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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2016드래프트 리뷰 - SK, LG, NC, 넥센, 삼성 -



SK 와이번스 - 내야, 중심타선 리빌딩 시동




2014 드래프트에서 SK는 11명 중 7명을, 2015드래프트에서는 11명 중 8명을 투수로 뽑았다. 그만큼 야수에 대한 비중이 낮아져 있었는데 이번 시즌 타격 부진으로 내야를 대거 보강하는 모양세다. 서울고 3루수 임석진은 장타력이 확실한 고교 최고의 타자라고 불릴 만하다. 현재 수비력이 부족하고, 1루로 포지션 변경을 한다고 해도 장타자로서 가치는 큰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SK는 임석진에 만족하지 않고, 박정권의 후계자가 될 유망주를 지나치지 않았다. 인천고 하성진은 연고권 최고의 타자로 체구에 비해 수비와 주루 플레이도 양호한 편이다. 해외파 김동엽은 드래프트 전체 야수 중에도 차별화된 파워를 보여준다. 단, 선구안과 수비가 치명적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정근우의 이적 공백이 아직도 남아 있는 2루 자리도 신경을 썼다. 용마고 안상현, 경희대 노관현, 성남고 최수빈은 모두 재간이 있고, 작은 체구에 비해 장타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리그에서 정근우만큼 좋은 타자는 아니었다.


1차 지명에서 미래를 보는 정동윤을 뽑은 이후 투수 쪽에는 제구력이 뛰어난 선수로 방향을 선회했다. 고려대 김주한은 대학 리그에서 홍익대 김재영과 함께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사이드스로 투수다. 동산고 김찬호는 크지 않은 체격에 패스트볼 스피드가 대단하진 않지만, 준수한 제구력과 슬라이더를 무기로 연고권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LG 트윈스 - 검증된 타격, 수비력 보완은 물음표




SK와 마찬가지로 LG도 야수 세대 교체에 신경을 쓰고 있는 팀이다. 부족한 타격을 보완하기 위해 수비보다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지명한 게 눈에 띈다. 휘문고 김주성은 고교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컨택능력과 갭파워는 미들인필더 기준이 아니라도 훌륭한 수준이다. 송구 정확성이 약점으로 꼽히는데 LG에서는 2루수 혹은 3루수로 키워질 여지가 있다.


건국대 외야수 홍창기는 타자로서 더 안전한 유망주다. 기본적인 컨택능력에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코너에 어울리는 파워와 주력마저 갖췄다. 부족한 수비력을 가다듬는다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유력한 후보다. 연세대 김호은은 올해 4개의 홈런 포함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보여줬는데 고교 시절 포함 장타율 5할 이상은 올해가 처음이다. 진흥고 김기연은 이들과 달리 뛰어난 수비력으로 포수 중 주효상 다음으로 중상위 라운드에 호명됐다. 여기에 장타력을 조금 키운다면 프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소수 정예 투수 지명도 매력적이다. 충암고 유재유는 고교 리그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진 못했지만, 최고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며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아왔다. 주말리그부터 황사기까지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청소년대표팀 국가대표로 뽑혔다. 1차 지명 투수 못지않은 장래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고 천원석은 좌완으로 평균 이상의 구위를 가진 원석이고, 충암고 양효준은 낮은 타점의 옆구리 투수로 프로에서 메리트를 가질 수 있다.



NC 다이노스 - 알짜배기 투수 보강, 팀 컬러는 그대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NC는 야수보다 투수에 중점을 두고 드래프트에 임했다. 해외파 정수민은 실제 기량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갈 수 있는 선수다. 고교 시절에는 명성에 비해 그리 대단한 활약을 하진 않았다. 제구력이나 커맨드 등은 나이에 비해 검증됐다고 할 수 없다. 그래도 싱글A에서 모습과 MAX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의 위력을 고려하면 하위 1라운드 지명은 합당하다고 여겨진다.


