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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5년 한화 이글스 TOP 10 유망주

2015년 유망주 시리즈, 세 번째로 살펴볼 팀은 한화 이글스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유창식, 최영환, 김회성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프로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sooah님 블로그


김민우 RHP / 1995-07-25 우투우타 187cm 97kg

2012년 용마고 16G 35.1이닝 4.08ERA 26삼진 14볼넷 0피홈런 42피안타 1.58WHIP

2014년 용마고 21G 98.0이닝 1.84ERA 93삼진 26볼넷 0피홈런 56피안타 0.84WHIP

평점 : B+


최근 몇 년간 드래프트 제도는 신생팀 참가와 연고지명 부활로 변화가 많아 KBO나 이사회의 지침에 따라 울고 웃는 팀이 생기곤 했다. 2012드래프트에서는 '과거 2차 지명 선수는 이후 1차 지명 불가' 조항으로 NC가 나성범을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고, 2014드래프트는 연고지 배분 추첨으로 LG가 제주고 임지섭을 차지하는 횡재를 했다. 2015드래프트에서 한화는 '연고지명 부활 후 유급 선수만 1차 지명 불가'라는 지침에 따라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인 용마고 김민우를 2차 1순위로 뽑는 꿀지명을 했다.


한화로서는 내심 청주고 주권이 KT로 처음 불려간 게 아쉬울 수도 있으나 김민우 역시 KT가 우선 지명 후보로 저울질했던 자원이다. 주권처럼 저학년 시기부터 자신의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지만, 고3 시기로 한정해 전혀 뒤지지 않는 피칭을 하면서 최근 주가는 오히려 더 상승했다. 최고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로 나이 대비 구위가 우수하고, 다소 거친 투구폼에도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황금사자기 용마고를 결승전으로 끌어올린 외로운 역투는 최원태-남경호-박윤철 트로이카가 고루 활약한 서울고와 대비되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게다가 스카우트가 군침을 흘릴만한 메이저리그급 하드웨어는 김민우의 미래 가치를 높인다. 현재는 고교 프로필보다 조금 더 커서 191cm 100kg의 체중이라고 본인이 밝힌 바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한화의 저명한 코치진의 지도 아래 투구 폼을 수정하고, 연습 경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작년 불규칙한 등판 주기 속에 100이닝 가까이 투구한 투수로 팔꿈치나 어깨 부상 없이 전훈을 소화한 자체로 희망적인 신호다.


김민우가 이렇듯 좋은 출발을 하고 있는 만큼 팬들의 기대치 또한 커지기 마련이다. 김성근 감독은 이 고졸 루키의 1군 진입 가능성에 대해 반반이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2010년 드래프트 이후 고졸 1년 차에 1군에 정착했던 임찬규, 한현희, 하영민과 졸업반 성적을 비교하면 타고 투저를 고려해도 확률은 더 낮아 보인다. 고교 레벨에서 통했던 패스트볼도 1군 타자들에게는 딱 좋은 먹잇감 일 수 있다. 유창식의 사례를 봐도 굳이 김민우를 1군에서 몰아붙일 이유는 없다. 뜸을 들여야 밥이 잘 되듯 김민우의 풍부한 잠재력이 발현되려면 잠깐의 만족감을 위해 서두르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사진 출처 - 한화 이글스


