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에서 국내로 돌아와 상무에서 뛰고 있는 김선기는 kt가 1라운드 후보로 검토한다는 기사가 나가면서 2차 지명 전 이슈에 있던 선수다. 결과는 실제보다 조금 픽 순위가 떨어져 8번째 순번에 있던 넥센에까지 기회가 왔고, 8살 어린 청원고 조성훈을 노리고 있던 넥센은 차선책으로 김선기를 택했다. 해외파로 계약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재정적인 이유도 없진 않겠지만, 서울권 빅네임들이 거의 호명된 후라면 김선기의 픽은 적절하게 느껴진다. 최고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에 주무기 슬라이더는 1군에서도 통할 만한 구종이다. FIP로 계산 시 퓨처스리그에서 김선기보다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는 이대은 김선기 정도로 올해 활약은 좋았다. 김선기보다 더 좋은 활약을 했던 김상수가 마무리에서 뛰듯이 선발로서 정착 가능성은 알 수 없으나 즉전감에 가까운 투수를 전성기에서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이전부터 상위라운드에 과감한 야수픽으로 성공을 거뒀던 넥센은 2라운드에 경남고 외야수 예진원을 지명했다. 강백호만큼은 아니라도 저학년 때부터 뛰어난 타격을 보여줬던 선수이고, 청대에서도 홈런 1개 포함 .992의 OPS로 맹타를 휘둘렀다. 중견수가 가능한 정도의 주력과 수비력도 가지고 있다. 이런 장점은 신장이 작은 약점을 잘 보이지 않게 만든다. 신일고 추재현은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데 야수픽일 확률이 높다. 투수로는 130km대 빠른 볼로 구위가 강하지 않고, 제구력도 떨어진다. 타자로는 1학년 때부터 3할을 쳤고, 신장에 비해 장타력도 있다. 수비 시 주로 1루를 봤지만, 어깨가 강하니 외야수로 뛸 확률이 있다. 경북고 배현호는 외야수로 뛰어도 될 정도로 주력이 좋고, 수비도 나쁘지 않다는 평. 타격은 올해 워낙 좋았는데 아마 수준의 평가와 성적이기 때문에 프로에서 모습은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제물포고 김수환은 3루와 1루 수비가 가능한 장타력 있는 내야수다. 윤석민처럼 활약하려면 프로에서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하위라운드 투수픽은 유난히 체격이 좋은 선수들로 채워졌다. 경북고 신효승은 빠른 볼 스피드는 평균 130km 초중반대로 구위가 빼어난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워낙 타점이 좋고,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아서 9이닝당 12.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배명고 이재승은 부상 때문에 고교 통산 공식 경기 7번의 출장밖에 없지만,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라는 점에서 지나치기 어려운 선수다.
NC는 1, 2, 3라운드에 야수를 뽑은 유일한 구단이다. 투수가 좋은 해에 이런 전략은 Z자 방식의 드래프트에서 워낙 순번이 낮다 보니 내놓은 고육지책이 아닐까 싶다. 세광고 김형준은 전학 규정으로 1차 지명에서 제외된 선수로 올해 포수 최대어라 불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87cm 93kg의 당당한 체격은 1루수라고 해도 좋은 편이고, 작년과 올해 146타석에서 홈런을 3개 뽑아냈다. 투수로도 140km 이상의 공을 심심치 않게 뿌릴 정도로 어깨가 좋다. 다만, 2년 연속 2할 중반대 타율을 기록하는 등 성적은 평범하고, 올해는 청소년 대표팀 명단에 뽑히지 못했다. 장기적인 포수 대안이 필요한 NC가 가장 잠재력이 높은 고졸 포수 자원에 모험을 걸어봤다고 보여진다.
