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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IA V10 하는 날, 너무 기쁜 날

KIA가 결국 SK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시즌 초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고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경기 종료 불과 1시간여를 남겼을때도 결국 우승이 힘들어 지는 걸로 생각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한국시리즈에 KIA가 유리할 걸로 생각했지만 장성호의 부상과 핵심 불펜인 손영민의 상태가 너무나 않좋았기 때문에 사실상 우위를 잃어버린 시리즈 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복기해보면 진 경기에서도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3차전 참패에도 글로버를 초반에 강판시켰고 어제 경기도 결국 후반 추격전 끝에 SK가 쓰지 말아야할 채병용 카드 마져 꺼내게 했다. 비록 KIA 타자들이 최고의 타격을 보여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가능한 경기였다.

그리고 오늘 경기 히어로가 된 KIA의 두 젊은 파워히팅 타자들. 누가 봐도 최고 활약을 한 로페즈를 누르고 MVP가 된 나지완은 왜 3번에 기용되냐는 말도 있었지만 다행이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좋아졌던 것 같다. 3,4차전의 패배로 타순변경의 여유를 찾을 수 없었던 조범현 감독의 패착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나지완이 해냈다. 신인시절부터 올해도 그렇고 조범현 감독이 꾸준히 기용하지 않았으면 나지완의 성공은 없었을 텐데 그 보답을 200% 해줬다. 오늘 경기 잠실구장을 넘겨버린 끝내기포는 프로야구 역사에 여러번 회자가 될 장면일 것 같다.

루키 안치홍도 이에 못지 않았다. 천연잔디 구장인 잠실에서 벌어지는 5,6,7차전 불규칙 바운드가 많아 안정적인 내야수비가 중요했는데 안치홍의 활약으로 오히려 KIA가 이 부분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오늘 역시 수비에서 신인티를 찾아볼 수 없었는데 9회 마지막 뜬공을 양팔을 휘두르며 본인이 잡겠다고 하는 걸 보고 한 단계 올라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워히팅이 가능한 선수에 대한 편견으로 수비력이 불안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2루수로 메리트를 갖게 됬다. 아직 타격에서는 부족함이 많은 선수지만 희망을 가져 본다.

이 밖에 언급하고 싶은 선수가 한둘이겠냐만 앞으로 충분히 기회가 많으니깐. 오프시즌은 길다. 단 신구조화가 아름답게 이뤄졌다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감독과 코칭스탭에게도 칭찬. 갠적으로는 조범현 감독과 조갈량이라는 별명은 참 않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건 내 이미지때문이기도 하지만. 단 올해 한국시리즈의 승리는 조범현 감독이 긴 안목에서 청사진을 그렸기에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루키들을 기용한 것,6선발을 생각할 정도로 올시즌 투수진에게 여유를 준 것등이 마지막에 차이를 만들어 냈다. 긴 시즌동안의 그 작은 차이들이 마지막 KIA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했다. 코치들의 성과나 전력분석원들의 활약 역시 팀의 기여도가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팬들. 내게 가장 감동을 준 건 바로 팬들의 모습이었다. 가슴 뭉클~

 


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SK에 대해서도 얘기 해야하는데. 쓸데없이 말만 길어진다.

SK 정말 정말 가장 땀을 많이 흘린 팀이 아닌가 생각한다. 숙연해질 정도로 야구를 본 사람이라면 SK가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 진정성이 팬들에게 어필했고 명경기를 만들어 냈다. 멋지다.
그래도 난 여전히 투덜될거고^^ 감탄도 할것 같다. 그에 대해서 쓸 시간은 많을 거니깐.

암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