조지훈 RHP / 1994-04-06 우투우타 185cm 91kg

2013년 한화2군 11G 11GS 53.1이닝 2.70ERA 44삼진 36볼넷 1피홈런 49피안타 1.59WHIP

2013년 한화1군 21G 3GS 35.1이닝 6.11ERA 5.79FIP 30삼진 15볼넷 7피홈런 30피안타 1.27WHIP

2014년 한화2군 15G 10GS 62.0이닝 6.10ERA 3.99FIP 50삼진 26볼넷 2피홈런 76피안타 1.65WHIP

평점 : B+


2012년 주말리그 충청권에는 윤형배와 조상우라는 150km를 넘나드는 파이어볼러가 두 명이나 있었다. 북일고 윤형배는 모두가 인정하는 고교 NO.1 투수로 NC의 지명을 받았고, 대전고 조상우는 '야왕 신드롬'이 발동한 2011시즌 탈꼴찌로 1픽 넥센의 차지가 된다. 괜스레 억울했던 한화의 1라운드 픽은 서울권 최고 투수인 조지훈에게 돌아갔다. 150km를 던지진 못하지만, 각도 큰 슬라이더로 두 투수 못지 않게 삼진 행진을 벌였다. 투수로서 좋은 체격에 최고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은 상위 1라운드 픽에 부족함이 없었다.


프로 첫시즌 한화의 선택은 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만 출장해 6월까지 2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 4점대 초반의 FIP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6월 중반 이후에는 1군에 콜업되어 전반기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루키로 담대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문제는 2014년. 빠른 볼 스피드가 130km 중후반대로 떨어지면서 1군과 2군을 막론하고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한다. 시즌을 마치고 참가한 U21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 배영수, 송은범 영입 후 FA 20인 외 보호 명단에 빠진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며 회의적인 시선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혹자는 1년 사이 눈에 띄는 구속 저하에 대해 송진우 코치와 시도한 투구폼 교정이 원인이라는 비판을 가한다. 아니면 체중 감량과 트레이닝의 실패, 또는 팔꿈치 쪽에 통증이 있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선발 투수 중 조지훈의 FIP가 전체 5위에 랭크됐다는 사실은 많은 이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조지훈보다 나은 수치를 보여줬던 4명의 투수는 적게는 3살, 많게는 11살가량 나이가 많았다.


조지훈의 2014년이 훌륭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유망주로서 작년 시즌은 발전보다 후퇴에 가깝다. 단, 2군에서 선발로 착실히 키워지고 있는 흔치 않은 케이스로 또래와 비교해 남다른 면모를 나타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의 어정쩡한 파워와 제구력이 신체적 성장과 경험으로 채워진다면 어느 시점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에 조지훈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하주석 SS / 1994년 2월 25일 우투좌타 184cm 85kg

2013년 한화2군 21G 64타수 .297AVG .361OBP .375SLG 0홈런 3도루 15삼진 5볼넷

2014년 상무 70G 173타수 .329AVG .396OBP .480SLG 1홈런 12도루 35삼진 17볼넷

평점 : B+


유망주의 미래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극도로 한정된 출장 기회 속에 운동능력과 신체 조건에 의존해야 하는 고졸 야수는 돌발 변수가 많다. 2012 드래프트에서 하주석은 1학년 때부터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는 등 야구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내야수로 이상적인 신체조건에 완벽한 툴 패키지로 09드랩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야수 유망주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하지만 프로에서 성공은 성적순이 아니다. 하주석이 1년 차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하며 상무에 입대하는 동안 차선책이라고 여겨졌던 NC 박민우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2라운드에 지명됐던 삼성 구자욱은 상무 제대 후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운동능력이나 수비력은 하주석이 이들에게 뒤질 게 없다. 결정적 차이는 타격 기술, 그중에서도 삼진/볼넷 비율에서 드러나듯 부족한 선구안이 프로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같은 연도 비슷한(?) 평가를 받던 선수들의 활약은 하주석의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다. 빠른 생일로 작년 신인과 불과 한 살 조금 넘는 나이 차에 상무 2년 차에 접어든다. 적은 타석 수라고 해도 2년 연속 3할 내외의 타율을 기록 중이고, 2루타와 3루타 비율은 만족스럽다. 1루까지 3초 후반에 주파하는 빠른 발, 넓은 수비 범위와 한 루 더 가는 주루 플레이는 1군에서 하주석의 전매특허가 될 전망이다.


