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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SK 이유있는 역전패, 김성근과 선동열

SK가 9일 김원섭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4위 롯데와 2게임반차 5위 삼성과는 3게임 반차로 좁혀졌다. 아직 SK가 1위를 탈환하지 말란 법도 없지만 현시점에서는 그보다 낮은 목표를 설정하는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갠적으로 오늘 경기가 그랬다. KIA팬으로서 너무 자만하고 건방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SK에게 질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만큼 SK는 피곤하고 부상선수가 많다. 오늘 9회 전까지 KIA가 2점차로 지고있는 걸 보고 역시 야구는 모르는 거야 했었지만 결국 SK는 피로가 발목을 잡았던것 같다.

 

김원형이 연속으로 볼넷을 내준게 행운이기도 하지만 정우람이 나올때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정우람의 투구 일지를 보면

 

7/30 1.0이닝 투구수 15개

8/01 1.0이닝 투구수 16개

8/02 0.2이닝 투구수 6개

8/04 1.0이닝 투구수 16개

8/05 1.0이닝 투구수 24개

8/06 이닝무  투구수 4개

8/08 1.2이닝 투구수 18개

8/09 이닝무  투구수 6개

 

투구수가 아무리 적어도 투수가 올라올때는 몸을 풀기위해 공을 던진다. 최소한의 투구로 올라올 수도 있지만 피로가 연투의 부담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닝수나 투구수 만큼 등판간격을 조정하는것도 투수를 보호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11일 동안 8번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래선 정상적인 투구가 힘들지 않을까? 정우람은 올시즌 부상으로 출장경기는 눈에 띄지 않지만 페이스는 작년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작년에 기록한 85번의 등판횟수도 역시 부담스럽다.

 

근데 어제 경기에서는 정우람을 일찌감치 등판시키지 않아도 좋았을 것 같다. 결과론이지만 이미 4:0으로 벌어진 상황 지난 등판을 생각하면 무리를 하지 않는게 좋았다. 이런 면에서 대조적인 감독이 있다. 투수혹사에 논란이 있었던 선동열 감독이지만 지는 경기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는게 다르다. 너무 계산적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연승을 생각하기 보다 승리하기 어려운 경기나 시점에서는 무리한 투수운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삼성이 큰 점수차로 이기거나 패하는 경기가 많다는 인상이다.

 

반면 김성근 감독은 반대다. 점수차가 어느 정도 벌어진 경기에서 이기는 상황이든 지는 상황이든 투수 운영이 크게 다르지 않다. 특유의 분업화된 벌떼 운영으로(갠적으로는 상당히 우려하지만) 게임을 마무리 한다. 전에 인터뷰에서 어느 경기든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을 한적이 있는 것 같다. 야구라는게 흐름에 따라 큰점수도 따라 붙고 패하는 경기가 많은데 확률이 적더라도 이 역시 맞는 말 같다. 어제 KIA - SK전도 그래서 점수차가 줄어들고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날 관중에게 충실하다고 할 수 있겠지.

 

갠적인 생각은 야구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영향이 적지 않더라도 경기에서는 감독들의 입김이 보이지 않는걸 선호한다. 왜냐면 선수들의 기량 이상으로 성적이 나오려면 그 만큼 무리와 혹사가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감독은 전혀 다른 스타일이지만 두번의 우승을 하면서 전력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지는 않았나 생각해 본다. 물론 다른 팀들 모두 적용되는 얘기고 프로에서 그 누구 보다 압박을 많이 받는 자리기에 이해는 충분히 하고 있지만...

 

다시 올시즌으로 돌아와서 SK와 삼성은 치열한 4강싸움을 할 수도 있다. 힘겹고 안쓰러운 모습보다 흥미롭고 보다 즐기는 레이스가 됬으면 좋겠다. 그래야 팬들도 더 흥이 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