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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LG 새 외국인 야수 제임스 로니, 최근 4년간 기록 & 영상

James Loney

사진 출처 - Keith Allison님 플리커


지난 18일 LG가 새 외국인 야수로 미국 출신 좌타 1루수 제임스 로니와 3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제임스 로니라고 하면 야구팬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편이다. 박찬호가 뛰었던 인기 구단 LA 다저스의 1루수로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을 보낸 흔히 말하는 '네임드' 타자다. 풀시즌 환산 약 92만 달러의 계약금도 로니의 경력을 고려한다면 비싸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두 달 가까이 마이너리그를 뛰지 못하고, 메이저리그 복귀가 불투명한 하락세의 타자를 데려왔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로니가 주춤한 LG를 가을 야구로 이끌 구원자가 되어 줄까?


제임스 로니는 190cm 106kg의 체격으로 1루수로 부족함이 없는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0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6번째 최상위 순번으로 지명받고, 다저스에 입단했다. 같은 해 프린스 필더 같은 특출난 선수도 있었지만, 고졸과 포지션을 고려하면 대단히 높은 순번이다. 로니는 고교 시절 투타에서 모두 재능을 나타냈다고 하고, 그 나잇대에서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타자였다. 프로 첫 시즌 루키리그에서도 197타석 동안 .371의 타율 5개의 홈런을 치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이 만만치는 않았다. 다음 시즌부터 3년간 하이 싱글A에서 더블A까지 1530타석 동안 .268의 저조한 타율과 평균 7개의 홈런밖에 쳐내지 못하며 유망주로서 위치가 하락하게 된다. 로니가 메이저리그 주전 1루수에 걸맞은 파워를 지녔는지 의심하는 시선도 늘어났다. 유망주 평가로 명성이 높은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순위에도 입단 후 처음으로 전체 TOP 100은 물론, 팀 내 10위 권에도 밀려나고 말았다.


위기의 2006시즌 로니는 주전 1루수로 영입한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부상을 당하며 빅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다. 트리플A에서도 .380의 타율과 .546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다시금 팀의 미래 1루수로 입지를 다지게 된다. 그리고 다저스는 확장 로스터 기간과 포스트시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로니를 위해 다음 시즌 가르시아파라를 3루로 이동시키며 로니의 자리를 만들었다. 로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메이저리그 2년 차 시즌 375타석 동안 .331의 타율과 15개의 홈런으로 빼어난 활약을 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로니는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로니의 2년 차 시즌 성적이 홈런과 OPS 커리어 하이가 되긴 했으나 준수한 수비력과 5년 연속 10개 이상의 홈런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며 자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2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로니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은 희미해지고 있었다. 결국, 2012년 8월 이후 웨이버를 통한 애드리안 곤잘레스, 조쉬 베켓, 칼 크로포드까지 보스턴의 페이롤 덜어내기 딜에 연관되면서 팀을 옮기게 된다. 레드삭스에서 짧은 기간 뛰고 로니는 FA가 되어 곧바로 팀을 떠났고, 템파베이와 메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 나갔다. 이즈음부터 타격 기록은 아래와 같다.



템파베이와 3년 계약을 마친 후 로니는 저니맨 생활이 시작됐다고 봐도 좋다. 2016년 시작은 메츠가 아닌 샌디에고 였고, 2017년 한 시즌에 무려 3번의 마이너리그 계약과 방출을 겪었다. 그만큼 열심히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렸다고 할 수 있으나 온전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 2년간 트리플A에서 타격 기록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좋다. 대신 표본이 비교적 큰 메이저리그에서 추이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


로니는 OPS형과 커리가 먼 컨택 위주의 타자였음에도 통산 타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고로 로니의 타격 생산능력은 BABIP에 아주 큰 영향을 받고, 최근 2년간 이 수치가 크게 떨어짐에 따라 빅리그 1루수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다. 이를 단순히 운이나 구장의 영향 때문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로 자연스러운 기량 하락이라고 봐야 하는지에 따라 기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라인드라이브 비율이나 플라이볼 대비 홈런 비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정된 상황에서 뛰지 못하다 보니 타석당 투구 수가 3.7개에서 3.4개로 적극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삼진과 볼넷 역시 동시에 줄어들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의하면 타구 속도는(Exit Velocity)는 2015년 85.5마일에서 2016년 87.3마일로 늘어났고, 그 결과 BABIP가 줄어들었음에도 홈런 수치가 올라 생산력을 유지했다. 참고로 김현수의 타구 속도는 2016년 90.2에서 2017년 87.5로 줄었고, 2016년 박병호의 타구 속도는 88.5마일, 이대호는 87.6마일이 평균으로 기록됐다. 강정호는 90마일대로 김현수의 2016년 수치와 비슷하다. 2016년 김현수와 이대호는 확실히 현재의 제임스 로니보다 좋은 타자였다고 할 수 있고, 2할의 타율도 올리지 못했던 박병호보다는 나았다. Exit Velocity 즉 공이 방망이에서 맞아 나가는 속도가 타자의 가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제임스 로니가 메이저 경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현재 국내 탑 레벨의 타자와 견주어 더 위력적인 타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최근 제임스 로니와 유사한 커리어를 나타낸 외국인 야수를 굳이 꼽자면 윌린 로사리오다. 로사리오도 짧은 기간 로키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다 곧바로 한국에 왔다. 파크팩터가 반영된 팬그래프의 wRC+를 보자면 로니는 80 후반, 로사리오는 2년간 80 내외로 차이가 좀 있지만, 포지션 차이를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단, 성향은 전혀 다를 것이다. 로사리오는 원정에서도 홈런 비율이 로니의 두 배 이상이었고, 타율은 4푼 가량 낮았다. 로니는 다른 구장에서라면 풀타임 20홈런 이상 가능한 타가겠지만, 잠실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 두 자릿 수에 가까운 홈런은 꽤 어려운 미션이다. 대신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이변이다.


로니가 온다고 해도 정성훈의 활용은 유용할 듯하다. 로니는 2014년 이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우투수를 상대로 .793의 OPS 좌투수에게는 .669OPS로 약 0.124의 차이를 보였었는데 최근 3년 동안은 그 격차가 .170으로 늘어났다. 좌투수를 상대한 표본이 326타석밖에 되지 않지만, 홈런 3개와 .234의 타율 .573의 OPS는 메이저리그라고 해도 낙관적인 수치는 아니다.



대략 55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의 성적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의 기량이 크게 녹슬지 않았더라도 2012년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다. 그래도 상위리그에서 뛰고 온 선수이기 때문에 적응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2008년 페타지니의 성적을 그대로 타고투저인 올해 대입하면 150 OPS+로 예측된다. 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준수한 수비력으로 1루를 지켜준다면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받을 듯하다.




 

데뷔 시즌 이후 가장 뛰어난 타격을 보였던 2013년의 하이라이트 영상




 

2016년 수비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