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메모

5월 20일자 루키랭킹, 루키 선발 대약진

2013년 프로야구의 특징이라면 신인들의 활약이 크다는 점이다. 아직 시즌의 3분의 1도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주전으로 자리 잡은 선수가 꽤 보인다. 신생팀 NC의 참가로 루키들에게 자연스럽게 기회가 많이 갔고, 다른 구단도 대졸 신인을 중심으로 기존 선배들의 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올해는 누가 가장 앞선 활약을 했는지 기록을 통해 살펴보았다.

 

선수 범위는 KBO 신인자격을 갖춘 선수 중 타자는 60타석, 투수는 15이닝 이상으로 한정했다. 야수는 wOBA, 투수는 FIP와 피wOBA를 50 : 50으로 반영해 승리기여도(WAR)를 구해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수비와 주루는 임의로 점수를 매기되 가능한 영향이 적도록 최소치만 반영하였다. 또 NC와 한화는 파크팩터를 구하지 못해 중립구장으로 적용했다. 대체 선수 레벨은 야수는 600타석당 30점으로 낮추고, 선발과 구원 투수들의 계산은 MLB 계산법의 비율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해도, 평가 기준은 주관적일 수 있기에 하나의 관점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NC 선발 이재학은 팀 동료 이태양과 함께 류현진 이후 7년 만에 선발 신인왕에 도전 중이다.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1. 이재학 RHP 90년 10월생 NC 다이노스
6G 6GS 34.1이닝 3.41ERA 3.63FIP 24삼진 15볼넷 0피홈런 .297피wOBA 1.08WAR

 

준비된 신인왕. 이재학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불렸다. 고교 시절부터 당해 1라운더 선수들보다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곤 했지만, 사이드스로의 한계, 크지 않은 사이즈, 유급 경력 등으로 2라운드에 지명받았다. 그리고 부상으로 아쉽게 두산의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 명단에서 빠졌다. NC에서 이재학은 팔각도를 올리고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수로 변했고, 선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140km 전후의 패스트볼에도 위력적인 체인지업은 충분히 경쟁력 있다. 그리고 5월 17일 최강팀 삼성을 상대로 9이닝 2자책 완투 경기를 선보이면서 자신이 강력한 신인왕 후보임을 선포했다.

 


2. 유희관 LHP 86년 6월생 두산 베어스
19G 1GS 30.0이닝 2.40ERA 2.94FIP 27삼진 12볼넷 0피홈런 .256피wOBA 1.08WAR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구해야 한다? 물론 이 말도 맞지만, 차라리 저평가된 제구력 좋은 투수를 찾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아마시절부터 항상 작은 체격과 낮은 구속으로 저평가 받았던 유희관이 프로에서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구속은 여전히 130km 중반에 머물지만, 더 날카로워진 로케이션과 군대에서 갈고 닦은 체인지업으로 우타자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불펜에서만이 아니라 5월 4일 선발 등판 경기에서는 5.2이닝 무실점, 지난 19일에는 이정호를 구원 등판해 6.2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선발로도 가능성을 보였다. 지금과 같은 활약이 아니라도 좌투수 불모지대라던 두산에서는 큰 힘이 될 선수다.

 


3. 이태양 RHP 93년 1월생 NC 다이노스
8G 6GS 42.2이닝 3.59ERA 4.36FIP 35삼진 15볼넷 3피홈런 .299피wOBA 1.07WAR

 

갈수록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넥센 이장석 사장. 하지만 그에게도 큰 실패가 있었으니 20인 보호명단에서 유망주 윤지웅과 이태양을 연속으로 놓친 일이다. 사실 이태양은 고교 2학년 때까지 옆구리 투수 최대어라 불렸던 선수다. 그러다 졸업반이 되서 심창민에게 역전을 허용했고, 넥센에서는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 만큼은 꾸준히 좋은 피칭을 했고, NC 이적후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이드스로 투수로 130km 중후반의 빠른 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는 압도적이지는 않을 지라도 솔리드하다. 지금과 같이 제구가 잘 이뤄진다면 앞으로도 선발로 많은 기회를 얻지 않을까?

 


4. 한동민 OF-1B 89년 8월생 SK 와이번스
35G 145타석 .272AVG 352OBP .480SLG .359wOBA 5홈런 1도루 32삼진 8볼넷 0.81WAR

 

김성근 감독 퇴임 후 이만수 감독의 기용에 대해 아직도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한동민의 발굴만큼은 확실한 공이라 할 만하다. 한동민은 대학 시절 LG 서상우와 함께 최고의 슬러거 자원으로 불렸는데 졸업반 부진으로 드래프트 9라운드가 되어서야 겨우 지명받았다. 작년 퓨처스리그에서도 60타석 동안 홈런 없이 .167의 타율을 기록했을 따름이다. 이런 선수가 올해 대단한 활약을 했다는 점도 놀랍고, 스프링 캠프부터 주전에 가까운 기회를 부여한 코칭 스탭의 눈도 칭찬할 만하다. 박재홍의 번호를 물려받은 한동민. 지금의 활약을 플루크로 볼 수 없다.

