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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기록으로 본 4월 리뷰, 순위 경쟁 이제 시작

FIP는 가능한 수비를 배제한 추정 방어율

FIP = (13*HR + 3*(BB-IBB+HBP) - 2*K) / IP + 3.20(혹은 시즌에 따른 특정값)


wOBA = (0.72*(볼넷-고의사구) + 0.75*사구 + 0.90*1B + 0.92*실책출루 + 1.24*2루타 + 1.56*3루타 + 1.95*홈런) / (타석-고의사구) 

※ wOBA는 출루율처럼 보면 되는 종합 타격 스탯입니다.


DER = (타석-안타-삼진-사사구-에러로 인한 출루 허용) ÷ (타석-홈런-삼진-사사구)

수비 효율(DER)은 인플레이된 타구에 대해 얼마나 출루를 억제하느냐에 대한 기록. 수비수들의 어깨를 반영하지 않으므로 완벽한 수비 스탯이라고 할 수 없지만, 국내 현실상 유용한 수비스탯이라고 여겨진다.


스피드스코어(Spd)는 도루 성공, 도루 시도, 3루타 비율, 출루시 득점 확률, 병살 아웃 빈도, 레인지팩터 등 6가지 항목을 수치로 평균을 내 기동력을 측정하는 스탯. 이 글에서는 RF9울 뺀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WAR은 대체(땜빵)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야수는 wOBA, 투수는 FIP지표를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계산한 파크팩터를 적용하였다. 불펜 투수의 enLI값은 세이브와 홀드를 참고하여 임의로 값을 정했다. 수비는 불가피하게 제외하였고, 포지션 이닝은 카스포인트 자료실의 자료를 인용했다. 주루 능력은 스피드스코어에서 리그 평균값인 5를 빼고 0.1을 곱해줘 합산했다. 대체 선수 레벨은 600타석당 30점으로 낮춘 후 야수-선발-불펜의 MLB밸런스를 유지하도록 조정했다. 



넥센 히어로즈 - 선발 고민 해결하면 우승 후보 1순위


영웅들이 황홀한 4월을 보냈다. 연일 주가를 높이고 있는 마블 히어로의 주인공들처럼 넥센의 타선은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여전히 탑레벨의 활약을 하고 있고, 이택근, 유한준, 김민성, 서건창 등도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해진다. 초반 부진하던 외국인 야수 로티노까지 포수 포지션을 겸한 뒤로 놀라울 정도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무거워진 몸무게만큼 스피드가 느려진 게 그나마 옥에 티다. 불펜 역시 든든하다. 손승락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1라운더 듀오 한현희-조상우가 확실한 승리조를 구축 중이다. 특히 한현희는 이제 리그 최고의 릴리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선발진이다. 에이스 벤헤켄이 주무기 포크볼을 활용하며 작년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13경기 63.2이닝 5.37ERA를 기록하며 하염없이 무너졌다. FIP는 5.57로 한화보다 높다. 타격이 지금보다 주춤하기 시작하면 지금같은 상승세가 쉽지는 않다. 공백이 길었던 금민철이나 고졸 루키 하영민에게 과한 부담을 주기는 위험하다. 넥센이 올해 정말 우승을 노린다면 나이트의 부진에 대비해 스카우트의 총력을 기울이는 게 정상적인 대처로 여겨진다.



NC 다이노스 - 흙 속에서 캐낸 진주, 우연 아닌 돌풍


첫해 놀라운 선전을 보였던 NC가 2014년에는 더 강력히 돌아왔다. 팀의 간판 나성범은 이호준, 테임즈의 비호 아래 순조로운 2년 차를 보내고 있고, 새로운 리드오프 박민우는 눈부신 스피드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한 이종욱과 손시헌도 100% 만족스러운 활약은 아니지만, 수비를 기반으로 팀의 안정성을 부여한다. 선발진은 새 외국인 투수 웨버의 안정적인 활약 속에 5선발로 영건을 기용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중이다. 투•타•수비•주루 특별히 약점이 없는 팀이 됐다.


가장 놀라움을 주는 부분은 새롭게 짜인승리조다. 우완 마무리 김진성과 스리쿼터 원종현, 좌완 홍성용은 모두 이전 팀에서 방출된 후 NC가 자체 트라이아웃을 통해 영입한 투수들이다. 이중 김진성이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라면, 나머지 두 명은 시즌 전까지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못했던 투수들이다. 군산상고 졸업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던 원종현은 NC에 입단한 후 투구폼을 교정하며 구위 향상의 효과를 봤다. 홍성용은 5년간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독특한 이력의 선수로 '나는 투수다'라는 케이블 프로를 통해 발굴됐다. 말 그대로 NC 스카우트와 코치진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선수들의 롱런 여부를 떠나 NC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투구수 조절은 해야 하지만 말이다.