하주석이 안타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많은 땅볼 타구로 빠른 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타격 메카니즘으로 많은 홈런을 만들어 내기는 무리다. 워낙 어린 나이로 교정이 가능하지만, 강정호 같은 장타자가 아니라 호세 레이예스 유형의 전통적 리드오프로서 방향을 잡는 게 현실적이다. 경찰청에서 뛰는 최윤석과 비교해도 아직 갈 길이 한참 멀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황영국 LHP / 1995-12-26 좌투좌타 185cm 83kg

청주고 통산 29G 84.0이닝 2.46ERA 75삼진 28볼넷 0피홈런 74피안타 1.21WHIP

2014년 한화2군 16G 15GS 69.1이닝 6.49ERA 6.16FIP 54삼진 26볼넷 14피홈런 87피안타 1.63WHIP

평점 : B


연고 지명의 부활은 전력 평준화 관점에서 보면 효율적인 제도가 아니다. 전년도라면 전체 3~4픽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한화는 연고권내 자원들이 지지부진해 1차 지명자 선정에 골머리를 썩혔다. 엎진 데 덮친 격으로 하드웨어와 구위에 강점이 있던 북일고 유희운을 KT가 우선 지명하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팔꿈치 재활을 마친 청주고 황영국이 1차 지명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연일 호투 행진을 벌이기 시작했다. 선택지가 없던 한화로서는 가뭄에 내리는 비와 같았다. 아무리 상승세에 있던 투수라고 해도 고작 20이닝가량 보여준 투수는 위험 요소가 다분하다. 다행히 황영국의 페이스는 지명 후 청룡기부터 전국체전, 국제대회인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까지 변함이 없었다. 

프로 입단 후 한화는 조지훈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선발 등판 기회를 제공했는데 6점대 초반의 FIP는 5점대 초중반의 리그라고 해도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평균 130km 중후반, 최고 140km 초반의 빠른 볼은 힘이 좋은 프로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됐다.


눈여겨볼 수치는 그 나이대 선수에게 정말로 희귀한 훌륭한 삼진/볼넷 비율. 그렇게 피홈런을 허용하면서도 피해가지 않는 황영국의 적극적인 투구 성향이 드러난다. 앞으로 힘을 키운다면 장점인 제구력이나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의 보조 구질도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시즌 후 경찰청 입대는 황영국이 엘리트 유망주로 나아가기 위한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조영우 RHP / 1995-06-27 우투좌타 185cm 80kg

제주고 통산 33G 162.0이닝 3.22ERA 115삼진 56볼넷 1피홈런 154피안타 1.30WHIP

2014년 한화2군 16G 11GS 63.2이닝 4.95ERA 5.70FIP 33삼진 31볼넷 5피홈런 75피안타 1.66WHIP

2014년 한화1군 6G 2GS 11.0이닝 10.64ERA 8.11FIP 8삼진 4볼넷 4피홈런 22피안타 2.36WHIP

평점 : B


제주고 시절 조영우는 타자로 더 많이 알려졌다. 2학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도 3할을 쳤고, 3학년에 올라가서 .467의 타율을 기록하며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다. 세계청소년야구 대표팀에서도 조영우는 마운드가 아닌 배터박스에 들어섰다. 선수 본인도 타자로의 의식이 더 강했다고 인터뷰 한 바 있다. 하지만 한화의 생각은 달랐다. 조영우의 체격 조건과 강한 어깨가 투수로서 더 적합하다고 봤다.


