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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강민국-박세웅 1차지명 막차, 실리 택한 NC

2014드래프트 1차 지명이 마무리되었다. 10구단 창단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는 이사회를 개최해 연고지 1차 지명의 부활을 확정했다. 그리고 연고지역 활성화가 덜 된 신생구단에는 2년간 전국 단위로 범위를 넓혀 신인 선수를 선택할 권리를 부여했다. 그러니까 기존 8개 구단의 연고지명이 끝나고 난 후 NC와 KT에게 실질적인 전면드래프트 1순위와 2순위 지명권을 준 셈이다.


17일은 이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앞 순번인 NC가 동국대의 유격수 강민국을, 뒤를 이어 KT가 경북고의 박세웅을 지명했다. 일주일 전부터 두 선수가 신생팀의 부름을 받으리란 예상은 많았다. 단, 순서는 정반대였다. 2년 전 노진혁을 뽑은 NC가 남은 고졸 최대어인 우완 박세웅을 먼저 선점할 거란 시나리오가 더 설득력 있었다. 기왕이면 투수라는 국내 야구의 일반적 인식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동영상 출처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투수 가치에 뒤지지 않는 즉전감 야수


그러면 왜 NC가 이처럼 과감한 선택을 했을까? 먼저 NC 스카우트가 강민국이 입단 1~2년 안에 프로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야수 최대어라 불리는 강민국은 2012드래프트 롯데의 2라운드에 지명된 신본기나 2라운드 후 특별지명으로 뽑힌 NC의 노진혁 이상의 평가를 받곤 했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인정받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올해 71타석 동안 .358AVG .507OBP .642SLG 2개의 홈런을 치며 맹활약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모두 경쟁력을 갖췄다.


어떤 이는 수비만 좋은 똑딱이가 아니냐는 비판을 하나 이는 너무 과소평가다. 강민국은 2학년 시기부터 꾸준한 타격을 해왔고, 공수겸장 선수로 불릴 만하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한 팀의 주전 유격수로 손색없는 잠재력을 지녔다. 적어도 향후 2~3년만 본다면 드래프트의 투수를 포함해 가장 안정적으로 활약해 줄 확률이 높다.


포지션 중복 문제도 큰 걱정은 없다. 현재 1군에서 뛰고 있는 노진혁이나 강민국 모두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두 선수가 번갈아 상무나 경찰청에 복무하는 게 이상적이며 당장은 공존해도 큰 무리가 없다. 일취월장한 수비력과 달리 .237의 타율 .325의 장타율로 타격에서 부족함이 있는 노진혁이라면 좀 더 체격을 키워 장타력을 키울 여유를 갖게 된다.


반면, 팀 내 잠재력 있는 고졸 투수 유형으로는 윤형배, 이민호를 제외해도 장현식이라는 훌륭한 선발 자원이 있다. 아직 미지명된 수준급 대학 투수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하면 장기간 다듬어야 하는 어린 선수를 뽑지 못한 아쉬움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박세웅 반기는 KT, 호재 되려면 투자 필요


NC의 강민국 선택으로 생각지도 못하게 박세웅을 얻게 된 KT 스카우트 팀은 결과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서 말했듯 한국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치우친 인식을 하는 이들이 많고, 과거의 선례를 보면 조찬관 팀장은 잠재력 있는 투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더 높은 상한선을 가졌다는 평을 듣는 정통파 투수 박세웅이라면 1라운드 마지막 순위의 선수로 만족할 만하다.


그러나 우선 지명에서도 다소 위험성 있는 픽을 한 KT가 다시 한번 고졸 투수를 뽑은 것은 시즌에 진입할 시기에 부담이 된다. 심재민은 건강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고, 박세웅이나 유희운은 단기간에 1군에 자리 잡기 쉽지 않다. 지난 2년간 NC가 꼬박꼬박 상위 라운드에 대학 선수를 섞었던 전략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상위 순번에 뽑은 세 선수의 조합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 보인다.


KT가 이런 단점을 만회하려면 반드시 FA 시장에서 화끈한 투자를 해야 한다. 나성범이라는 슈퍼 루키를 공짜로 얻다시피 한 NC와 달리 KT의 올해 신인 지명은 운이 따른 편은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외부 영입으로 벌어줘야 이번 지명이 빛을 발휘할 것이다.



이변에 따른 2차 지명 변수는?


NC의 이번 선택에 따라 2차 지명에도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대졸 내야수를 선택함으로써 2차 1번으로 오르내리던 고려대의 유격수 문상철의 지명 가능성이 낮아졌다. 문상철은 현 포지션은 유격수이나 3루에도 잘 어울리는 선수다. 두산이나 넥센, 한화 등 3루 포지션을 원하는 팀은 많아 기존 팀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기게 됐다. 고교 야수 최대어 중 한 명인 외야수 배병옥, 연세대 이성곤, 덕수고 임동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2차 1라운드에 얼마나 많은 대학 투수들이 지명될 지도 관심사다. 1차 지명에서는 선택받지 못했지만, 한 단계 낮은 순번이라면 인하대 박민호, 연세대의 이인복, 박상옥, 동의대 구자형, 동국대 고영표 등은 매력적인 픽이다. 고졸 투수 가운데는 옆구리 계열 최대어라 불리는 덕수고 안규현을 필두로 좌완 메리트가 있는 군산상고 조현명, 우완으로는 이승진, 하영민, 배재환 등등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많다. 


중간층이 나쁘지 않은 드래프트라고 할 때 미국에서 돌아와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는 정영일이 어느 순번에서 지명받느냐도 흥미로운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