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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5년 두산 베어스 TOP 10 유망주

2015년 유망주 시리즈, 여덟 번째로 살펴볼 팀은 두산 베어스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윤명준, 변진수, 김재환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프로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hiro님 블로그 (luxurycuty.blog.me)


김인태 OF / 1994-07-03 좌투좌타 178cm 78kg

북일고 통산 60G 264타석 .348AVG .479OBP .576SLG 4홈런 28도루 23삼진 45볼넷

2013년 두산2 87G 291타수 .278AVG .347OBP .467SLG 7홈런 7도루 40삼진 29볼넷

2014년 경찰청 70G 206타수 .325AVG .448OBP .549SLG 8홈런 3도루 35삼진 40볼넷

2014 U12WC 8G 25타수 .320AVG .514OBP .400SLG 0홈런 3도루 6삼진 10볼넷

평점 : A-

 

김인태는 야구를 시작한 이래 항상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다. 초등학교 시절 삼성 리틀야구단 소속으로 김기태를 떠올린다며 류중일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중학 시절에는 포항제출중의 에이스 겸 4번 타자로 팀을 10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북일고에 입학 후에도 좌투수와 외야수로 모두 두각을 나타냈다. 3학년에는 외야수로 공격에 선봉에 서며 4할 타율과 3개의 홈런 15개의 도루로 공수주에서 맹활약했다. 당시 윤형배, 강승호 등 올스타 멤버를 확보한 북일고는 공식 경기 9할의 승률로 주말 리그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꼽힌다.

 

고교 리그 최고의 야수를 프로 구단이라고 외면할 수는 없다. 김인태는 전면드래프트 시행된 4년 동안 1라운드에 지명된 유일한 외야수가 되었다. 투수로 최고 140km 초중반까지 찍히는 강한 어깨, 코너 외야수로 뛰기에 넘치는 평균 이상의 주력, 180cm가 안 되는 키에도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파워, 동나이대 적수가 없는 컨택 능력까지 약점을 찾기 힘든 이상적인 유망주의 조건을 갖췄다.

 

프로에서도 승승장구는 이어졌다. 데뷔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 고졸 루키로 놀라운 8할대 OPS로 시즌을 마쳤다. 곧바로 입대한 경찰청에서는 첫 한 달간 59타수 .475의 타율 5홈런 1.473OPS를 기록하며 지켜보는 이들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2014년은 김인태에게 실망스러운 시즌에 가깝다. 5월 이후 점점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고, 7월 이후 27타수 6안타로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다. 그뿐 아니라 타자 친화적인 성대 구장을 제외하고 원정에서 83타수 동안 홈런 0개에 그치는 등 상황별 수치로 보면 더욱 불만스럽다.

 

김인태의 나이에 이런 불안 요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2의 김현수 혹은 손아섭을 지향하는 슈퍼루키라면 기준이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2015시즌 경찰청 외야진은 전준우, 배영섭 등 1군 레귤러만 2, 김도현, 양성우, 이천웅 등 촉망받는 유망주들이 바글바글하다. 아무리 김인태라도 방심할 수 없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함덕주 LHP / 1995-01-13 좌투좌타 181cm 78kg

2013년 두산2 12G 5GS 29.0이닝 4.66ERA 31삼진 15볼넷 2피홈런 29피안타 1.52WHIP

2014년 두산2 18G 0GS 24.1이닝 2.96ERA 4.00FIP 23삼진 11볼넷 1피홈런 23피안타 1.40WHIP

2014년 두산1 31G 0GS 26.1이닝 4.44ERA 4.45FIP 23삼진 12볼넷 2피홈런 24피안타 1.37WHIP

평점 : B+

 

2013드래프트는 윤형배, 조상우, 조지훈, 장현식, 송주은 등 1라운드에 지명된 우투수와 비교해 고졸 좌투수들이 약세를 보였던 해다. 최대어 중 한 명이던 상원고의 김성민이 볼티모어와 계약으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김인태는 외야수에 전념했다. 원주고의 함덕주는 2학년 재학 시 아시아 고교야구 최강전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정상급 좌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졸업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드래프트 5라운드 높지 않은 순번에 두산에 지명되었다.