프로 1년 차를 마친 시점에서 한화의 결정은 대체로 성공적이라 평가된다. 고3 시기 80kg에서 체격을 키우면서 평균 130km 후반, 최고 140km 초중반까지 구속이 상승했다. 첫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4점대 초반 평균자책점, 리그 평균에 가까운 FIP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6월부터 약 한 달간 달콤 쌉싸름한 1군 데뷔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고교 시절 야수로 겸업하며 무려 162이닝을 던졌던 조영우는 프로에서 투수로만 전념하자 그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프로 2년 차에 접어들어 조영우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다. 입단 첫해와 달리 1군 전훈 명단에 포함되었고,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김민우와 함께 가장 눈여겨보는 투수 유망주로 꼽히기도 했다. 냉정한 시선에서 우투수로 구위, 제구력, 종적인 변화구 모두 특출나지는 않다. 그래도 아마 시절부터 증명한 내구성과 프로에서 발전 속도를 보자면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지명은 대단한 스틸이다.




강경학 SS / 1992-08-11 우투좌타 180cm 72kg

2011년 한화2군 30G 96타수 .250AVG .390OBP .323SLG 0홈런 10도루 20삼진 22사사구 

2014년 한화2군 28G 75타수 .315AVG .365OBP .521SLG 3홈런 1도루 15삼진 7볼넷

2014년 한화1군 41G 103타석 .221AVG .337OBP .349SLG 1홈런 0도루 28삼진 13볼넷

평점 : B-


작년 이맘때 즘 강경학이 한화 선수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닥 높지 않았다.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뛴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데뷔 시즌 어깨 부상으로 6월 이후 시즌 아웃됐다. 사실 강경학이 국가대표로 뽑히거나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받은 비결은 고교 시절 무시무시한 활약을 해서가 아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운동능력과 공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스카우트의 평이었다. 이렇다 할 실적 없이 어깨 수술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기대치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 한화는 상위라운드 유망주를 쉽게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2014년 시즌 전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었고, 복무 기간 준비를 잘했는지 퓨처스리그에서 발군의 타격감을 보인다. 시즌 중 발목 부상을 당하며 잠시 공백기도 있었지만, 이대수 트레이드와 송광민 3루 전환, 한상훈이 부상을 당하며 자연스럽게 기회가 왔다. 그리고 8월 1군 복귀 경기에서 대수비로 투입되어 역전 홈런을 쳐내면서 김응용 감독의 눈에 들었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도 유격수 포지션은 별다른 대안 없이 부상 중인 한상훈을 중심으로 권용관, 강경학, 이창열 등이 경쟁하는 형국이다.


내년 시즌 상무와 경찰청에서 하주석과 최윤석이 복귀하기 때문에 강경학에게는 이번 시즌이 1군 정착을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 있다. 그래도 92년생 어린 나이로 내실을 쌓는 게 우선이다. 작년 싹수를 보였더라도 1군 풀타임 유격수로 뛰기에는 컨택 능력과 수비에서 빈틈이 많다. 어깨 수술 후 송구에 약점을 보이면서 2루수가 더 적합한 포지션일 수 있다. 1군 출장에 목매기보다 자신의 기량을 착실히 쌓는 시즌이 되길 바란다.




김범수 LHP / 1995-10-03 좌투좌타 182cm 78kg

2013년 북일고 3G 17.1이닝 1.56ERA 10삼진 5볼넷 1피홈런 11피안타 0.92WHIP

2014년 북일고 18G 105.1이닝 1.54ERA 97삼진 32볼넷 2피홈런 59피안타 0.86WHIP

평점 : C+


2015드래프트 한화의 1차 지명 김범수는 스카우트가 전형적으로 선호하는 유형은 아니다. 평균 130km 중반, MAX 140km로 강속구 투수는 아니고, 체격도 투수치고는 크지 않은 편이다. 대신 1차 지명 전까지 9이닝당 볼넷 수를 1.5개꼴로 제어할 정도로 빼어난 제구력을 갖췄다. 커브,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 구사 능력도 좋은 편이다. 기대주들이 대거 부진했던 2014년 고교 리그에서 김범수는 좌완 랭킹 1위라고 할 만하다.


