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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5 FA 시장, 주요선수 예상 행선지와 시장 가치는? [下]

신생 구단이 생겨나면서 프로야구에 더 많은 선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2차 드래프트부터 트레이드까지 전력 평준화를 위해 협회와 구단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엿보인다. 특히 FA에서는 신생 구단이 보상 선수에 무관하게 3명 영입이 가능해지면서 작년과 재작년 처음으로 15명 이상이 연속으로 풀렸다. 이에 대해 FA 시장이 과열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선수 숫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FA 인플레를 막을 수 있는 요인도 된다. 게다가 30억 이상의 고액 연봉자보다 저가 FA 선수의 이동은 리그 활성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물론, 아직 FA 보상규정의 불합리함이 있어 여전히 진짜 풀려야 할 선수가 규정에 묶여버리는 등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도 조금씩 발전해 나간다고 믿으며 올해 기대대는 준척급 FA 선수를 소개하려고 한다.

 


최정 재계약에 온 힘을 기울이는 SK 프런트는 나주환에게 오버 페이된 계약을 안겨주기 힘든 입장이다. (사진 출처 - SK 와이번스)

 

나주환 SS 1984 6월생

보상금 : 4 + 보상선수 OR 6

2014 127경기 478타석 .273AVG .332OBP .382SLG 7홈런 10도루 1.0WAR

최근3 242경기 855타석 .265AVG .325OBP .377SLG 14홈런 24도루 2.3WAR

유력 행선지 : SK, KT, 한화

계약 예상 : KT 4, 계약금 10, 연봉 3.5억 옵션 매년 ± 5000만원

※ 나주환의 2010년  실책으로 인한 출루가 잘못 계산되어 수정했습니다.


타고투저 시대에 올해 나주환의 성적은 FA 선수로 썩 만족스럽지 않다. 수비에서도 SK 왕조의 구성원으로 공헌하던 시기와 비교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도 공익근무 요원에서 복귀 후 점차 경기력을 회복하는 추세에 있고, 멀티 내야수로 효용성은 여전하다. 입대 전 나주환은 2년 연속 팀 기여도 수치(WAR) 2~3승가량을 오갔고, 고교 시절에는 박경수, 서동욱, 지석훈 등과 4대 유격수로 불리기도 할 만큼 재능 있는 선수였다.

 

SK로서는 주전 2루수로 뛰었던 나주환을 놓치고 싶지 않겠으나 박진만, 이대수, 김연훈, 박계현 등의 대안이 있기에 강한 오퍼를 하기 어렵다. 그에 비해 KT는 팀 내 마땅한 주전급 유격수 자원이 없고, 20인 외 지명 선수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SK 시절 나주환을 봐왔던 조범현 감독의 존재도 영입에 적극성을 띄게 하는 요소다. (나주환은 김성근 감독 부임 후 트레이드, 댓글로 지적해주셔서 수정합니다.) 대략 20~30억 사이의 금액이라면 나주환을 잡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권혁 재계약 여부는 본인이 올해 맡았던 추격조 역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권혁 LHP 1983 11월생

보상금 : 5 2000만원 + 보상선수 OR 7 8000만원

2014 38출장 34.2이닝 2.86ERA 3.64FIP 38삼진 11볼넷 4피홈런 .216BAA 0.7WAR

최근3 154출장 120.1이닝 3.29ERA 3.71FIP 117삼진 47볼넷 11피홈런 .246BAA 2.6WAR

유력 행선지 : 삼성, 한화, KT

계약 예상 : 삼성 4, 계약금 10, 연봉 3.5억 옵션 ± 5000만원

 

FA 시장에서 좌완 불펜은 대부분 괜찮은 대우를 받곤 했다. 롯데 이승호, 강영식, 한화 박정진, 마일영 등이 그 예다. 삼성 권혁은 이들보다 뛰어난 구위에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 쌓아온 커리어는 화려한 선수다. 당연히 대박 계약을 얻어내야 하겠으나 최근 활약이 그리 좋지 못하다. 부상 전력과 함께 중요한 순간 중용되지 못하면서 2년 연속 4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올시즌은 등판 시 경기 중요도 수치(gmLI) 0.88로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등 추격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현재 리그에서 좌완이 급한 팀은 넥센과 두산 등이 있다. 이중 두산은 보상 선수를 주기 애매하고, FA에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넥센 이장석 대표가 불펜 영입에 많은 돈을 지불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삼성에서 어느 정도 대우해준다면 권혁이 팀에 남을 확률이 매우 높다. , 선수 본인이 지금 기용 상황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투수층이 부족한 한화나 KT 등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있다.