 

두산에 입단한 함덕주는 처음부터 경기에 뛰기보다 몸만들기에 집중했고, 6월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루키치고는 꽤 훌륭한 데뷔 시즌을 보낸다. 그리고 2년 차에는 체중을 더욱 불리고 투구폼을 조정하면서 130km 중후반을 형성하던 스피드가 140km 초중반으로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그 효과는 시즌 중에도 나타나는데 5월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 16.2이닝동안 3점대 내외의 FIP를 기록했다. 기세를 모아 6 1군에 콜업되어 시즌 말미에는 필승조에 가까운 역할까지 맡게 된다.

 

어린 투수로서 보완할 점도 눈에 띈다. 제구력이 부족해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하고, 주무기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2014년 좌타자를 상대로는 65타석 .215의 피안타율 .292피장타율로 강했던 반면, 우타자에게는 30타수 동안 홈런 2방 포함 .633의 피장타율로 취약함을 드러냈다. 본인은 우타자에게 자신감이 있다고 하나, 코칭 스탭은 함덕주의 기용을 가능한 좌타자를 상대하는 용도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불구 95년생 투수로 작년 함덕주가 보여준 구위와 피칭 내용은 탑유망주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작년 성장을 지켜본 코칭스탭은 올해 함덕주를 필승 계투조로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함덕주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 다만 작년처럼 좌타자를 편식하지 않고, 고루 경험을 쌓게 해줘야 팀을 대표하는 좌완 영건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박건우 CF / 1990-09-08 우투우타 184Cm 80Kg

2013년 두산2 42G 105타수 .343AVG .408OBP .533SLG 5홈런 5도루 20삼진 12볼넷

2014년 두산2 41G 152타수 .303AVG .382OBP .520SLG 7홈런 10도루 18삼진 17볼넷

2014년 두산1 47G 66타석 .180AVG 231OBP .279SLG 0홈런 1도루 13삼진 4볼넷

평점 : B+

 

'골든 제네레이션' 어떤 해는 드래프트에 한 명의 스타를 배출하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09드래프트는 4대 유격수를 필두로 주전급 고졸 야수들이 대거 발굴된 해다. 두산만 해도 정수빈과 허경민이 내외야에서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세청 동기로 우승에 일조했던 박건우도 코칭 스탭이 미래의 스타로 주목하는 선수다.

 

서울고 시절 중심 타선 혹은 선두타자로 안치홍과 함께 팀 타선을 주도했고, 우타자로 파워와 컨택 능력, 스피드를 갖춘 전형적인 5툴 플레이어다. 입단 첫해에는 2군에서 266타수 .286의 타율 7개의 홈런 23개의 도루로 고졸 야수로 눈부신 성적을 냈다. 박종훈 전 2군 감독이 장기적으로 정수빈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도 이 시기. 손목 부상으로 1년을 재활로 보낸 후 경찰청에서는 .329의 타율 10홈런 19개의 도루로 민병헌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후부터 박건우의 뜻대로 야구가 풀리지 않았다. 제대 전 갑작스레 슬럼프가 찾아왔고, 복귀 후에는 1군에서 힘이 잔뜩 들어간 플레이로 보는 이를 불안하게 했다. 3루수 출신인 박건우는 운동능력에 비해 외야수로 완성도가 떨어지고, 선구안에 특별히 강점을 가지진 못했다. 일단 맞추고 보는 단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히터로 인내심을 요구하는 유형이다.

 

물론, 1군에서 86경기 주로 백업으로 나온 122타석을 가지고, 선수의 미래를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부당한 일이다. 비슷한 나이에 박건우보다 나은 퓨처스리그 커리어를 가진 유망주는 손에 꼽히고, 준족의 내야수로 홈런 수치는 최상위권이다.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타석 수를 보장한다면 폭발적인 시즌을 만들어낼 확률도 적지 않다. 구단이 선수와 팀을 위해 박건우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한주성 RHP / 1995-02-26 우투우타 184cm 90kg

2012년 덕수고 20G 90.0이닝 1.00ERA 83삼진 32볼넷 0피홈런 54피안타 0.96WHIP

2013년 덕수고 20G 91.0이닝 1.09ERA 110삼진 19볼넷 1피홈런 61피안타 0.88WHIP

평점 : B

 