좌투 '저승사자'에서 팀의 중심 타자로. 이재원은 어느 포지션으로 이동하더라도 경쟁력있는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 출처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 - 초반 선전에도 부상에 흔들흔들


정근우의 이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던 SK는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상승세를 탔다. 김광현의 회복과 FA를 앞둔 최정, 김강민 등의 변함없는 활약, 외국인 타자 스캇도 명성대로 훌륭한 타격을 보였다. 정상급 마무리 박희수를 위시한 불펜진도 예전의 명성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울프, 스캇, 베테랑 박진만과 조인성, 급기야 윤희상마저 급소에 공을 맞는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지면서 팀이 삐걱 되기 시작했다. 5월 1일에는 프로야구 역대 최다 신기록인 8개의 실책으로 자멸하는 등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만다. 최강의 수비팀이라는 호칭은 이제 빛이 바랬다는 인상이다.


그래도 위안이 있다면 젊은 야수의 성장세다. 박경완, 정상호의 그늘에 가려 플래툰으로 한정적인 기회만 받아왔던 이재원이 좌우를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스캇의 부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5할 대의 비정상적인 BABIP 수치를 보자면 이정도 활약이 지속되진 않겠지만, 팀 내에서 어떻게든 이재원의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작년 가능성을 보였던 한동민도 부상 복귀 후 일단 1군에서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내년 FA 선수가 많이 풀리는 SK로서는 성적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롯데 자이언츠 - 힘 붙은 타선, 힘 떨어진 투수진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지난해 대비 가장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리라 예상한 팀은 롯데다. 1루와 지명 포지션이 약점이었던 팀이라 거포 외국인 타자 영입에 가장 효율적이라 여겨졌고, 롯데 프런트는 올해 프로야구 프로필 상 유이하게 120kg 넘는 최준석과 히메네스를 영입하며 팀에 무게감을 더했다. 현재 최준석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하고 있으나 지난해보다 1할 7푼 이상 낮은 BABIP를 볼 때 언제고 회복이 가능하다. 경기장을 찾는 롯데 팬들도 화끈한 야구에 한결 재미가 배가될 듯하다.


반면 투수진은 그만큼 부진해 성적 향상이 되지 않고 있다. 선발진에서는 장원준이 복귀했음에도 송승준이 그 이상으로 부진하며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송승준만이 아니라 유먼이나 옥스프링도 평균자책점에 비해서 FIP가 높아 나이에 따른 우려를 하게 된다. 불펜에서는 반대로 FIP에 비해서 평균자책점이 높다. 이는 큰 문제가 아니나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게 팀의 불안요소다. 매번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찾는다는 게 쉽지는 않을 테니 코칭 스탭의 고충이 느껴진다. 자원이 없는 팀과 비교한다면 행복한 고민이긴 하다.


두산 베어스 - 탄탄한 팀 전력, 개선되지 않는 약점들


오프시즌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던 두산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임재철, 김선우 등 베테랑들의 부재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4월까지 모습만 보자면 기록상으로는 이들의 공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정수빈, 김재호, 김재환 등에게 자리가 더 나면서 팀은 더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 깊고 깊은 뎁스에 영입된 장민석이 애매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다. 게다가 이용찬이 예상보다 빠르게 페이스가 올라오면서 앞으로 치고 나갈 여지가 많아졌다. 송일수 감독의 번트 작전이 팀에 녹아들지 않아 효율적인 득점 루트가 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팀은 전진 중이다.


그런데도 성적은 아직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 원인은 니퍼트 이외의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5선발 문제다. 볼스테드는 부상 없이 등판하고 있다는 것에 점수를 줄 뿐. 평균자책점과 FIP는 6점대 내외로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5선발도 이재우가 이탈한 후 홍상삼이 가세했으나 그만큼 불펜은 헐거워졌고, 예전 스윙맨들의 활약에서 크게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그러고 보면 김승회가 활약하던 시기를 제외하고 계속된 지적 사항이다. 두산의 김동주는 퓨처스리그에서 무력시위 중이다. 프런트는 결자해지 하고픈 의지는 없는 걸까?



삼성 라이온즈 - 슬로우 스타터? 방심은 금물


4월 중순이 넘어가도록 삼성은 한화 KIA 등과 7, 8위권을 형성하며 4할 승률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외부의 반응은 그리 심각하지 않았고, 결국 올라올 팀이란 반응이 다수였다. 아니나 다를까. NC와의 시리즈를 시작으로 3연속 위닝시리즈를 차지하며 4위까지 순식간에 순위가 상승했다. 임창용이 가세한 불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을 회복했고, 상무에서 제대한 이영욱의 가세로 정형식의 부진을 만회했다. 박석민-최형우-채태인 삼총사도 리그 최강의 클린업을 확인시켰다.


