시의 기량을 재현하기는 어렵겠지만, 메이저리그의 실적을 마냥 간과할 수는 없다. 볼스테드와 비교하면 조금 더 와일드한 유형으로 외국인 투수 중 땅볼 유도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밖에 기회를 받은 투수 중 삼성 피가로와 클로이드는 많은 피홈런에도 트리플A와 유사하게 삼진/볼넷 비율을 가져갔다는 점이 흥미롭다.






메이저리그 통산기록으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KIA의 필립 험버다. 험버는 2012년 퍼펙트게임 이후 빅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모두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2011년에는 LG 루카스 하렐 못지 않게 선발 투수로 큰 성공을 거뒀다.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번픽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원래 야구를 잘 했던 투수이기도 하고, 내년 상하가 확장된 스트라이크 존에 수혜를 받을 커브를 주무기로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깜짝 활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 진출하기 한참 전에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얻었던 시스코와 유먼은 모두 독립리그와 대만 리그를 거친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과 재계약에 실패한 후 2013년 재활로 시간을 보냈던 탈보트도 대만에서 재기를 꿰했다. 유먼과 탈보트가 많은 이닝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성적은 대동소이하다. 시스코도 마지막 시즌 비슷한 FIP를 보였다. 차이라면 유먼이 가장 적은 볼넷을 허용하며 베테랑의 모습을 보였고, 탈보트는 약 2.84의 G/F(땅볼/플라이볼)비율로 피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장신의 좌완 파이어볼러 시스코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무기로 2014시즌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냈다. 유먼과 탈보트는 건강이, 시스코는 제구력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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