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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2018 드래프트 리뷰 - SK, KIA, LG


SK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 포함 총 8명의 고졸 우완 투수를 뽑았다. 올해 가장 강세인 포지션에서 무난한 픽을 했다고 해석해도 좋다. 1라운드에 지명한 청원고 조성훈은 최대어라고 불린 선수들보다 체격이나 스피드가 약간 떨어지지만 역시 좋은 자질을 보유한 선수다. 186cm에 길쭉길쭉한 체형은 스카우트가 선호할 만하고 빠른 볼 스피드도 최고 140km 중반 이상까지 형성된다. 올해는 제구가 흔들리면서 성적이 좋지 않으나 작년 50이닝을 던지면서 2점대 ERA와 FIP를 기록했다. 다른 해였다면 1차 지명 감으로 손색이 없는 투수다. 경남고 최민준은 성적만 보자면 전국의 어느 투수 안 부러울 정도로 좋은 피칭을 했다. 120km대 커브는 고교 야구에서 매우 효과적인 구질이다. 하지만 180cm의 신장은 투수로 작고, 빠른 볼 스피드도 상위라운드 투수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편이라 지명 순위가 떨어졌다.


성남고 유호식은 체격 조건이 훌륭하고 14.1이닝 동안 2개의 볼넷밖에 내주지 않으며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약점은 몸 상태 문제로 3년간 공식 경기에서 고작 30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체격에 비하면 구위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매력적인 만큼 3라운드 지명 순위에 비하면 위험 부담도 있는 픽이다. 용마고 이채호는 같은 팀의 동료인 우완 이승헌 좌완 박재영보다 픽 순위는 낮지만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팀에 공헌했다. 언더스로에 가까운 투구폼으로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롭고 제구도 좋은 편이다. 단, 유급 경력과 평균자책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FIP가 높은데 토너먼트의 활약을 고려하면 수치보다는 좋은 평가가 가능하다.


야수는 많이 지명하지 않았지만 알짜배기 픽을 했다. 장충고 최준우는 1차 지명 김정우와 함께 청소년 대표로 뽑혔다. 2학년 때는 2루수 3학년 때는 유격수 대표팀에서는 2루수로 뛰었다. 타격과 수비 모두 좋은 평가를 듣고, 특히 빠른 발과 출루 능력은 프로에서도 무기가 될 것이다. 성남고 전경원은 1학년 때부터 포수로 주전 마스크를 썼다. 타격은 포수로 봐줄 만하고 신체조건이 좋아서 가능성을 높게 보는 듯하다. 강동권은 현재까지는 주력이 좋은 수비형 유격수로 평가하는 게 적당할 듯싶다. 





KIA는 2차 지명 회의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명을 투수로 뽑았다. 특이사항은 우완이 강한 드래프트에서 1, 2라운드에 한발 앞서 좌투수를 선점한 점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은 세광고 김유신의 프로에서 성공 여부에 따라 답이 정해질 것이다. 


김유신은 188cm 90kg의 하드웨어에 2학년 70.2이닝 동안 2점대의 평균자책점과 FIP를 기록하며 고졸 좌완 중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하지만 너무 많이 던진 탓인지 팔꿈치가 좋지 못했고, 청주고에서 세광고로 전학 가면서 규정에 따라 경기 출장이 제한돼서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구위 자체는 1라운드 6픽에 불릴 정도로 뛰어나진 않았다. 위험 부담이 있는 픽이다. 그에 비해 성남고 하준영은 올해 확실히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약간 과할 정도로 이닝을 소화한 투수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불펜에서 알짜배기 활약을 했다. 아쉬움이라면 하드웨어가 작고 빠른 볼 스피드가 뛰어나지 않아서 성장 한계선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부산고 이원빈은 2학년 때까지 유격수와 우익수로 더 많은 경기에 출장했다. 3학년 때는 투수에 집중했는데 워낙 어깨가 강해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진다. 그러나 투수로서 완성도는 부족한 투수로 제구력이 떨어져 단시간에 프로에서 활약하기란 쉽지 않다. 동산고 김승범, 덕수고 백미카엘도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지명한 선수다. 김승범은 포수 전향 후 이닝당 한 개꼴로 볼넷을 내줄 정도로 제구가 불안하고, 백미카엘 역시 강속구 투수로 분류될 정도는 아님에도 경기 운영은 아직 미숙하다. 


