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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태풍전야, 한대화 감독 전격 경질에 대한 소고

한대화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무려 새벽 12시경에 보도된 매우 이례적인 관례다. 도대체 뭐가 바빠서 일을 이렇게 처리한 걸까?


사실 한대화 감독 경질 가능성은 이미 지난 대규모 코치 개편 때 한대화 감독과 함께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한 이종두 수석코치의 2군행, 한용덕 수석 코치로의 승격 때 어렴풋이 예상됐던 일이긴 하다.


그리고 어제 오후쯤 재밌는 기사가 있었다. 한화 프런트가 현장 코칭스탭에게 우승전력 팀을 망가뜨렸다며 세상모르는 소리와 함께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이니셜 놀이도 아니고 실명을 거론하며 현역 감독의 재계약 불가 통보가 기사로 나오는 것 역시 이례적이다. 차라리 깔끔하게 다음 날 경질 소식이 들렸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점은, 김태균과 박찬호, 송신영을 잡아줬다고 우승을 논하는 한화 프런트의 판단이다. 이 블로그에서도 한화가 올해 4강이 가능할 것이라며 장밋빛 예상을 하긴 했다. 그러나 최강 팀 삼성이 건재하는 상황에서 코칭 스탭에게 우승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한대화 감독이 중요한 시기 예상보다 더 성과를 내지 못했기에 재계약이 불가한 것은 납득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한화의 몰락에는 그간 프런트의 불성실한 지원과 관리가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흔한 임대 2군 구장마저 없던 팀이 한화 아닌가?



단지 이번 감독 교체 뿐 아니라 프런트가 팀을 얼마나 오판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에 문제가 심각하다. 한화는 앞으로도 장기적인 시각에서 봐야 할 팀임에도 내년 우승을 노리라고 하면 팀 운영이 어떻게 될까? 올해와 다를 바 없이 조급증에 휘둘리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 오후의 기사가 과장된 것이길 바랄 뿐이다.



한편 한대화 감독의 경질 후 한화는 한용독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꾸려갈 것이라고 한다. 시즌 후 시나리오를 보면 한용덕 감독이 물러나고 한화 그룹 재단인 천안 북일고 이정훈 감독이 부임할 가능성이 적지 않 다. 북일고는 최근 아마 최강 팀으로 군림했고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7명이나 프로팀의 지명 받을 만큼 성과가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북일고의 독주는 감독의 지도력도 있겠지만, 재단의 강력한 지원 속에 전국에서 뛰어난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등 뛰어난 자원이 몰린 덕이 크다. 내년을 더 지켜보고 이정훈 감독을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외부에서 감독을 찾는다면 가장 리빌딩에 성과를 냈던 조범현 감독도 그럴싸한 후보다. 혹은 류현진, 윤석민과 올해 프로야구를 싸잡아 비판한 김성근 감독도 가능한 리스트이긴 할 것이다.(어제 발언은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안타까운 점은 내년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 류현진이 포스팅으로 해외에 나가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매번 빼어난 피칭을 하고도 올해는 별로라는 소리를 듣는 류현진에게 무슨 불똥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