설악고 좌완 최성영은 충암고 유재유와 함께 1차 지명자 사이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다. 빠른 볼 스피드는 130km 중후반이지만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로운 투구폼에 고교 수준에서 매우 뛰어난 커맨드를 자랑한다. 유신고 김한별은 빠른 볼 스피드가 130km 초중반에 불과하지만, 준수한 제구력에 삐쩍 마른 체격이 보완된다면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하대 임서준도 구위보다는 피네스 피쳐 유형으로 대학 무대에서 큰 활약을 했다. 


야수에 대한 전략은 1군 구성과 비슷하다. 뛰어난 수비력과 주루를 바탕으로 투수와 시너지를 배가시키는 유형이 주가 된다. 영남대 이재율은 두산 1라운더 조수행에 버금가는 빠른 발을 가진 위협적인 주자이며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다. 중하위 라운드의 경남고 김찬형, 홍익대 조원빈 등 감독의 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영입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팀 내 의사소통이 잘 이뤄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넥센 히어로즈 - '미완의 대기' 스카우트 진가 발휘될까?




작년 2차 4라운드까지 고졸 투수로 도배했던 넥센은 이번에 1차 지명 야수픽이 걸렸는지 2차 6라운드까지 고졸 투수로 정렬했다. 조상우, 김택형, 하영민 등 대학 투수보다 빠르게 고졸 투수를 활용하는 넥센 코칭 스탭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위 순번에 누구나 탐내는 투수 자원이 남아 있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흙 속의 진주 찾기에 골몰한 인상이다.


성남고 안현석은 팔꿈치 수술로 인한 재활로 올해 피칭 기록이 거의 없다. 1, 2학년 고교를 평정했다고 할 수준은 아니어서 1라운드로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안정훈은 2학년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구속이 점점 향상되면서 팀 내 비중과 성적이 함께 올라갔다. 동산고 트로이카 중 한 명인 유급생 최민섭과 함께 넥센 트레이닝 효과를 가장 듬뿍 받을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그 외 넥센이 지명한 투수들은 순번이 높지 않기에 실적이 많지 않다던가 구위가 올라오지 않는 등 단점이 조금씩 있다.


투수에 집중하다 보니 하위 라운드에 모든 것을 갖춘 야수가 남아 있을 리 없다. 넥센은 타자 친화적인 목동 구장과 궁합이 잘 맞는 파워 툴에 주목했다. 용마고 김성현과 선린인터넷고 안준모는 타격에서 거칠고, 빈틈이 많아도 중장거리 히터로 잠재력이 있다. 인하대 채상현은 외야 수비력에 의문이 있으나 전체적인 타격 성적은 김호은과 비견될 만하다.



삼성 라이온즈 - 왕조 삼성의 여유, 어중간은 없다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의 지명 전략은 매우 선명하다. 상위 라운드에 당장 팀에 기여하지 못하더라도 길게 보고 스타가 될 잠재력 있는 선수를 얻는다는 기조다. 이는 1차 지명 최충연부터 드러나고 주로 파이어볼러 편애로 나타나고 있다. 건국대 김승현은 올해 나온 투수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고 하지만 부상과 많은 나이로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선수였다. 그러나 삼성 입장에서는 연고권 내 놓칠 수 없는 투수였다.


해외파 이케빈은 무명에서 최고 150km 내외가 나온다는 패스트볼로 화제가 됐던 투수다. 그에 비해 미국 대학 시절 경력은 볼품이 없다. 송원고 임대한 역시 야수로 뛴 경기가 더 많을 정도로 구위에 의존한 선수. 현재 기량으로는 결코 높은 평가를 해줄 수 없는 선수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는 삼성은 길러내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선수의 유명세와 별개로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다.


실적이 적은 투수와 달리 기술이 중요시되는 대졸 야수는 성적으로 어느 정도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인하대 김성규는 수비에서 평이 엇갈리나 타격 능력만큼은 신입생 시절부터 신임 받는 선수다. 대전고 황선도는 올해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장타자로 인내심을 가장 필요로 하는 유형이다. 영남대 최승민은 예비역으로 3, 4학년 피치를 올리고 있다. 3루수에 어울리는 파워와 송구 능력을 갖춰서 10라운드 픽으로는 스틸이 될 확률이 있다. 삼성은 유독 대학 야수와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팀이기에 이번 드래프트에서 더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