대졸 투수들은 모두 국가대표로 지명되는 등 리그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다. 윤희영은 내야수 출신으로 유니크한 투구폼으로 최고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을 던진다.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상대하며 4학년 때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최채흥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윤중현은 사이드스로 투수로 빠른 공은 130km대로 빠르지 않으나 광주일고 시절부터 기복이 적은 활약을 했다.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에 장점이 있고, 대졸 사이드암 투수의 장점을 살려 프로에서 빠르게 활용이 될 수도 있다. 유일한 중상위 라운드 야수픽인 경기고 오정환은 큰 신장에 발이 빠르고, 강한 어깨를 가진 유격수다. 오지환의 사촌 동생으로 유명하며 타격은 많이 발전해야 한다.





드래프트에서 투수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원인 가운데 리그의 타고투저도 영향이 있다. 잠실을 쓰는 LG는 올해 투수력이 더욱 공고해지면서 상위 라운드에 야수를 섞는 여유를 보였다. 물론 투수픽을 소홀히 하진 않았다. 대신 즉전감보다 미래를 보는 전략으로 갔다고 보면 된다. 장충고의 성동현은 192cm의 건장한 신장에 최고 150km의 빠른 볼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그렇지만 이러한 모습을 매번 보여주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허리 부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다. 부상 여부와 별개로 성동현의 고교 무대 성적은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그래도 최근 경기 나아진 모습을 보였고, 1라운드감 투수라는 점을 부인할 이는 많지 않다.


4라운드에 지명한 성지고 조선명은 이제부터 밑그림을 그려나갈 투수다. 최고 140km 중반대 성적이 부진한 성적을 가릴 만한 구위인지는 모르나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지 않은 투수라는 점이 지명에 반영됐을 것이다. 동성고 김의준은 내야수 출신으로 평균 130km 초중반의 빠른 볼을 던진다. 그럼에도 평균 이상의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 6라운드에 지명받았다. 유일한 대졸 투수 이강욱은 4학년 이전 피칭 기록이 거의 없는데 140km 이상의 빠른 볼이 스카우트의 눈을 잡았을 수 있다.


야수픽을 보면 올해 좋은 타격을 보인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서울고 이재원은 체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형적인 슬러거 타입의 선수다. 서울고에서 강백호와 함께 중심 타순에 들어섰는데 프로에서는 시간이 걸리는 유형이다. 같은 학교 소속의 최현준은 2학년까지 외야수로 그리 좋은 타격을 보여주진 못했다. 올해는 리드오프겸 3루 주전으로 뛰며 4할 타율과 20개의 도루로 청소년 대표팀에까지 승선하는 영광을 누렸다. 최현준의 진가는 프로에서 더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


송찬의는 올해 심각한 타격 부진을 겪은 송구홍 단장의 조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2학년 때 이미 주전 유격수로 뛰며 준수한 수비와 .973의 OPS를 기록한 선수이기에 7라운드 픽을 무조건 편견으로 보기는 섣부르다. 홍익대 최우혁은 대학 최고의 중장거리 타자 중 한 명이다. 포수 포지션을 유지하지 못하더라도 9라운드 픽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문성주는 2년제인 강릉영동대에서 맹활약한 빠른 발의 중견수다. 작은 표본이지만 4년제 대학팀이 포함된 권역별 리그와 토너먼트 대회에서도 좋은 타격을 보였기에 지켜볼 만한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