다만 커맨드형 투수치고는 긴 시간 동안 기량이 유지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평가는 망설여진다. 1학년 고관절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느라 2학년까지 17이닝만을 소화했다. 지명이 결정되고 난 후부터는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져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한다. 황사기 일주일 동안 무려 315개의 투구를 하는 등 혹사가 있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후기 주말리그의 눈부신 피칭을 생각하면 급작스러운 제구 난조는 의아하기까지 하다. 청룡기 이후 김범수의 FIP는 리그 평균자책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프로 입단 후 김범수가 별다른 부상을 호소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다. 한편으로 유급한 1차 지명 선수가 첫 시즌부터 1군 전훈 캠프에 중도 이탈했다는 사실은 작년 후반기 부진을 떠올리게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졸업반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무리가 생겼을 수 있으니 퓨처스리그에서 투구 수를 조절하며 서행하는 관리가 이뤄졌으면 한다.




오준혁 OF/ 1992-03-11 우투좌타 187cm 80kg

2013년 경찰청 52G 52타수 .346AVG .410OBP .442SLG 0홈런 2도루 11삼진 5볼넷

2014년 경찰청 78G 230타수 .361AVG .460OBP .591SLG 7홈런 15도루 37삼진 36볼넷 

평점 : C+


스포츠에서 경기에 계속 출장한다는 사실은 그 선수의 능력이 인정받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북일고 시절 오준혁은 뛰어난 타격 재능으로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나섰고, 2학년에는 주전 외야수로 출장하며 3할 중후반의 타율 2개의 홈런으로 리그 수위권 타격을 했다. 졸업반 부진으로 한화에 하위 라운드에 지명됐으나 정영기 2군 감독에 눈에 들어 입단 첫 2년 동안 158경기 569타석에 들어서는 등 총애를 받았다.


공격력에 있어서 오준혁은 투자 대비 성과를 내는 타자였다. 프로 4년 동안 매년 타율이 상승했고, 작년 경찰청 주전으로 기용되며 150타수 이상 선수 중 OPS 4위를 기록했다. 오준혁 위의 두 명이 성대구장을 KT 소속, 한 명은 1군 레귤러 박재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고무적이다.  물론, 경찰청 벽제 구장도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오준혁은 벽제와 성대 구장을 제외한 원정에서 .324의 타율은 괜찮았지만,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커리어 대부분 코너 외야수로 뛴 오준혁이 장타력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하면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요원한 일이다.


결정적으로 오준혁은 루키 시절부터 미흡한 타구 판단과 송구 능력이 늘 약점으로 지적됐다. 빠른 발을 활용한 중견수가 수비에 더 용이할지라도 1군에서 오준혁에게 센터를 맡기기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김경언 황선일과 비교해 비교 우위는 주력뿐이다. 희망적 요소를 찾자면 강경학과 동기로 어린 나이. 매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은 벽제 구장에서 기록한 장타율이 거품이 아님을 증명하고, 수비수로 한 걸음 더 내딛는 시즌이 되어야 한다.




양성우 CF / 1989-05-02 우투좌타 175cm 86kg

2013년 한화2군 46G 87타수 .241AVG .343OBP .356SLG 2홈런 9도루 13삼진 14볼넷

2014년 경찰청 82G 234타수 .308AVG .414OBP .517SLG 8홈런 6도루 36삼진 42볼넷

평점 : C+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빙그레는 해태 못지 않게 강한 팀이었다. 그중에서도 선봉에 섰던 타자 이정훈은 중견수로 빠른 발에 강견을 갖춘 뛰어난 수비수로 땅딸막한 체격에도 두자릿수 홈런을 두 번이나 기록하는 등 펀치력도 갖추고 있었다. 악바리로 불린 특유의 승부욕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동국대 출신 양성우는 언뜻 이 이글스의 전설을 연상시키는 면모를 갖추고 있다. 비슷한 체형과 외모에 대학 통산 300여 타석 동안 4개의 홈런과 31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 외야수다.