2013년 고교야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투수는 190cm 신장의 좌완 파이어볼러 임지섭이다. kt에 우선 지명된 두 명의 고졸 투수는 이전부터 강속구 투수로 명성을 떨친 좌완 심재민과 191cm 신장의 우완 영건 북일고 유희운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해 최고의 투수는 따로 있다. 덕수고의 우완 한주성은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활약으로 팀의 황사기와 청룡기 연속 재패에 일등 공신이 됐다. 또한 9월경 개최된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 대회에서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출중한 활약에도 앞 순위 지명권을 가진 KT LG가 한주성을 지나친 이유는 스카우트에서 중요시되는 외형적 조건이 화려하지 않아서 일 가능성이 높다. 두툼한 체형에 투수로 크지 않은 신장 등 구속 향상에 대해 확신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허나 한주성의 패스트볼은 최고 140km 초중반을 상회해 프로에서 이미 버틸만한 수준이다. 주무기 슬라이더와 준수한 제구력까지 고졸 투수로 흔치 않은 즉전감 투수로 분류된다. 마치 대학 야구의 윤명준처럼 준수한 구위를 갖춘 커맨드형 투수라고 표현하면 될까?

 

안타깝게도 한주성이 실제로 즉전감 투수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입단하자마자 허리 부상으로 현재까지 재활에만 매진하고 있다. 짧은 기간 혹독하게 기용되는 고교 리그와 국제 대회에서 2년간 200이닝 이상을 던졌으니 몸이 멀쩡하다면 되려 이상할 정도다. 입단 7년 차까지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초고교급 투수 성영훈을 상기하면 한주성에 대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모자라지 않다.

 

 

 

이우성 OF / 1994-07-17 우투우타 182cm 95kg

2013년 두산2 92G 334타수 .296AVG .355OBP .431SLG 7홈런 5도루 82삼진 29볼넷

2014년 두산2 50G 114타수 .298AVG .397OBP .404SLG 2홈런 2도루 21삼진 17볼넷

평점 : B

 

나무배트 사용 이후 투수들이 경기를 지배하는 고교야구에서 상위라운드 야수 지명은 위험 부담이 크다. 그렇지만 황금팜을 일궈냈던 두산 스카우트는 2013 드래프트에 과감하게 코너 외야수 두 명을 선택하면서 트렌드를 선도했다. 2라운드에 지명한 대전고의 이우성은 1학년 때부터 팀의 5번 타순에 들어설 만큼 타격의 소질을 인정받던 선수다. 2, 3학년 시기에는 4할 내외의 타율과 6할 이상의 장타율, 14개의 도루로 컨택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팔방미인 외야수로 꼽혔다.

 

국가대표에 2년 연속 뽑힌 고교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프로에서 출발도 산뜻했다. 퓨처스리그 첫 시즌 3할에 근접한 타율과 7개의 홈런으로 퓨처스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합격하면서 유망주로서 엘리트 코스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날고 긴다하는 유망주라고 해도 2년 차 선수에게 상무 경쟁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미한 부상이 있었는지 몰라도 5월까지 12경기 출장 15타석에 그치며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다행히 시즌 중반 이후 이우성이 주전으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8월 이후 54타수 동안 .296AVG 2홈런 8할 후반의 OPS는 고졸 2년 차 선수로는 만족스러운 성적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포스트 김동주를 목표로 한 선수치고는 홈런 숫자가 따라오지 못했고, 성과라면 삼진/볼넷 수치가 다소 향상됐다는 점이다. 2015시즌 상무에는 김헌곤, 한동민, 권희동 등 1군에서 이미 성과를 낸 대졸 외야수들이 합류했다. 이우성이 이들 사이에서 타석 수를 확보하려면 파워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남경호 RHP / 1996-04-07 우투우타 185cm 85kg

2013년 서울고 11G 23.0이닝 4.30ERA 21삼진 19볼넷 0피홈런 24피안타 1.87WHIP

2014년 서울고 15G 58.1이닝 1.85ERA 69삼진 18볼넷 0피홈런 38피안타 0.96WHIP

평점 : B-

 

서울고의 남경호는 처음부터 1차 지명 후보로 지목된 선수는 아니다. 전기 주말리그까지 드래프트 최대어로 불린 강속구 투수 유형인 최원태에 가려진 감이 있다. 하지만 황금사자기 최원태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우완 남경호와 옆구리 박윤철이 이닝을 나눠 가졌다. 이중 MVP는 구원 투수로 등판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남경호가 차지하게 됐다.

