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메모

LG의 아마선수 사전접촉 파문이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드래프트가 단 하루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올해 부터 아마야구에 관심이 많아져서 정말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솔직히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고 나서 더 관심이 생겼다는 걸 부인 할 순 없네요. 이렇게 천천히 관심이 늘어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 시점에서 왠지 찬물을 끼언는 듯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LG 스타우터들이 사전에 복수의 래프트 상위지명 유력 대상자를 상대로 신체검사를 했다는 파문인데요. 에이스급 투수들이 대부분 혹사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팔꿈치 어깨등의 부위에 MRI촬영을 했다는 것이죠. 이는 학생들의 인권문제는 물론이고 프로야구가 아마야구를 어떻게 잠식해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오로지  프로팀의 성적향상이라는 목표아래 아무런 책임감 없이 어린 선수들의 진로와 미래를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인데... 프로야구가 야구에 속해있는게 아니라 프로야구 ≥ 야구라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반성이 되네요. 

이에 대해 LG를 제외한 7개구단은 격분! 결의문을 이상일 KBO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결의문 내용은 진상조사, 관련자 처벌, 재발방지 그리고 무시무시한 LG의 1차지명권 박탈이라고 합니다. 드래프트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이런 요구가 약간 과도한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를 위해 이런 징계도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왠지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과연 다른 구단이 어떠한 진정성을 가지고 이의를 제기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인데요. 과연 아마선수들에 대한 사전 접촉 '템퍼링'에 대한 인식자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규정 자체에 이에 대한 제재사항이 없다는 것인데 아마야구 협정서에는 드래프트가 지난 시점 10월 1일 이후 부터 12월 31일 까지 대학야구를 등록을 위한 사전접촉 금지가 있을 뿐입니다. LG의 신체검사를 제재할 명분은 오직 협정서 1조의 '아마추어 야구와 프로야구 간의 질서를 유지' 라는 너무나 포괄적인 내용 뿐입니다. 이 조항을 가지고 LG를 처벌한다? 물론 가능하지만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식의 적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프로 구단들은 사전접촉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얼마 전 1차지명 부활을 얘기할때 명분이 MLB 스카우터들과 경쟁하려면 연고지역 선수들을 미리미리 접촉해놔야 한다는 인식은  아니었는지요. 또 황금사자기가 끝나고 유창식과 한화와의 접촉도 1픽권리를 가지고 있는 팀의 최고유망주와의 만남이라 자연스러웠지만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의아한 만남이기도 했습니다.  즉 LG의 이번 파문은 사전접촉에 대한 꺼리낌이나 아마야구의 질서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불문율로 정한 상도의를 벗어난 LG에 대한 경고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만약 프로구단들이 선수의 인권이나 프로와 아마의 상생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 결의문에 나타난 의지와 함께 신고선수 제도의 정비와 아마야구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협조책 그리고 인식에 변화가 있었으면 합니다. 일벌백계도 그렇지만 정말 필요한 변화들이 나타나지 않는 안타까움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