입단 후에는 동문의 한대화 감독에게 총애를 받아 한화 외야수 중 최고의 수비력을 보유했다는 칭찬을 받았다. 타격에서 강점은 선구안과 파워로 흔히 말하는 OPS형 타자다. 그에 반해 타격 메카니즘상 땅볼을 많이 유도하며 주력을 이용한 안타를 양산하는 유형은 아니다. 볼은 기다리고, 타율은 떨어지다 보니 1군에 올리기 좋은 타격 수치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어찌 보면 평균 이상인 스피드와 파워, 컨택 능력은 어느 하나도 독보적인 무기는 아니기에 기술이 바탕이 되기까지 유망주로 평범해 보일 수 있다.


경찰청 입단은 양성우의 약점을 감추고, 장점을 드러내는 효과를 냈다. 원정에서도 8할대 OPS로 나쁘지 않았지만, 벽제 구장에서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단계별 성장의 관점에서는 양성우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이제 과제는 돌파구가 되어 준 경찰청에서 살아남는 것. 기존 배영섭, 김인태, 이천웅에 전준우, 김도현 등이 입단하면서 웬만한 1군 뺨치는 외야진이 꾸려졌다. 이 틈에서 150타석 언저리만 얻어내면 그 자체로 성공적이다.




장운호 OF / 1994-02-20 우투우타 183cm 85kg

2013년 한화2군 60G 154타수 .214AVG .311OBP .240SLG 0홈런 2도루 45삼진 19볼넷

2013년 한화1군 11G 20타수 .300AVG .333OBP .450SLG 0홈런 1도루 6삼진 1볼넷

2014년 한화2군 63G 181타수 .249AVG .333OBP .320SLG 0홈런 3도루 29삼진 23볼넷

2014년 한화1군 39G 64타수 .266AVG .288OBP .328SLG 1홈런 1도루 10삼진 1볼넷

2014년 U21WC 6G 17타수 .059AVG .261OBP .059SLG 0홈런 4도루 2삼진 4볼넷

평점 : C+


미국의 마이너리그처럼 세밀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은 국내 2군 시스템은 고졸 루키들이 뛰기에는 벅찬 리그다. 그래서 20대 초반의 선수를 퓨처스리그 스탯으로 우열을 가리기에는 애로사항이 있다. 장운호 역시 마찬가지. 퓨처스리그 2년 335타수 동안 .233의 타율 .284의 장타율로 동기들과 비교해도 평균보다 위라고 할 수 없는 성적을 남겼다. 


허나 장운호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매우 호의적이다. 김정준 코치는 신인 시절 김강민을 연상시킨다며 극찬했고, 김성근 감독과 이정훈 2군 감독이 동시에 한화의 미래로 지칭한다. 호평의 이유는 잠깐 보인 1군에서 강렬한 인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재고 시절부터 갭히터로 존재감을 보인 타격 재능과 한화에서 흔치 않은 수비가 되는 어린 외야 유망주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1군용 타자라는 팬들의 표현은 표본이 크지 않은 선수이기에 크게 설득력이 없다. SK 시절 정진기를 비롯해 김성근 감독이 총애한다고 해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장운호는 스피드와 파워가 걸출한 선수는 아니다. 이제는 퓨처스리그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수치화할 시기가 되었다. 과연 현장의 판단이 탁월했는지 가장 흥미롭게 지켜볼 선수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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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최근 6년간 5번 정규시즌 최하위에 머물면서 드래프트 최상위 픽을 차지해왔다. 반면 상위 지명자 중 1군에서 자리 잡은 선수도 유창식을 제외하면 눈에 띄지 않아 강제로 팜의 수준이 올라간 격이다. 스카우트나 팜시스템이 좋아져서가 아니기에 기뻐할 상황은 아니나 팀의 잠재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또 상무와 경찰청을 유망주 육성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다.


사진 출처 - 한화 이글스, http://ordinary_one.blog.me /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