단지 회복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선발진이다. 밴덴헐크와 마틴은 차례로 부상을 당하며 함께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했고, '윤장배'라고 말해지는 토종 선발진은 기대 이하다. 무엇보다 많은 나이의 투수들이 타자들의 상승세를 꺾지 못하는 피칭이 되고 있다. 만약 곧 돌아올 밴덴헐크가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삼성은 당분간 원투펀치 없이 시즌을 치러가는 셈이다. 탄탄한 투수진의 삼성이 4강에 떨어지겠느냐만은 딱히 내려올 팀도 없기에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 박한이 중용은 계속돼도 좋은 걸까?



KIA 타이거즈 - 뜻밖의 선전에도 수비력 불안 여전


5월 2일까지 11승 14패를 기록 중인 KIA의 성적이 좋다고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 그렇지만 김진우와 주축 불펜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팀 FIP는 NC, 두산에 이어 전체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앞으로 돌아올 자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수진의 대단한 선전이다. 이는 외국인 선수들이 매우 잘 해주고 있고, 양현종과 한승혁 등 젊은 파이어볼러들의 활약이 컸다. 득실마진을 보자면 경기 운영도 원활한 편이다.


아쉬움은 야수들에게 있는데 타격에서는 이범호, 김주찬, 최희섭 등이 빠지며 전체적인 힘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팀 DER 수치가 작년에 이어 리그 독보적인 최하위를 기록하며 수비력에 대해 의심하게 만든다. 이대형의 수비 범위가 넓다고는 하나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고, 나지완, 이종환 등의 코너 외야수는 투수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4월까지 포수 도루 저지율은 .158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라 슬라이드스텝이 느리고 주자에게 뛸 타이밍을 허용하는 송은범 같은 투수는 더 안정을 찾지 못한다. 작년에도 올해도 수비력 개선이 팀의 최우선 과제다.




유창식의 1점대 평균자책점은 운이 따른 결과다. 그래도 팀의 미래로 불릴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진 출처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 구색 갖춘 야수진, 투수 기용은 주먹구구


야심 차게 시작했던 한화는 올해도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래도 4월까지 성적은 2009년 10승 9패 1무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승률이 3할 5푼을 넘어 지난 5년간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정근우는 현재 조쉬 벨 등과 함께 승리 기여도 1, 2위를 다투며 FA 몸값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피에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만점 활약으로 팀의 활력소라 불릴 만하다. 한상훈이 본격적으로 유격수로 나오기 시작하며 수비도 차츰 나아지는 양상이다.


선발진에서는 2010년 1라운드픽 유창식의 피칭이 돋보인다. 작년 송창현처럼 평균자책점에 비해 FIP가 2점 이상 높지만, 4.47이라는 수치 자체는 상당히 양호하다. 팀의 에이스라고 하면 살짝 부족하더라도 92년생 어린 투수이기에 잠재력은 낙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외 투수들의 성적은 너무나 불만족스럽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의 부진이 계속되는 와중에 송창식, 김혁민 필승조는 일찌감치 무너졌다. 그러다 보니 불펜 운용은 좋다 싶은 선수를 길게 가는 단순한 패턴이 되고 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선수 각자에 적합한 역할을 부여하지 않으면 올해가 지나도 두고두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LG 트윈스 - 기적을 믿되 요행을 바라지 말라


김기태 감독 사퇴에 대한 자극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7승 17패로 선두와 8.5경기 차, 4위와 5.5경기 차로 벌어진 지금, 4위 이내로 올라가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애초에 감독이 쉽게 자리에서 내려온 배경도 이런 사태의 심각성 때문이다. 물론, 시즌 초반 가능성은 남아 있다. 2004년 팀 최다인 10연패로 최하위로 떨어졌던 삼성은 3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선두와 7.5경기 차였다. 선수들 헬멧에 쓰인 문구대로 LG도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다.


단, 기적을 믿더라도 무리를 할 상황은 아니다. 혹시나 모를 요행을 바라며 임지섭을 1군에서 밀어붙인다든가 봉중근을 무리하게 기용한다면 현재도 잃고, 미래도 손해 보는 결과가 되고 만다. 그보다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DER 수치와 스피드스코어를 볼 때 수비와 주루 회복에 집중하는 게 낫다. 포수 도루 저지와 도루, 도실에 대한 득실 마진도 리그 압도적인 최하위다. 박경수가 복귀하면 내야 수비는 더 안정될 확률이 높고, 팀 기동력을 키우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추가로 퓨처스리그를 맹폭 중인 채은성 같은 유망주를 올린다면 당장 성적에 집착하기보다 충분한 타석 수를 부여하는 인내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