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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2017 프로야구 드래프트 리뷰 - kt, LG



지난 8월 22일 2017 프로야구 2차 신인 지명회의가 열렸다. 신인이 곧바로 프로에서 활약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두산과 넥센을 보면 드래프트가 얼마나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올해 역시 눈여겨볼 유망주가 속속 지명도니 가운데 특징은 두드러진 대졸 약세다. 전체 110명의 지명자 가운데 대졸 선수는 불과 투수 12명, 야수 12명을 합쳐 불과 24명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10년간 드래프트 중 2008 드래프트와 함께 가장 낮은 수치다. 단, 2008드래프트는 8개 구단 체제로 전체 지명자가 애초에 62명밖에 되지 않았다. 작년과 재작년 해외파 제외 52, 44명의 대졸자가 뽑힌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또 2차 1라운드 상위 20명 가운데 대학 출신은 동국대 최동현 한 명. 이마저도 연고 지명 서울권 3순위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TOP 20 내에 대학 선수가 없다고 봐도 좋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세대에 따른 고졸 강세인지 아니면 대학 리그의 약화인지는 차근차근 따져보아야 한다. 이 사안을 뒤로하고 팀별 지명자 리뷰를 해 보면.




kt 위즈 - 전력감 고려, 신생팀다운 건실한 선택




지난해 2차 지명에서 해외파 1루수 남태혁을 1픽으로 선정하며 많은 이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던 kt 스카우트는 올해 드래프트에서 이변을 만들지 않았다. 2차 1픽의 주인공이 된 용마고 이정현은 실질적인 2016년 고교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고 윤성빈 등 광속구를 뿌리는 몇몇 1차 지명자보다 스피드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빠른 볼 구위와 슬라이더, 제구력 등 전체적인 투수로서의 완성도는 고교 리그에서 특출난 자원이라고 말해진다. 단, 프로 수준에서 1군 감이냐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잠제력 면에서 한 살 어린 경남고의 두 좌완보다 위라고 말하기는 고민이 된다.


2라운드에 뽑은 대구고 이종혁도 1라운드와 비슷한 기준에서 뽑은 우완이다. 유급생으로 훌륭한 체격과 최고 140km 중반의 빠른 볼, 나쁘지 않은 성적까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만족시킬 만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하위 라운드 대졸 지명은 스카우트 취향을 맞춘 좌우 균형 픽에 가깝다.


중하위 라운드 야수 픽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역시 유신고 중견수 홍현빈과, 부산고 1루수 한기원이다. 프로필 상 60kg의 몸무게 차이가 나는 두 선수의 성향은 극과 극. 홍현빈은 전형적인 리드오프 유형으로 1학년 때부터 주전 외야수로 출장해 3년 연속 3할이 훌쩍 넘는 타율과 4할 중후반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빠른 발과 송구 능력을 갖춘 외야 수비도 호평. 유급생인 대신 프로에서 빠르게 전력감이 되리란 기대가 많다. 한기원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고교 최고의 타자다. 문제는 부족한 수비, 주루 능력과 함께 과체중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그 외 경남고 문상인도 1학년부터 마스크를 쓸 정도로 수비력이 나쁘지 않고, 한 방 능력을 갖춘 포수다.




LG 트윈스 - 성과 중시한 고졸 투수 집중

 


LG는 올해 최상위 유망주의 깊이가 얕았던 서울권에서 차례로 돌아오는 1차 지명 1픽의 행운을 만끽했다. 성적순으로 지명되는 2차 지명에서도 마찬가지. 나이와 구위, 체격, 좌완 메리트 등을 따졌을 때 경남고의 손주영과 이승호는 용마고 이정현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자원이었고, LG는 호사스러운 고민에 빠졌다. 결국, LG의 선택은 191cm의 훤칠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손주영. 2차 TOP3 투수 중 평균자책점은 가장 높으나 확실한 보조 구질이 없다는 평에도 삼진 비율은 최상위권에 있다. 저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왔기에 하드웨어만으로 결정된 2픽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이후는 최근 몇 년 상위 지명에 야수 픽이 많았던 영향인지 고졸 투수에 집중했다. 말도 안 되는 우연일 가능성이 높지만, 2015 드래프트 야수픽처럼 넥센을 따라간다는 인상도 있다. 2라운드 두 번째 순번에 뽑은 이창율은 올해 가장 많은 이닝과 두 번째로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한 투수다. 체격은 좋으나 우완으로 평균 130km 중후반의 빠른 볼은 크게 인상적이진 않다. 고교에서 모습에 비해 프로에서는 아직 어정쩡할지도 모른다. 서울고 이찬혁은 3학년 이전 공식 경기 출장이 없으나 빠른 발전 속도로 청룡기 감투상을 받은 바 있다. 단, 현재 모습은 특출 나다고 하긴 어렵다. 제주고 오석주는 70이닝이 넘는 이닝 수에도 공격적인 피칭으로 혹사를 막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위로 압박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3개의 피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선린 인터넷고의 김태형은 덩치 큰 좌완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둬 하위라운드에 뽑기는 매력적인 투수다.


야수 중 성남고 김성협은 홈런 숫자는 많지 않으나 체격 조건과 퍼포먼스를 봤을 때 올해 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타자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활약이 프로에 가까운 타자라는 의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