 

조동찬 IF 1983 7월생

보상금 : 4 4000만원 + 보상선수 OR 6 6000만원

2014 31출장 87타석 .270AVG .360OBP .365SLG 1홈런 5도루 0.3WAR

최근3 199출장 661타석 .265AVG .348OBP .407SLG 14홈런 24도루 4.6WAR (수비 제외)

유력 행선지 : 삼성, KT, KIA, LG

계약 예상 : KIA 4, 계약금 10, 연봉 3.5억 옵션 1

 

조동찬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군 선수로 뛰었지만, 풀타임 주전이 된 기간은 짧다. 삼성 내야가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고,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서다. FA를 앞둔 2013년에도 마찬가지. 지난해 시즌 중반 문선재와 충돌하면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고, 올해 7월 전까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 자신을 입증할 기회가 적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FA 시장에서 조동찬에 대한 수요는 있다. 빠른 발과 내야 유틸로서 일발 장타력까지 보유했다는 점에서 유니크한 매력을 가진 선수다. 이번 오프시즌 이적이 점쳐지기도 하는데 삼성이 나바로를 영입하면서 입지가 크게 축소된 탓도 있다. 이적 가능성이 높은 팀은 KT KIA 그리고 LG 3루가 아닌 중견수 외국인 야수를 영입할 경우다. 이 중 앤디 마르테와 신명철 등을 영입한 KT보다는 안치홍이 떠난 KIA가 더 급하다. 이범호가 지명타자로 들어갈 때는 3루수로 뛰면서 팀 수비력을 높일 수도 있다. KIA가 팀 성적이 급하지 않다고 해도, 경기력을 생각하면 내야수 영입이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될 수도 있다. 20인 보호선수 보다 조동찬의 가치가 더 크다.

 

 

박경수 IF 19843월생

보상금 : 1 8000만원 + 보상선수 OR 2 7000만원

201487출장 201타석 .228AVG .344OBP .315SLG 2홈런 7도루 0.5WAR

최근3278출장 873타석 .238AVG .353OBP .335SLG 9홈런 27도루 3.7WAR (수비 제외)

유력 행선지 : LG, KIA, KT

계약 예상 : LG 3, 계약금 6, 연봉 3억 옵션 1

※ 박경수의 2011년  실책으로 인한 출루가 잘못 계산되어 수정했습니다.


박경수는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으로 불린다. 1차 지명으로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고, 커리어 초창기 적지 않은 기회가 주어졌다. 그렇지만 기량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높은 레벨에서 뛰었던 게 선수 성장에 독이 됐다. 커리어 통산 타율이 .241밖에 되지 않을 만큼 컨택 능력이 늘지 않고, 한 번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지 못한 채 FA기간을 채우고 말았다.

 

장점이라면 미들 인필더로 양호한 수비와 주루플레이. 타율 대비 높은 출루율이다. 박경수는 생산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나 하위 타순에 배치된 유격수로는 충분히 통용될 만하다. 적어도 작년 이대형과 비교하면 더 높은 가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반대로 보면 LG 입장에서는 이대형보다 재계약 의사가 큰 선수가 아닐까 싶다. 아직 먼 얘기일 수도 있으나 오지환 입대 시 가장 유력한 유격수 자원이다. 만약 LG가 내부 어린 유격수 자원을 믿고 재계약에 미온적이라면 KT KIA가 영입 후보가 될 수 있다.

 

 

조동화 OF 1981 3월생

보상금 : 2 4000만원 + 보상선수 OR 3 6000만원

2014 125출장 522타석 .262AVG .330OBP .325SLG 2홈런 37도루 0.8WAR

최근3 254출장 1004타석 .258AVG .340OBP .314SLG 2홈런 64도루 2.0WAR (수비 제외)

유력 행선지 : SK, KT, 한화

계약 예상 : 한화 3+1, 계약금 5, 연봉 3억 옵션 1

 

외야수로서 조동화는 장단점이 분명한 선수다. 빠른 발을 활용한 주루 플레이와 외야수로 넓은 수비 범위. 작전 수행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반면 컨택 능력과 장타력, 선구안 등은 리그 평균보다 밑으로 주전으로서는 아쉬운 타력이다. 이런 극단적 성향은 수비와 주루가 수치로 나타나지 않은 국내에서 팬들에게 외면당하기 쉽다. 20인 보호 선수를 생각하면 영입하면 안 되는 선수로 분류되기도 한다.

 

현장의 시각은 팬들과 다르다. 타격이 부족해도 그라운드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이기에 출장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조동화를 가장 잘 활용했던 이는 수비와 주루에서 한 발 더 가는 플레이를 강조하는 김성근 감독이다. 지금 한화에는 조동화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선수가 적어 저렴한 가격에서 영입이 가능하다. 관건은 보호 선수로 한화가 KT에 선수를 지원하고, 투수 FA를 영입한 후에는 큰 방해요소가 되진 않을 수 있다. 또는 보호 선수 걱정이 없는 KT 역시 조동화 영입이 구미가 당길 팀이다. 조동찬과 함께 신생팀에 입단하면 리그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도 있다.