용마고 오영수는 NC의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다. 그만큼 지역 내 최고의 타자로 1학년때부터 팀의 중심타순에 포진했다. 장점은 타격의 꾸준함이고, 아쉬움은 특별한 성적 향상이 없었고, 3루수 수비가 썩 뛰어나진 않다. 그래도 고교 탑클래스 야수로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신생팀 율곡고의 1호 프로 선수가 될 예정인 김철호는 봉황대기 팀이 4강까지 진출하며 더 주목받았다. 타격 기록은 경기권B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므로 감안해야 하지만, 강한 어깨에 수비도 좋은 평을 듣고 있다. 개성고 최보성은 투수로도 어느 정도 성적을 냈다. 강한 어깨와 파워에서 잠재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공수에서 세기는 가다듬어야 한다. 이인혁은 좋은 체격 조건에 평균 이상의 주력을 갖춘 코너 외야수다.
투수는 좌완을 집중 공략했는데 충암고 김재균은 140km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는 구위나 성적 모두 상위라운드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 신경이 쓰인다면 투수가 아니라도 체격이 작고, 올해 누가 봐도 혹사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공을 많이 던졌다. 야탑고 신민혁은 유신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성적이 매우 좋은데 강팀과의 경기가 적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커맨드형 투수에 가깝다. 김영규는 체격 조건이 좋은 좌완 투수로 성적도 매우 좋지만, 힘을 많이 길러야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
경성대 공수빈은 2학년부터 김명신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성적만 보면 최채흥 다음으로 최상위권 투수 중 한 명이며 구위는 평균 130km 중후반대로 위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유독 피홈런이 많은 게 우려스럽다. 이승헌은 신일고 시절 이미 프로 지명을 받은 바 있다. 대학에서 최고 140km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며 스피드는 늘었다고 하는데 부상이 많아 4년 통산 40이닝도 던지지 못했다. 구위에 비해 낮은 지명 순위도 이 때문이다.
가장 낮은 순번의 픽을 행사하게 된 두산은 선수층이 두터운 야수보다는 투수 위주의 지명을 가져갔다. 그리고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경기고 박신지는 마른 체형이지만 187cm로 신장은 투수에 알맞다. 최고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데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제구 불안 문제를 가지고 있다. 워낙 많은 삼진을 잡는 유형이라 평균자책점보다는 FIP가 나았다.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투구폼을 수정하면서 몸을 키운다면 현재 장점을 유지하면서 기량을 늘릴 수 있다. 이것이 쉬운 게 아니기에 강속구 투수임에도 두산의 차례까지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다.
안산 공고 정철원은 190cm의 좋은 체격에 우투수로 최고 140km가 가능한 공을 던지는 등 스카우트가 탐낼 수밖에 없는 유형이다. 또 올해 같은 팀 소속의 김도규보다 뛰어난 피칭을 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당장 강속구 투수는 아니라도 잠재력이 높고, 실적도 있으니 순번 대비 만족도가 높은 픽이다. 휘문고 김민규는 평균 130km 후반 최고 140km 중반의 빠른 공으로 구위는 더 좋은 선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의 구사 능력도 있다. 단, 신장이 크진 않고,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체격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배창현은 1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좌완이지만 FIP는 3.08로 높았다. 유급 경력이 있고, 좌투수라고 해도 구위는 조금 떨어진다. 대전고 신현수는 빠른 볼 스피드가 평균 130km 초중반대로 떨어지지만 평균 이상의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으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체격 조건이 워낙 좋아서 매력적인 픽으로 느껴진다. 신일고 정우석은 투수 전향이 얼마 되지 않은 장신의 우완으로, 평균 130km 중후반 최고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을 던진다. 프로에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향상해나간다면 신현수와 마찬가지로 스틸이 될 수 있다. 유일한 대졸인 인하대 박성모는 우완 일색의 지명에서 구색을 맞춘 픽이다. 구위는 대학 투수로 나쁘지 않으나 제구력이 약간 떨어지고,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대전고 전민재는 북일고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다 전학을 가면서 유격수로 뛰며 주가를 올렸다. 타격에서는 워낙 표본이 작아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나 송구와 수비 능력은 두산 스카우트에게 합격점을 받은 듯하다. 동국대 이승민은 언더사이즈지만 대학에서 힘을 많이 키워 3학년 3개의 홈런을 쳤다. 수비에 대한 평도 나쁘지 않아서 올해 타율을 무시한다면 지켜볼 만한 포수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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