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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롯데 고려대 양승호 감독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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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뉴스군요. 롯데가 로이스터 감독의 후임으로 고려대 감독이던 양승호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3년 총액 8억의 금액으로 한화 한대화 감독과 같은 수준의 계약이죠. 박종훈 감독도 계약기간이 5년이지만 내용이 같고 신임감독들의 가이드라인인 것 같습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30만 달러를 받았었기 때문에 롯데는 3년 한정으로 약 5억원을 절약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적지않은 금액이죠. 물론 롯데 팬들에게 이게 중요한게 아니겠지만요^^



양승호 감독의 경력을 보면 신일고-고려대 출신 내야수(포지션은 2B-3B로 되있군요) 해태에서 83년-85년 OB에서 86년에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화려한 선수생활과 거리가 멀지만 83년 해태 우승멤버로 한 타석에 들어서 2타점을 올렸군요^^ 코치생활의 92년 OB스카우터를 시작으로 수석코치까지 10년이상 두산에서 지냈고 2005년 LG로 간후 2006년 이순철의 후임으로 감독대행 경험이 있네요.

이후 2007년 부터 고려대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능력을 인정 받은게 프로에서의 경력뿐 아니라 고려대에서의 활약이 크지 않았나 하네요. 작년 대통령기 우승을 하기도 했는데 성적도 괜찮았던 것 같고(이건 잘 모르겠네요^^) 졸업생 중에 좋은 선수도 있었죠. 작년 신정락 임진우가 떠오르고 올해 LG에 지명된 김남석도 좋은 유망주 겠구요. 무엇보다 화제가 된건 구타·금품수수 근절,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수업도 열심히 듣게 했다구요. 어느 팀이나 성적지상주의가 되기 쉬운데 쉽지 않은 일이죠. '고려대 양승호' 라고 검색해도 관련글이 뜨고 야구라 블로그에서 대단한 찬사를 하기도 했네요^^

근데 앞서의 평가는 제가 잘 알지 못한 부분이구요. 제가 양승호 감독의 특징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던 건 바로 경기 기록지 입니다. 제 블로그 메뉴의 국내야구 카테고리  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기록지를 찾아서 나름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근데 고려대 경기를 기록하려면 훨씬 시간이 걸리죠. 이유는 바로 기용하는 선수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옆의 그림은 올해 4월 17일 성균관대와 고려대의 춘계리그 준결승전 선수기용 부분만 편집해서 비교한 것인데 빨간색이 고려대 초록색이 성균관 대입니다. 아마야구의 특성상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 위주로 기용하기 마련인데 한 경기에 투입된 고려대 선수는 투수 포함 무려 28명 입니다. 성균관 대도 적은 편이 아닌데 상대적으로 휑해보이죠. 고려대는 이 한 경기만이 아니라 매 경기 거의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기용됩니다. 선수층이 넓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만 고려대의 선수기용은 타 대학과 비교가 힘들 정도로 특이합니다. 이런 팀이 있을까 싶네요.

이런 기용의 특징이 뭘까요? 아마도 보다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이 이뤄질 수 있고 기회가 고루 간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앞서 얘기한 금품수수 근절과 연관될 수 있는 일이겠구요. 투수들도 투구수가 줄어들 것 같기도 한데 이건 더 살펴볼 문제겠죠.
 
암튼 양승호 감독의 이런 기용은 제가 기록지를 정리하면서 감독이름을 외울 수 밖에 없는 이유였고 롯데에서도 이런 성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리고 유망한 선수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것 같구요. 

어떻게 보면 백업들을 골고루 쓰는 건 로이스터 감독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두 감독이 덕장이라는 것 선수기용에 차별이 적다는 것 때문에 비슷한 컬러 처럼 보이게 하네요.


그리고 얼마나 번트를 대느냐. 사실 번트를 많이 대는게 좋고 나쁘고를 따질 수 없는 것이지만 감독 성향을 어느 정도 느낄 수도 있는 지표기 때문에 봤습니다. 춘계리그에서는 276타석에서 단 2개의 희생번트로 타대학에 비해 상당히 적었습니다. 반면 하계리그에서는 275타석에서 9개로 살짝 많은 편이었는데요. 이 차이는 춘계 .273의 하계 .236의 타율로 팀타격의 고저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대학기록에서는 타 감독과 이런 부분에서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네요. 그외 도루, 수비 같은 더 중요한 부분들이 있지만 함부로 볼 수 없을 것 같구요. 차차 알게 되겠죠.


제 개인적인 느낌은 LG의 박종훈 감독처럼 신선한 선임이고 무난함 이상은 기대할 수 있는 계약이라는 인상입니다. 대학에서 워낙 평가가 좋았기 때문에 롯데에서도 팀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구요. 근데 한가지 의문은 롯데 프런트가 말했던 것처럼 당장의 팀을 우승으로 만들 수 있는 빅네임 감독은 아니었다는 것이죠.(그런 감독은 세상에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는 제 생각에는 연봉절약 그 이상의 이유는 잘 생각이 안 나네요. 물론 연봉절약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비꼬는게 아니구요.)

그래도 좋은 평가를 하는 것은 애초에 내년 당장 우승을 노린 다는 것은 대책없는 롯데 프런트의 언론플레이라 였다는 생각이 들구요. 내년 부상이 없다면 이대호를 잡는건 롯데 구단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과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이대호에게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있고 롯데는 미래를 생각 할 수 밖에 없겠죠. 양승호 감독은 여태까지의 모습을 보면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이고 새로워진 롯데에 어울리는 감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덧붙여... 항상 말하지만 감독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롯데가 앞으로 얼마나 발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지 주목하고 싶네요. 롯데가 4위를 한건 로이스터 감독의 공이거나 탓이라고 할 수 없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