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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도 어느 덧 팀 당 133경기 중 50경기를 소화했습니다. 그런데도 KIA에는 오프시즌 난제가 해결되지 못했죠. 바로 장성호의 거취문제입니다. 5월부터 한화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지부진한 가운데 벌써 6월이 됬네요. 은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암시된 상황에서 장성호 선수 개인이 느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일 거라는 생각입니다.



이 상황에 맞물려 생각나는 메이저리그의 일화가 있는데요. 2008시즌 후 FA를 선언했던 후안 크루즈의 사례입니다. 장성호와는 과정이 다르지만 조정되지 못한 FA 보상규정 때문에 FA미아가 될 위기에 처하고 거취가 불분명하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연상이 되네요.

메이저리그에도 빅마켓 팀이 무분별한 선수영입을 제한하고 리그 균형을 맞추기 위한 FA 보상규정이 있습니다.  과정을 보면 먼저 구단은  FA자격을 갖춘 선수에게 재계약 의사표시라 할 수 있는 연봉조정 오퍼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봉조정 신청을 했을 경우 선수가 이를 거절하고 FA시장에 나가게 되면 소속팀은 보상으로 신인 드래프트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픽은 등급에 따라 차등적용 되는데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서 선수의 지난 2년 간 성적을 바탕으로 A,B 등급으로 나뉩니다. 상위 20%의 성적을 올린 A등급의 선수의 경우 계약한 팀의 1라운드 픽과 1라운드에서 2라운드 픽 사이의 샌드위치 픽을, B등급의 선수는 샌드위치 픽만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전 년도 성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FA자격을 얻은 후안 크루즈는 07년 61.0이닝 3.10ERA 08년 51.2이닝 2.61ERA의 성적으로 A등급을 받게 됩니다. 소속팀 애리조나는 연봉조정 오퍼를 했고 자신의 가치에 자신이 있었던 후안 크루즈는 이 제안을 거절하고
 FA시장에 나가는 선택을 했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 했습니다. 어느 팀도 1라운드 픽을 희생해가면서 후안크루즈를 영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거죠. 마치 한화가 KIA에 20억 이상을 주면서 장성호를 영입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이유겠죠. 비단 후안 크루즈 만이 아니라 이 시기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고 드래프트픽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이런 A등급의 준척급 선수들이 FA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급기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MLB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금지된 사인 &트레이드 규정을 예외적용 할것인지를 상의하게 됩니다. 다행히 후안 크루즈는 2월말이 되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을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지^^ 로열스가 막판 후안 크루즈와 계약한 이유는  전 년도 메이저리그 전체 20위의 팀이었기 때문에 1라운드 픽을 잃을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위에서 보듯 FA 보상규정은 리그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 중에 하나지만 MLB도 시장상황에 따라 조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보상범위의 조정도 새로운 노사협정을 통해 2007년도에 범위가 줄어든 것인데도 말이죠.

하물며 국내의 경우는 등급이 구별되지않고 보상규모가 너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상위 10%이내의 선수가 아니라면 FA 이적을 꿈꾸기 힘듭니다. 작년 79년생에 불과한 박한이가 시장의 냉대를 받고 삼성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이를 말해주는 것이죠. 선수의 인권문제는 물론 리그 경쟁력에도 저해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당장 장성호라는 선수가 1군무대에 뛰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살펴볼 건 과도한 보상규모 외에 메이저리그와 크게 다른 부분을 두가지 더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연봉조정 오퍼. 앞에서 설명했지만 전 소속팀은 FA자격의 선수에게 재계약 의사로 볼 수 있는 연봉조정 오퍼를 하지 않으면 보상픽을 받지 못합니다. 게다가 연봉조정 신청은 전해 연봉의 80%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오퍼를 할 수 없는 것이죠. 선수들에게는 시장에 나가기 전 선택권을 한 번 더 주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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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MLB규정대로 하면 KIA 타이거즈는 장성호가 FA신청을 하기 전 재계약 의사를 분명히 하고 전 해 연봉 5억5000만원의 80% 4억4000만원 이상을 제안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KIA 는 아무런 보상금, 보상선수를 받지 못하고 한화에 장성호가 계약하는 모습을 봐야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지난 겨울이 어떠했는지 알고 계시죠.  KIA프런트는 장성호와 계약하는 건 우선순위가 아님을 천명했고 장성호는 보상금액때문에 어느 팀에게도 오퍼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해를 넘기고 트레이드를 시켜주는 조건 하에 금액 협의없이 1년 2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게 되었죠. 굳이 MLB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이게 장성호에게 얼마나 불합리한 일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KIA라는 팀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구요.



그리고 MLB제도와 비교해서 현재 상황에 보다 절실한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보상 드래프트픽의 소멸인데요. 6월 1일이 되면 전 소속팀의 오퍼를 거절한 선수도 보상픽이 소멸되서 타팀과 자유로운 계약이 가능해지는 것 입니다. 국내 선수의 경우 1월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하면 아예 타팀과 계약이 불가능해 FA미아로 1년을 쉬어야하는 것과 비교가 되는 부분이죠.

물론 국내리그는 MLB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오랜 기간 타이거즈를 이끌어 왔던 장성호에게 구단은 보상을 받아야겠다며 너무 오랜 시간을 끌고 왔습니다. 6월 1일 메이저리그였다면 드래프트 보상픽이 소멸되는 시간입니다. 메이저리그가 아닌 한국적 상황과 정서에 빗댄다고 해도 더 이상 협상카드로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끄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프런트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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