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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WAR로 보는 2011년 MVP 후보는? (9/12 기록까지)

시즌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갑니다. 경기는 꽤 남았지만 안타깝게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경쟁은 점점 뒤집기 어려운 확률로 진행되는 듯 합니다. 자연스럽게 개인 수상부분에 관심이 가는데요. 그 중에서도 MVP 후보들의 WAR을 통해 활약상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사실 WAR이라는게 굉장히 다양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투수의 경우는 ERA와 FIP를 통해 달라지고 선발과 불펜의 리플레이스먼트레벨 (대체선수) 기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또 야수와 투수를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죠. 저는 투수의 피WOBA를 통해 루키 선수들을 비교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볼 수 있으니 어느 선수가 확실히 뛰어나다는 단정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교가 좋은 참고사항은 되겠죠. 그럼 유력 MVP 후보들의 기록들을 살펴볼까요?



들어가기에 앞서  WAR을 구하는데 사용한 WOBA공식은 

wOBA = (0.72*(볼넷-고의사구) + 0.75*사구 + 0.90*1B + 0.92*실책출루 + 1.24*2루타 + 1.56*3루타 + 1.95*홈런) / (타석-고의사구)

위 WOBA 계산식에서 실책으로 인한 출루는 Staiz 운영 중단으로 구하기 어려워 작년 평균을 대입했습니다. 투수의 피WOBA에서는 실책출루가 투수의 책임이 아니므로 제하고 구했구요. 또 팀별 파크팩터 역시 대입해서 계산하였음을 밝힙니다.


이대호 118G 504타석 .354AVG .431OBP .570SLG 23홈런 98타점 .430wOBA 5.4WAR
최형우 114G 486타석 .328AVG .422OBP .611SLG 27홈런 96타점 .433wOBA 5.4WAR
최   정 106G 458타석 .321AVG .414OBP .544SLG 19홈런 72타점 .411wOBA 5.2WAR  
※ 대체 선수 기준은 대략 .288WOBA선수라고 이해하시면 되고 WAR은 포지션 조정이 된 것이지만 수비와 주루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순수하게 가장 뛰어난 타격을 한 선수라면 이대호와 최형우의 우열을 가리기 힙듭니다. 다만 이대호가 4경기를 더 뛰었고 시즌 내내 발목 부상을 안고 뛴 점을 생각하면 정말 좋은 활약을 한 것이죠. 반면 최형우는 비율넘버도 그렇지만 롯데보다 4경기가 더 남은 시점에서 27홈런 96타점은 크게 느껴집니다. 홈런과 타점은 MVP 투표에서 가장 선호되는 스탯이었으니까요. 

단 타점이 타순이나 주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탯이라는 것은 참고해야 겠죠. 이대호는 득점권 122타수, 최형우는 118타수, 최정은 85타수만을 들어섰습니다. 타수당 타점 비율은 오히려 최정이 근소하게 나마 앞서고 있습니다. 저는 타점이 중심타자의 활약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변수가 많다는 생각입니다. 득점권 타율이나 OPS는 어떨까요? 

이대호는 .393AVG .574SLG, 최형우는 .297AVG .585SLG, 최정은 388AVG .518SLG를 기록 중이네요. 출루율은 확실히 알 수 없는데 최정이 5할 초중반으로 가장 높은 것 같군요. 사실 득점권 기록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점을 올린 것이 언제 어떤 상황인가 일텐데 이를 알 수 있는 WPA가 Statiz 운영 중단 이후로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쉽네요.


사진출처 - 와이번스 홈피


앞서 본 것처럼 최정이 타점이 적다고 득점권에서 두 선수보다 못했다고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허나 WOBA가 2푼가량 떨어지는 것을 봐도 이대호, 최형우 보다는 파괴력이 좀 떨어진 것은 사실이죠. 그럼에도 두 선수와 WAR차이가 거의 없는 것은 포지션의 차이 때문입니다. 이대호의 경우 1루수외에도 지명타자로 80타석정도를 들어섰고 최형우는 외야수외에 170타석정도 지명타자로 출장했습니다. 반면 최정은 전경기 3루수로 출장했습니다. 최정이 지명타자로 뛰면 3루에 김연훈이나 최윤석 같은 타격은 약한 선수가 출장해야 하겠죠.


여기서 잠깐!  타자의 공격력과 야수로서 가치를 논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 빠졌습니다. 수비와 주루입니다. 한국야구에서 수비와 주루를 수치화 한다는게 현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다만 MLB의 팬드래프 사이트를 통해 유추하면 어떨까요? 팬그래프에서 가장 주루플레이를 못하는 선수로 폴 코너코와 라이언 하워드가 꼽히고 있습니다. 두 선수의 주루는 각각 -1~-0.7 정도로 WAR에 마이너스가 되는 듯 합니다. 이대호의 주루플레이가 평균 이하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죠.


수비 스탯을 보면 1루수 중 UZR 수치가 가장 낮은 선수는 내츠의 모스와 애틀의 프리먼인데 WAR에서 -1.3~-0.9정도의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네요. 반면 빼어난 3루 수비로 명성이 높은 벨트레는 WAR에서 +1이상을 추가해야할 듯 합니다. 최형우와 이대호는 모두 포지션에서 평균이하의 수비수고 최정은 국내 최고의 3루수비를 보여주는 선수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수비와 주루를 WAR에서 포함시킨다면 최정이 가장 높은 WAR을 보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부상이긴 하지만 최정이 MVP 후보조차 언급되지 않은 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출처 - 타이거즈 홈피

이번엔 투수를 볼까요? 선발 투수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건 단연 윤석민 입니다. 구원 투수중에는 오승환이라는 것은 말이 필요없죠.

윤석민 25G 23GS 157.1이닝 2.46ERA 2.79FIP 163삼진 43볼넷 9피홈런 124피안타 .262피wOBA
오승환 47G 50.0이닝 0.72ERA 1.74FIP 66삼진 11볼넷 2피홈런 23피안타 .175피wOBA


선발과 구원투수의 WAR을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freeredbird님 블로그에서 소개해주신 Tom Tango의 세이브메트리션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선발에 상당한 가중치가 주어집니다. 이 방식으로 계산하면 (오승환이 마무리임을 감안해 등판 시 LI를 2.13으로 조정할때)  FIP기준 윤석민이 4.71WAR, 오승환이 2.63WAR로 크게 차이가 나고 방어율 기준으로 할때 윤석민이 5.54WAR, 오승환이 3.7WAR로 계산됩니다. 꽤 차이가 크죠. 오승환이 선발로 뛰어서 윤석민에 근접할 확률과 윤석민이 마무리로 오승환에 근접할 확률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네요.

하지만 국내는 불펜 비중이 크고 이런 가중치가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스탯티즈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지 않았죠. 만약 선발에 대한 가중치를 없애면 어떨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윤석민이 1 정도 더 높은 WAR 값을 같는 것으로 계산 되는 듯 합니다. 

물론 이렇게 구하는 값들이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기록상으로는 윤석민의 손을 들어주게 되네요. 그럼 앞서 얘기한 야수들과의 비교는 어떨까요. 윤석민의 피WOBA와 리그 평균과의 차이를 통해 구하면 5.6 WAR 정도로 계산을 할 수 있을 듯 하네요. 오승환은 4.7WAR 정도로 계산이 되는데요. 야수들과 재밌는 비교가 되겠죠.




글을 마치면서 WAR이라는 생소한 식을 가지고 하는 말이 생소하고 피곤하다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방식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시구요. 만약 현재 기록만 가지고 저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최정에게 한표를 던질 것 같네요. 올해 SK는 최정 빨이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