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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8년 상무·경찰청 합격자 기록 정리 & 뎁스차트

최근 스토브리그에 나타난 특징이라고 하면 유망주 가치의 변화다. 상무에서 제대 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자 각 구단이 2차 드래프트나 FA 보상선수를 보내는 과정에서 유망주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장과 군 문제 해결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상무와 경찰청 합격은 선수뿐 아니라 구단 운영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된다. 합격자 기준은 예전보다 더 엄격해졌다. 공정성이 문제가 되면서 야구인이 보는 실력이나 커리어보다는 체력측정, 신체검사, 인성검사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심사가 이루어진다. 김민혁이나 이홍구, 임병욱 등의 탈락을 보면 과연 합리적인 기준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기는 하나 그만큼 쉽게 얻을 수 없는 혜택이라고 보면 된다. 2018시즌 새롭게 행운을 얻은 유망주들의 기록을 정리해 보았다.






상무는 14명의 합격자 중 절반인 7명을 투수로 뽑았다. 이중 NC의 임정호와 롯데 김유영은 나름 안정적인 1군 커리어를 보유한 투수로 모두 1군 좌완 계투 요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유영은 군에서 힘을 더 기른다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는 고효준을 영입하면서 김유영을 과감하게 상무에 보냈는데 대단히 이상적인 결정으로 여겨진다. 2017드랩 대졸 투수인 박진태와 강동호도 1군에서 나름 성과를 보인 후 바로 군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한 선수 중에는 KIA의 우완 유망주 남재현이 이목을 끈다. 프로 2년 차로 선발에서 좋은 피칭을 했기 때문에 임지섭, 김선기, 문경찬, 문성현 등이 빠진 선발 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 SK의 김정빈은 좌투수라는 이점이 있고, 구위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년 연속 퓨처스리그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김찬호도 최연소 합격자로 기대를 모은다.










야수에게 상무 입단은 경찰청보다 성장에 훨씬 유리하다. 사회와 더 단절된 생활을 하는 이유도 있지만 뽑는 인원이 적어 개인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많을 수 있다. 이번 합격자 명단을 포함 야수는 총 16명으로 경찰청보다 5명이 적다. 특히 외야는 5명으로 운용되고 2년 차 선수들이 강력하다고 볼 수 없어서 1군 백업 이상이던 김준완은 물론, 김재유도 많은 경기에 출장할 여지가 있다. 그보다 조금은 더 빡빡한 내야는 김웅빈이 어느 자리에서도 돌아가며 자리를 차지할 만큼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황대인 문상철과 함께 상무의 화력을 책임져줄 선수다. 이재근은 수비에서 평가가 준수한 데다 퓨처스리그 타격도 좋아서 2년 차 유격수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SK에서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최정용도 2루 자리에서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포수 마스크를 누가 제일 많이 쓰게 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일단 작년 주전에 가까웠던 롯데 김준태가 유리한 입장이지만 타격 성적이 영 좋지 못해서 대졸로 작년 깜짝 활약한 KIA 이정훈에게도 기회는 있다. 한화 박상언도 나이에 비해서 수비력이 괜찮다는 평을 받았는데 작년에 버금가는 타석을 얻게 되면 만족스러운 시즌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상무 박치왕 감독의 선택이며 건강 유지도 중요한 변수다. 4명 모두 강점이 있다.







경찰청 야구단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11명의 투수가 빠져나갔다. 그런데도 2018년도 기수는 9명만 뽑아서 투수 숫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반적으로 합격한 투수 연령대가 낮은데 작년 이대은이 무시무시한 활약을 하면서 여유가 생긴 덕이 아닐까 싶다. 1군에서 활약한 선수는 거의 없는데 강한 구위를 가진 임대한이 유일하게 10이닝을 넘겼다. 대신 갓 프로에 입단한 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가 둘이나 된다. NC의 김태현과 kt의 조병욱은 모두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기회를 얻었고, 나이치고는 괜찮은 출발이다. 같은 팀 소속의 김진호와 한승지도 2차 상위라운드 출신으로 팀에서 높은 기대를 받는 선수들이다. 


이렇게 어린 투수들의 경찰청 합격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1군에서 아직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으나 선임자들 외에도 김명찬, 김성한 등 대학과 프로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퓨처스리그에서는 더 안정적인 활약을 해줄 수 있다. 실질적인 기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이전 소속팀에서 받은 우선적인 기회가 경찰청에서 통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선수의 재능과 노력이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9명의 야수가 선발 출장하는 종목에서 무려 21명의 선수단. 이번 합격자 중 가장 확고하게 주전 자리를 차지할 선수는 압도적 커리어를 가진 김태군. 기존 이흥련, 김현석도 워낙 이름 있는 유망주여서 박재욱에게 경쟁은 험난하기만 하다. 외야는 정수빈, 홍창기가 강력한 선수들이지만, KIA 김호령의 수비에서 평판은 충분한 기회를 갖게 만들 것이다. 이진영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유망주다. 


내야는 확고하게 주전 자리가 보장됐다고 할 만한 선수는 없다. 그래도 롯데 고졸 야수 김민수와 한화 대졸 1차 지명자 리그에서 촉망받는 유망주들로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수비에서 좋은 평을 받는 서예일과 공격에서 누구 못지않은 재능의 이성규는 동갑내기 유격수로 흥미로운 경쟁 구도다. 최연장자로 최재원과 고장혁의 1군 커리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고장혁은 경찰청에서 자신의 선수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하고, 최재원은 16년과 17년에 보였던 모습 중 어디가 자신에 가까운지 확인하는 2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