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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IA 연패 탈출, 앞으로 과제는 균형 맞추기

6.18일 SK전을 시작으로 7.8일 두산전까지 무려 21일간 지속된 기나긴 연패.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조범현 감독이 구단에서 준비한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려다 팬들에게 붙잡혀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정말 프로야구 최다인 18연패 문턱에서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왔던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를 되돌아 보면 전형적인 KIA스러운 경기였습니다. 현재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양현종이 5이닝 7삼진 2볼넷 2자책으로 잘 던져줬고 필승조가 꾸역꾸역 막아서 승리를 하는 경기였습니다. 블론세이브 1위라고 해서 KIA불펜이 약하다고 할 순 없겠죠. 참고로 작년 블론세이브 1위는 SK였습니다. KIA 릴리버들은 8개구단 중 평균 자책점이 4.17로 삼성, SK 다음으로 낮고, 수비무관 지표인 FIP에서는 3.89로 삼성 다음으로 좋았습니다. 이닝이 적다는 걸 감안해도 평균이상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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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그 중에서도 필승조인 손·곽·유 삼총사가 출동, 무실점 짠물야구를 펼졌습니다. 사실 이들 보다 더 인상적인 선수는 장성호의 트레이드 상대였던 안영명이었죠. 전날 버스안에서 팬들의 장성호 연호를 듣고 혹시나 기분상하지 않았을까 걱정도 했는데요. 오늘은 관중들 앞에서 140중반의 패스트볼로 자신의 존재를 깊이 각인 시켰습니다. 올 시즌 KIA에서의 평균자책점은 3.66, FIP는 3.04인데 팀내 유동훈에 이어 두 번째로 FIP가 낮다는건 상당히 놀랍죠. 이강철 투수코치가 투구밸런스에 대해 좋은 지도를 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한화의 장종훈 코치처럼 KIA의 자랑이죵^^) 
안영명이 내년에 군대에 간다고 하지만 올 시즌 KIA의 불펜은 손곽유 삼총사에 김희걸, 안영명, 조태수, 박경태까지 삼성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솔리드합니다.


반면 타선에서는 나지완의 한방이 있었지만 4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3회 김상훈의 1루타를 2루타로 둔갑시키고 유원상의 폭투로 한점, 이종범의 평범한 뜬공을 2000안타를 만들어 준 실책성 플레이로 또 한점.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된 타선의 분발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게임 당 2.6점을 뽑은 연패기간은 말할 것도 없이 KIA의 시즌 OPS는 .702 출루율 스케일의 WOBA는 .318로 리그 꼴찌로 평균 보다 훨씬 뒤쳐져 있는데요. 팀의 주루플레이 역시 도루 꼴지, Statiz에서 보면 추가진루 역시 압도적인 최하위 입니다.

 
최근 최희섭, 김상현의 부재가 컸지만 그 이전에도 장성호의 부재로 인한 지명슬롯의 빈자리를 메꾸지 못했었죠. 준비가 필요했던 이종환을 미리 올려 백업으로 쓴 것이나 로드리게스, 라이트 퇴출 후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타자 용병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한일통산 2000안타를 친 KIA의 레전드 이종범, 하지만 .229 타율의 노장이 주전급으로 경기를 뛰는 상황은 KIA의 암울한 현주소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번 시즌 KIA는 게임당 평균 4.28득점 4.75실점을 하고 있는데 연패기간 실점이 많이 늘었지만 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반면 득점은 한화에 다소 앞선 7위. 참고로 8개 구단 중 득실점 4.xx-4.xx를 기록하는 팀은 KIA 뿐입니다. 이 죽을 4자가 KIA의 투타불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게 아닌 가 싶네요.

적게 뽑고 적게 내주는 팀 상황은 경기내 접전 상황을 더 많이 만들었는데 이는 관련 지표인 평균 Leverage(avLI) 가 높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LI 는 세이버메트리션인 톰탱고가 고안한 것으로 각 상황마다 경기 중요도를 부여한 것인데요. avLI는 경기동안의 게임 중요도의 평균이고(표에서는 불펜등판시) 이 수치가 높다는 건 그 만큼 박빙의 경기가 많았다는 뜻이죠. 박빙의 상황이 많을 수록 어떨까요. 당연히 선수의 피로는 높아지고 결과가 나빴을때의 스트레스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KIA에는 홍포가 없으니까요-_-;; 김동재 코치가 쓰러진 것이 우연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KIA의 연패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투타의 균형 맞추기는 시즌 내내 지적됬던 문제로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조범현 감독은 이번 연패 기간 김상현, 최희섭의 부상을 통해 백업강화를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이는 곧 타선 강화와 비슷한 언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부분이죠.^^
변화가 보고 싶습니다. 그런 변화가 보이지 않을때 KIA팬들이 더욱 코칭 스탭인선의 균형문제에 의문을 제기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해도 좋을까요?


* 기록출처는 Statiz.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