 

황사기 이후에도 남경호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최원태를 대신해 팀에서 에이스에 가까운 역할을 했고, 9월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 선수권 대회에 국가대표로 뽑혔다. 평균 140km 내외 최고 140km 초중반까지 나오는 빠른 볼은 고교 레벨에서 강속구로 분류되고, 제구가 잘 되는 편이다. 앞으로 마른 몸을 키워 나가면 선발로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구위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또 같은 팀 소속의 뛰어난 동료들 덕분에 혹사가 없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그렇다고 해도 탑 유망주라고 말하기에는 아마 야구에서 보여준 투구의 양 자체가 많지 않다. 국제 대회에서도 엄상백에 밀려 가장 중요한 대만과 일본과의 경기 출장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1군이 아닌 대만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등 아직은 미래자원으로 분류된 미완의 대기. 급하게 몰아붙이지 않는 두산의 방식은 선수를 더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장민익 LHP / 1991-02-05 좌투좌타 207cm 99kg

2011년 두산2 23G 9GS 55.2이닝 45삼진 43볼넷 5피홈런 88피안타 2.35WHIP

2011년 두산1 4G 0GS 8.2이닝 3.12ERA 4.33FIP 6삼진 3볼넷 1피홈런 11피안타 1.62WHIP

2014년 두산2 11G 0GS 10.0이닝 9.00ERA 4.48FIP 6삼진 6볼넷 0피홈런 14피안타 2.00WHIP

2014년 두산1 8G 0GS 5.1이닝 3.38ERA 4.86FIP 1삼진 2볼넷 0피홈런 7피안타 1.69WHIP

평점 : B-

 

2010년 드래프트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재능이 다른 해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하위 라운드 지명권을 가진 두산은 1라운드에 안정적인 자원을 뽑기보다 2미터 7cm에 무시무시한 하드웨어를 가진 원석 효천고 장민익을 지명한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출장한 고3 시기 47이닝 4.0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성적은 결코 1라운드에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었다.

 

당시 두산이 2라운드에 지명한 이재학이 NC에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두산의 이러한 전략이 이상적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입단 후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팔꿈치, 어깨 등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그래도 긴 시간을 통해 보면 장민익은 두산의 의도대로 성장 과정을 밟은 셈이다. 입단 이후 꾸준히 체중을 불리며 힘을 키웠고, 공익 근무 요원으로 복무 중에도 일과 후 재활에 소홀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평균 140km 중후반, 최고 150km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제구력과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 구사 능력은 리그 평균보다 크게 떨어진다. 체격이 크다고 무조건 대성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피칭 밸런스나 내구성 측면에서 다른 투수보다 불리함이 생길 수 있다. 장민익이 프로야구에서 흔치 않은 특별한 장점을 가진 투수라면 당장 1군 활용에 주안점을 두기보다 서행하며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정진호 CF / 1988-10-02 우투좌타 185cm 78kg

2013년 상무 87G 264타수 .318AVG .402OBP .356SLG 0홈런 26도루 27삼진 37볼넷

2014년 상무 83G 320타수 .341.AVG .404OBP .441SLG 3홈런 33도루 37볼넷 21삼진

평점 : B-

 

출루와 스피드, 주루 기술은 리드오프에게 가장 중요시되는 덕목이다. 중앙대 출신의 정진호는 컨택 능력과 선구안,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고종욱 등과 함께 대학 최고의 중견수겸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대학 통산 353타석 동안 .370의 타율과 .447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2학년 시기 이후 대부분 1번 타순에 포진되며 매년 15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아시아선수권 대회나 한미 야구 선수권 등 국가 대표로 경력도 가지고 있다.

 

프로에서도 정진호의 능력은 그대로 통용됐다. 첫 시즌 .255의 타율로 적응 기간을 가진 후 두산 2군과 상무에서 3년 연속 3할 이상의 고타율과 4할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점점 타석 수를 늘려감에 따라 작년 33개의 누를 훔쳐 퓨처스리그 도루 부문 3위에 올랐다. 그에 비해서 장타력과 송구 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타고투저 시즌인 작년을 제외하고, 고교 시절부터 프로에서 10년간 홈런을 치지 못했다.

 

상무 제대 후 정진호는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를 통해 자신의 장점을 코칭 스탭에게 충분히 어필했다. 주전으로 기용될 확률은 낮으나 수비 범위와 짧게 치는 컨택 능력은 박건우, 장영석, 김진형 등 다른 외야수보다 백업으로 특화된 매력이 있다. 두산이 아니라면 준주전 이상으로 도약할 잠재력도 충분해 프로에서 롱런하는 선수가 되길 기대한다.