 

 

김사율 RHP 19804월생

보상금 : 3 + 보상선수 OR 45000만원

201433출장 79.1이닝 5.79ERA 5.21FIP 71삼진 30볼넷 13피홈런 .303BAA 1.1WAR

최근3118경기 199.0이닝 4.48ERA 4.85FIP 161삼진 75볼넷 28피홈런 .279BAA 2.9WAR

유력 행선지 : 롯데, KT

계약 예상 : KT 3, 계약금 3, 연봉 25000만 옵션 1

 

아무리 투수가 금값이고 타고투저라고 하지만, 5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30대 중반의 선수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보호선수 규정이 있는 국내 리그에서는 과거 최영필처럼 FA 신청 자체가 큰 모험이 되기도 한다. 운이 좋게도 김사율은 신생팀이 참가함에 따라 쉽게 FA를 선언할 수 있었다. KT 특별지명으로 FA 신청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KT 입장에서 보면 팀의 장기적인 계획에 포함하지 못하는 김사율은 영입이 애매한 선수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내년 1군에서 뛸 투수가 부족한 팀 상황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 가능한 선수이기에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또 한가지 변수는 롯데에서 14년을 뛴 김사율이 의적 의지가 있느냐다. 지난 사찰 스캔들을 고려하면 이적 확률이 조금 더 높지 않을까?

 

 

이성열 DH/OF 1984 7월생

보상금 : 2 2000만원 + 보상선수 OR 3 3000만원

2014 96출장 291타석 .258AVG .341OBP .461SLG 14홈런 2도루 0.8WAR

최근3 292출장 918타석 .237AVG .323OBP .425SLG 39홈런 8도루 2.3WAR (수비 제외)

유력 행선지 : 넥센, KT, 롯데

계약 예상 : 넥센 3+1, 계약금 3, 연봉 3억 옵션 1

 

조동화가 수비와 주루에서 특화된 선수라면 이성열은 장타력이라는 한 가지 툴에 잠점이 특화된 선수다. 운동능력이 나쁘지는 않으나 외야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에 수비력이 부족하고, 타자로는 선구안과 컨택능력이 부족해 기용에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대신 꾸준히 기용했을 때는 잠실에서 20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파워 넘치는 스윙을 한다.

 

현재 FA 시장은 이성열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외국인 타자 규정으로 리그에서 지명타순에 위치된 선수들의 가격은 크게 떨어졌고, 보류 선수 제외로 김동주나 장성호 같은 베테랑이 풀리면서 이성열에 대한 수요가 조금 떨어진다. 일례로 롯데 같은 팀에서 이성열을 영입하면 최준석이나 이성열 중 한 명이 수비에 들어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결국 이적 여부는 KT 20인 보호선수를 본 후 결정된다. 우선 협상 기간 넥센과 재계약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차일목 C 19811월생

보상금 : 16000만원 + 보상선수 OR 2 4000만원

2014 94출장 224타석 .189AVG .286OBP .254SLG 2홈런 0도루 -0.5WAR

최근3 280출장 734타석 .236AVG .334OBP .282SLG 2홈런 2도루 2.1WAR (수비 제외)

유력 행선지 : KIA, KT

계약 예상 : KIA 3, 계약금 3, 연봉 2억 옵션 1

 

2011년까지 차일목은 수비보다는 타격에 매력을 가진 선수로 KIA의 안방마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후 장타력이 하락하면서 주전으로 메리트를 가지지 못했고, 올해는 유망주들과 경쟁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송구 능력이 약한 차일목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해 포수로서 낙제점에 가까운 수비력을 보였다.

 

그런데 막상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니 차일목에 대한 태도가 바뀔 수밖에 없다. KIA의 다른 유망주급 포수가 워낙 경험과 기본적인 캐칭 능력이 부족하니 주전감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그나마 유일한 대안인 이성우는 공수에서 차일목보다 큰 메리트를 가지지 못한다. 차일목 입장에서는 자신의 전성기를 있게 한 조범현 감독 아래 KT 이적을 고려해 볼 법하다. 다만 KT 20인 외 지명 명단에 차일목 이상의 포수가 나온다면 차일목 영입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그 외 한화 김경언, 롯데 박기혁, SK 이재영 등이 FA 신청을 했다. 김경언은 한화에서 나름 꾸준한 타격을 했고 올해 커리어 하이를 보냈으나 일시적인 활약으로 20인외 보상 선수를 주기는 꺼릴 듯하다. 수비력 특화 박기혁도 시장에 더 나아 보이는 대안이 있기에 KT 지명을 노리기 어렵다. SK 이재영은 여전히 구위는 뛰어나나 부족한 제구력으로 김사율보다 활용성이 떨어지고, 나이도 한 살 더 많다. 이런 이유로 소속팀 잔류가 유력하다고 전망된다.