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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류현진 머니, FA 대이동을 이끌다

대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소속팀 우선 협상 기간 마감 하루 전 삼성이 장원삼과 재계약하고, 협상에 불만을 떠트리던 이용규마저 구단과 협상의 진전을 이루면서 FA시장은 잔잔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협상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이용규는 구단의 60억가량 제안을 거부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급기야 정근우는 SK가 70억에 이르는 금액을 제안했음에도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뒤이어 두산의 3인방 이종욱, 최준석, 손시헌까지 시장에 나오며 프로야구는 혼돈의 빠져들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이용규 입장이라면 10억 가까이 되는 돈을 모른체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FA 대이동의 진원지는 바로 한화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을 허용하며 한화는 포스팅금액으로 무려 270억의 돈을 벌어들였다. 세금을 감안한다고 해도 230억가량의 돈이 남는다. 지난 시즌 시장가를 맞추다 한 명의 선수와도 계약하지 못한 한화는 올해는 무조건 지갑을 풀겠다며 선언했다. 탬퍼링 규정이 유명무실함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정근우와 이용규에게 도저히 뿌리치기 어려운 금액을 넌지시 흘렸을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하게 된다.


두 선수가 아무리 여태껏 벌어 놓은 돈이 많다고 해도 선수 생활은 앞으로 10년을 넘기 어렵다. 일생일대에 가장 큰 부를 획득할 기회를 누가 놓치려고 하겠는가? SK와 KIA 팬들이 섭섭한 마음이 들지라도 선수 입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어떤 이는 시장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그렇지만 한화가 쏟아 부은 돈은 온전히 야구를 통해 벌어들였다. 류현진 특수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프로야구에 해가 된다고 할 수 없다. 류현진의 성취가 일부 선수들에게만 돌아갔다는 비판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력 평준화라는 면에서는 내년 시즌의 호재다. 한화가 중위권에서 파란을 일으킨다면 2014년 순위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제2의 류현진 머니, 프로야구 트렌드 될까?

 

류현진만큼은 아니라도 강정호는 어느 정도의 포스팅 금액을 안겨줄 후보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한화가 계획대로 이용규와 정근우를 모두 영입한다면 한 방에 초호화 라인업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리빌딩도 이런 리빌딩이 없다. 이는 윤석민의 미국행을 허락하지 않았던 KIA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물론, 2년 전 윤석민의 상황은 한화와 많이 다르다. 반드시 어떤 방식이 옳다고 하기 어려우나 결과적으로 선수와 팀에게 최악의 한 수가 됐다. 앞으로 선수가 원한다면 순리대로 구단이 해외진출을 허락하는 사례가 나오게 될지 모르겠다.


일단 내년 이장석 사장은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듯하다. 넥센의 강정호는 2014시즌을 치르면 서비스 타임 7년을 채우면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도 강정호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적이 있어서 포스팅 절차를 통한 미국 진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정호가 설령 류현진 포스팅비의 반의반도 얻어내지 못하더라도 차후 FA 시장의 큰 실탄이 될 게 분명하다. 또 박병호를 잔류시키는 자금이 될 수도 있다. 추가로 팜 육성에 일정 부분 투자된다면 국내 야구계에도 이로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강력한 리드오프를 잃은 KIA나 SK 구단의 행보는 어떨까? 두 구단 모두 시장에 나온 FA 선수들에게 오퍼를 할 확률이 높다. 특히 KIA는 내년 신축 구장을 개장하는 중요한 시기라 수수방관하기 힘든 입장이다. 그나마 시장에는 대안으로 이종욱과 최준석, 손시헌 등이 풀렸다. SK는 정근우를 보내며 보상금 최소 11억, KIA는 최소 6억 8000만원을 벌어놓은 상태라 금액으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두산 3인방의 보상금은 모두 3억원 내외에서 형성된다. 외국인 야수와 적절한 조합을 한다면 아직 절망에 빠질 단계는 아니다. 한화를 비롯해 NC, 롯데, SK, KIA, LG 등이 참여할 FA 2라운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