 

 


박세혁 C / 1990-01-09 우투좌타 181cm 86kg

2013년 두산2 56G 129타수 .233AVG .331OBP .333SLG 2홈런 0도루 21삼진 16볼넷

2014년 상무 61G 158타수 .297AVG .434OBP .424SLG 2홈런 0도루 15삼진 31볼넷

평점 : B-

 

스포츠의 세계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두산의 박세혁도 마찬가지아마 시절부터 쟁쟁한 경쟁자들과 포수 포지션을 경합했다. 2008년 박세혁은 LG 7라운드 지명을 뒤로하고고려대에 진학한다. 1학년 주전 포수로 3할 중반의 타율과 9할대 OPS로 대단한 시즌을 보냈지만학년이 올라가면서 팔꿈치 부상 등의 이유로 주전 포수 마스크를 김민에게 내주게 된다참고로 김민은 작년 삼성의 2군 주전 포수로 프로에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산에서 박세혁은 다시 포수 자리로 돌아온다현장에서 박세혁의 수비에서 잠재력을 높이 샀고퓨처스리그를 평정한 최재훈보다 타격이 낫다는 시각도 있었다이는 해태 강타자였던 아버지의 유전자 덕일 수도 있는데 경찰청에서 2년간 .338의 타율에 28홈런을 친 최재훈은 경쟁자로 과하게 버거운 상대였다전임 김진욱 감독의 총애로 잠시 1군에 머물기도 했지만공수에서 시간이 필요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2014년 입대한 상무에서는 드래프트 동기로 훨씬 높은 순번에 지명된 SK 김민식이 있었다두 선수는 시즌 전체로 보면 균등하게 기회가 돌아갔고후반기에는 박세혁이 주전에 가까이 다가간 형세가 됐다박세혁으로서는 고려대 2학년 시즌 후 비로소 공격형 포수로 불릴 만한 타격을 한 셈이다. 2군에서 타구 비율을 보자면 장타력 향상의 여지가 있다현장에서 박세혁에 대한 좋은 평가가 올해는 수치로 확실히 구현된다면 두산의 포수 깊이와 무관하게 프로에서 살아남을 길이 열리지 않을까?




김민혁 3B / 1996-05-03 우투우타 189cm 97kg

2013년 동성고 21G 93타석 .284AVG .341OBP .457SLG 1홈런 0도루 19삼진 5볼넷

2014년 동성고 15G 64타석 .429AVG .547OBP .653SLG 1홈런 0도루 11삼진 10볼넷

평점 : C+

 

최근 고교야구에 투고타저가 누그러진 영향인지 이전보다 장타력을 갖춘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작년 고교야구에서 대표적인 두 명을 꼽자면 서울권에는 경기고 황대인과 호남권에는 동성고 김민혁이 꼽힌다. 두 선수는 9월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도 중심 타선에 함께 포진되어 대만과 일본을 누른 대표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 3학년 황대인과 2학년 서울고의 임석진이 각각 6, 4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에 비해 김민혁은 2년 동안 157타석 2개의 홈런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성적이 초라하다. 대신 190cm의 신장 100kg이 넘는 체격은 스카우트들이 환호할만한 사이즈다. 미디어에서는 김민혁의 유연한 거구의 몸을 가리켜 이대호와 비교하곤 하는데 본인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대호처럼 고교 시절 매끈했던(?) 몸매가 프로에 걸맞게 바뀐다면 3루 포지션 유지는 장담하지 못해도, 홈런 숫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김민혁은 오프시즌 손목 부상으로 인해서 정상적인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입단 동기들과 달리 개막전 등록 선수 명단에 제외된 상태다. 구단에서는 김민혁을 장기적으로 봐야 할 선수로 분류하고 있다. 3 시기 64타석 4할의 타율은 큰 의미가 없다. 퓨처스리그도 김민혁에게 높은 레벨이며 올 시즌은 적응의 과정으로 관대하게 봐줄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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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지난해보다 최상위 레벨에서 1군 활약을 확신할 만한 선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옥한 팜을 유지하고 있다. 리스트에 없는 김동한, 강동연, 채지선 등도 눈여겨볼 선수들이다. 또 최근 급부상한 넥센이 루키들을 공격적으로 1군 무대에 진입시키는 데 비해서 두산은 2군에서 무리하지 않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처음에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추후에 완성된 기량의 선수를 길게 활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장기적인 팀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스카우트와 2군 인프라, 육성 노하우의 조합은 말 그대로 명불허전.

 

그러나 중복된 포지션의 교통정리를 하지 못해 1군에서 선수 활용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도 있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팜을 활용해야 우승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사진 출처 - http://luxurycuty.blog.me, 두산 베어스 /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