 


5. 나성범 CF 89년 10월생 NC 다이노스
12G 61타석 .294AVG .410OBP .549SLG .408wOBA 3홈런 0도루 7삼진 10볼넷 0.70WAR

 

나성범이 돌아오면 ‘센세이션’. 4월 부진했던 NC의 감독 김경문 감독의 장담이다. 연세대 시절 나성범은 MLB 팀이 노릴 만큼 유망한 파이어볼러 투수였다. 그러던 선수를 김경문 감독은 잠재력을 믿고 야수로 전향시켰다. 부상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참 과감한 결정이다. 이후 나성범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설마 타자 전향 후 처음부터? 설마 1군에 데뷔하자마자? 나성범은 설마를 현실로 만든다. 여전히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당연한 의심이 드는데 나성범이기에 일말의 기대감은 있다. 호타준족의 '슈퍼루키' 나성범이 앞으로 사람들을 얼마나 놀라게 할지 지켜보자.

 

 

 


파이어볼러 이민호가 팀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려면 적절한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6. 이민호 RHP 93년 8월생 NC 다이노스
20G 0GS 22.0이닝 4.09ERA 4.63FIP 20삼진 13볼넷 1피홈런 .282피wOBA 0.48WAR

 

2011년 고교리그에서 이민호는 우완 최대어로 불리긴 했지만, 리그를 초토화하진 않았다. 작년에도 9경기 32이닝만을 투구 4.50의 평균자책점 23탈삼진으로 그리 뛰어난 활약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에서 탈출한 이후 평균 140km 중후반, 최고 150km를 뿌리는 놀라운 구위를 무기로 1군에 착실히 적응하고 있다. NC가 1군에 진입하기 전 1년의 준비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선수다. 다만, 아쉬움은 현재의 기용 방식이다. 이민호는 실질적인 NC의 불펜 에이스로 너무 잦은 등판, 터프한 상황에 등판하고 있다. 흡사 예전 두산의 임태훈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민호가 앞으로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당장 성적보다 적당한 관리가 필수 조건이다.

 


7. 김대우 DH-OF 84년 7월생 롯데 자이언츠
34G 123타석 .233AVG .350OBP .427SLG .355wOBA 2홈런 2도루 40삼진 18볼넷 0.44WAR

 

‘야구 천재’라고도 불렸던 이 선수는 먼 길을 돌고 돌아 2011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완벽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2012년 나름의 성과가 있었고, 코치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올 시즌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기대치를 고려하면 지금의 성적은 매우 만족스럽다. 수비 포지션이 없음에도 4번 자리에서 홍성흔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웠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활약이 유지될 수 있느냐다. 김대우는 40타석 이상 선수 중 가장 삼진 비율이 높고, 5월 .163의 타율 .347의 장타율로 방망이가 식었다. 김시진 감독이 김대우를 플래툰 기용한다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8. 최금강 RHP 89년 4월생 NC 다이노스
12G 0GS 15.1이닝 3.52ERA 3.41FIP 16삼진 7볼넷 0피홈런 .313피wOBA 0.37WAR

 

NC 1년의 준비기간 동안 또 하나의 귀중한 발견은 우완 최금강이다. 대학 시절에는 준수한 구위에도 제구가 되지 않아 무명에 가까웠다. 그랬던 선수가 NC에 입단 후 공이 존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작년 퓨처스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195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1군과 2군을 막론하고 위협적인 구종이다. 앞으로는 더욱 팀 내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신고 선수로 영입한 선수가 엔간한 1라운드 대졸 선수보다 잘 해주니 NC에는 횡재에 가까운 일이다.

 


9. 권희동 OF 90년 12월생 NC 다이노스
34G 114타석 .242AVG .345OBP .337SLG .318wOBA 1홈런 3도루 16삼진 15볼넷 0.36WAR

 

시즌에 들어가기 전 권희동은 팀을 대표하는 신인으로 미디어 데이에 참석하기도 하는 등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신장이 크지 않지만, 대학 최고의 타자로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를 통해 기량을 인정받은 덕이다. 시즌 초반에는 중견수로도 출장하며 생각보다 운동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보여줬다. 그렇지만 우려대로 곧바로 파워를 보여주진 못했고, 박정준 영입 후 출장 시간 또한 줄어들었다. 권희동이 올해 당장 대단한 활약을 하기는 어렵겠으나 1년 차임을 고려하면 무난한 적응이다. 앞으로도 준주전으로 기용되며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리라 예상한다.

 


10. 임준섭 LHP 89년 7월생 KIA 타이거즈
10G 6GS 33.2이닝 5.88ERA 5.20FIP 18삼진 21볼넷 2피홈런 .360피wOBA 0.27WAR

 

최근 KIA는 얇은 투수층을 보강하기 위해 대졸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2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된 임준섭은 작년 팔꿈치 수술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즉전감으로 뽑은 스카우트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좌완 추격조로 평균 130km 중후반의 구속은 평균보다 아래다. 대신, 커터성 무브먼트가 인상적이고, 각도 큰 커브와 체인지업 활용이 좋다. 아직 공이 높은 편이나 좌우 존을 잘 활용한다는 평을 듣는다. 대졸 2년 차 중에도 완성도가 높은 선수라 1라운더 박지훈보다 안정적으로 활용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