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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eith Allison님 플리커


지난 12월 30일 KIA 타이거즈가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 우완 조쉬 스틴슨과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이 잔류하지만, 안치홍, 김선빈, 송은범, 이대형 등 KIA는 여전히 전력 누수가 많다. 이 시기에 외국인 투수 계약은 2015시즌 구단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잣대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50만 달러의 금액은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하기에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혹시 프런트가 공을 들여 가격 대비 실력이 출중한 선수를 스카우트한 걸까? 


조쉬 스틴슨의 프로필을 보면 193cm 95kg의 좋은 신체조건을 가졌다. 고교 시절 드래프트 시점에 최고 90마일 중반에 가까운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국내로 치면 1라운드급 재능으로도 평가될 만하다. 그런데 미국에서 지명 순위는 37라운드 전체 1114번째로 턱없이 낮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스틴슨을 지나친 이유는 노스웨스턴 주립 대학에서 장학금을 제안해 계약이 쉽지 않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메츠는 하위 라운드에 스틴슨을 지명하고, 합당한 금액(12만 5000달러)으로 설득해 계약에 성공했고,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를 스틸이라고 평했다. 스틴슨의 인터뷰에 의하면 메츠는 자신을 4~7라운드급 유망주로 말했다고 한다.


메츠의 계약서에 사인한 덕에 88년생임에도 10년에 가까운 프로 경력을 갖게 됐지만, 스틴슨의 커리어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스틴슨은 로우 A에서만 3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고, 불펜으로 등판한 시기를 빼고 대부분 리그에서 평균 이하의 투수였다. 2011년 9월 확장 로스터 기간에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를 가졌는데 13.0이닝 동안 6.92의 평균자책점으로 버텨내지 못했다. 스틴슨이 기량이 되어서 메이저리그까지 올라왔다기보다 방출하기 전까지 기량을 시험해 보기 위해 꾸역꾸역 레벨을 통과했다는 인상이다. 이후 밀워키와 볼티모어를 거치면서도 성적에 큰 진전은 없었다. 2011년 이후 피칭 기록은 아래와 같다.





파크팩터를 제외한 FIP+로 보면 최근 3년과 통산 모두 80 초반대로 근래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 스카우트가 매력을 느낀 부분은 아마도 큰 체격과 빠른 볼 스피드가 아닌가 싶다. 팬그래프상 92~93마일의 구속이 측정됐는데 불펜으로 등판했음을 고려하면 밴덴헐크에 조금 못미치는 스피드를 예상한다. 주무기는 슬라이더로 140km 전후를 형성한다. 미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구위에 비하면 트리플A 삼진 수치는 9이닝당 6개꼴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원인은 부족한 제구력과 보조 구질의 완성도가 떨어져서일 가능성이 높다. 빅리그에서 체인지업은 빠지는 공이 많아 제구에 문제를 보였고, 싱커의 비중을 높이면서 맞춰 잡는 피칭을 했다. 스플릿 기록은 우타자에게는 준수한 삼진/볼넷 수치를 기록하며 FIP는 약 1점 차이가 나고, 피OPS는 큰 차이가 없다. 좌타자 상대로 선전했다기보다 우타자에게도 크게 압도적이지 않아서라고 해석하는 게 적당하다. 마이너 통산 GO/AO 비율은 1.39로 비교적 땅볼 타구를 유도해내는 타입이다. KIA의 수비력을 고려하면 딱히 장점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스틴슨의 장점은 어린 나이와 건장한 체격, 빠른 볼을 던지는 강한 어깨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다른 어린 투수보다 프로 경험이 많고, 향후 일본이나 미국 진출을 모색할 수 없다는 점도 한국 무대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현 리그에서 스틴슨의 커리어는 눈에 띌 정도로 초라해 보인다. 부족한 제구력과 슬라이더 외 구질 완성도는 불펜 투수로 더 효율적이고, 2옵션 외국인 투수로 역할을 제한한다. 적은 예산으로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외국인 선수를 선택한 KIA 스카우트의 입장도 이해가 되나 KIA의 올 시즌 전망은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물론, 야구는 이변이 속출하는 스포츠이기에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2011년 커리어 첫 삼진 장면



2012년 무실점 불펜 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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