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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피로감이 짓누르는 SK

 

시즌 중반 SK는 큰 위기가 있었다. 김광현이 무너지기 전부터 불펜진은 힘겨워 지기 시작했고 두산에게 선두를 위협당하고 있었다. 거기다 KIA가 올라오더니 김광현의 부상 즈음에 선두를 내줬다. 8월의 스케줄 역시 순탄치 않았다. 휘청휘청 하는 SK지만 그간의 막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여전히 문제없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나는 당시 SK를 굉장히 불안하다고 생각했다. 적은 확률이지만 4강에 탈락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으니깐. 근데 결과는?

나의 생각이 완전히 오산이었다. SK는 위기를 극복하고 두산과의 경쟁에 승리한 것은 물론이고 후반기 19연승을 하면서 선두 KIA를 강력하게 위협했다. 많은 부상자에도 불구 SK가 보인 저력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은 물론이다. 정규시즌 선두는 1위 KIA지만 그래서 최강팀은 SK라고 생각하는 야구팬들이 많은 이유다. SK는 역시 강했다.


그런데도...   위기였던 SK에게 느겼던 당시의 내 감정이 착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만한 생각일 수 있지만 당시 SK는 정말 유리처럼 깨질 것 같은 상태였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너무나 힘들어 보이는 피로감에 있었는데 특히 투수진의 피로도는 상상이상 이었을 것 같다. 선발에서 채병용은 다년간의 투구로 부상이었고 김광현은 부상, 송은범은 불안한 불펜진 덕에 쉴틈이 없었다.
 
불펜진의 피로도는 더했다. SK가 지난 2년간 얼마나 막강한 불펜진이었는지 말 할 필요도 없다. 투수도 타자와 마찬가지로 항상 잘 던질 수는 없는데 SK의 불펜진은 07년,08년 월별 방어율이 단 한번도 4점대로 올라가 본적이 없다. 07년 482이닝 2.67ERA 08년 516.2이닝 3.05ERA로 당연히 불펜방어율 선두였다. 09년도 528.2이닝 동안 3.71의 방어율로 물론 좋았지만(역시1위) 이상징후는 나타났다. 꾸준했던 릴리프진이 5월 처음으로 4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더니 7월 70.1이닝 동안 6.01로 치솟았다. 분명 적색신호였다.

선수는 기계가 아닌 이상 피로는 피할 수 없다. 게다가 투수야 말할 필요도 없겠지.혹사였는지 아닌지는 각자의 생각이 있겠지만... 8월초 히어로즈와의 시리즈는 피치라고 생각했는데 올시즌 최고의 혈투였던 만큼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를 포함 최고의 혈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불펜진의 소모가 심했다. 이 후 벌어졌던 KIA와의 경기에서 SK가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 였으니깐. 

근데 이 위기의 8월을 결국 극복했다. '격렬하게' 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글로버의 무적피칭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9월의 스케쥴은 다행스러웠지만 선수들의 희생이 뒤따랐다. 전병두는 8월 11G 22.2이닝 9월 9G 19.0이닝으로 불펜투수중 가장 많은 피칭을 했다. 이 기간 이승호,정우람,고효준,윤길현의 등판횟수나 투구수 역시 상당하다. 글로버는 용병으로는 이례적으로 불펜을 오가며 투구했고 송은범도 전년도에 비해 등판횟수가 올라간데 비해 관리받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전병두 부상, 글로버 컨디션 난조로 3차전 출장, 송은범 상태이상, 윤길현도 허리상태가 좋지 않고 시즌의 후유증이 일찍 나타나고 있다. SK가 지난 8월처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승리가 마치 마취제나 진통제 처럼 작용하니까. 하지만 역시 선수들의 희생은 따를 것 같다. 김성근 감독은 정규시즌 언제 부터인가 우리는 '하루살이'야 라는 표현을 한다. 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하루살이'라는 단어, 어감이 좋지 않다.  

 

*자료참고는 statiz.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